메뉴 건너뛰기

우크라 무기 지원 관련 “레드라인 넘으면 한-러 관계 영구적 손상”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가 지난 2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을 때의 모습.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10일(현지시각) 러시아 언론 알티브이아이(RTVI)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끝난 뒤 얼마나 빠르게 한-러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미국의 신호에 면밀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의 낙관론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 예로 “한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때 (한국은) 국제 사회의 입장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여기서 ‘국제 사회’는 미국과 서방 동맹들로만 구성된다. (이들이) 러시아에 적대적인 노선을 유지한다면 한국은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은 더 큰 독립성을 보여주고, 러시아와의 생산적이고 상호 호혜적이었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한국이) 자제해야 할 사항”이라며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다 해도 전장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란 점알 잘 알고 있다. 오히려 (무기 지원은) 한-러 양자 관계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양국 관계는 심각하고, 영구적으로 손상될 것”이라고 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과 러시아 관계 회복을 위한 직항 노선 복원과 문화 교류, 제재 압력 완화 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여기서) 제재를 더 늘릴 순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서로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멈춰야 한다. 문화와 인도주의, 인적 교류는 여전히 유망한 분야이다. 특히 한국은 러시아 국민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직항 노선 복원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지출에 대해서도 “우리의 무역, 경제, 투자 등 실질적 관계의 인프라가 동결됐지만 파괴되지는 않았다”며 복원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선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강화된 데 따라 “현재 상황은 전보다 더 불안하다. 한반도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봤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남북은 서로 우호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기간이 있었지만, 미국과 일본 등의 강력한 개입으로 “대결과 긴장의 기간으로 대체됐다”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북) 당사자 중 한 쪽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사소한 사건이 가혹한 대응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한미 군사 훈련에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 등이 동원되는 점 등을 우려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핵 능력 개발 등을 두고 “북한의 자기방어 능력 개발은 자신의 영토와 사회 경제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남한을 점령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공고해진 북-러 관계를 두고는 “북한은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인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이후 북한은 우리를 전폭 지지하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우리에게 제재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협력을 발전시키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북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참여한 6자회담에 대해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미국, 한국, 일본은 군사·정치적 동맹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러시아, 북한, 중국은 외부 세력을 겨냥하지 않는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6자회담은 “과거의 일이 됐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446 파리 올림픽 올빼미족 잡아라… 유통업계 본격 마케팅 돌입 랭크뉴스 2024.07.23
20445 라이선스 따긴 싫고 주식은 건드리고 싶고… 네이버 줄타기에 고민 깊어진 금감원 랭크뉴스 2024.07.23
20444 '여자 오바마' 별명 얻은 해리스 말솜씨…문제는 부적절한 웃음 [바이든 사퇴] 랭크뉴스 2024.07.23
20443 ‘SM엔터 주가 조작 혐의’ 카카오 김범수, 구속 랭크뉴스 2024.07.23
20442 사생결단 與 당권 승부 오늘 갈린다... 누가 돼도 폭풍 속으로 랭크뉴스 2024.07.23
20441 "교수님이 날…" 명문대女 '성적 괴롭힘' 폭로 영상에 中 발칵 랭크뉴스 2024.07.23
20440 ‘SM 시세 조종혐의’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구속 랭크뉴스 2024.07.23
20439 [이슈 In] 번번이 무산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번엔 실현되나? 랭크뉴스 2024.07.23
20438 '온난화 페널티'에 가격 치솟는 화석연료... 무탄소 전원은 건설기간이 관건 랭크뉴스 2024.07.23
20437 [단독] 자금난 빠진 위메프, 배달앱 자회사 위메프오 경영권 지분까지 판다 랭크뉴스 2024.07.23
20436 밤사이 중부지방 폭우‥이 시각 기상센터 랭크뉴스 2024.07.23
20435 [단독] 사후 보고 진상조사 방침 반발, ‘명품가방’ 수사팀 검사 사표 랭크뉴스 2024.07.23
20434 [카카오 김범수 구속] 검찰 송치 8개월 만에 구속…카카오 수사 일지 살펴보니 랭크뉴스 2024.07.23
20433 美 쇼핑몰 투자했다 2400억 손실…국민연금 해외부동산 첫 손실 [시그널] 랭크뉴스 2024.07.23
20432 '지금 서울 아파트 안 사면' 불안 자극... 강남 분양 대전 하반기 예고 랭크뉴스 2024.07.23
20431 뇌종양 있는 3살 얼굴 때리고 밀쳐…어린이집 보육교사 송치 랭크뉴스 2024.07.23
20430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 흉상 설치한다는 마포구… "화합 아닌 분란의 거리" 우려도 랭크뉴스 2024.07.23
20429 '동백림 사건' 故윤이상 재심 확정…대법원, 검찰 항고 기각 랭크뉴스 2024.07.23
20428 ‘문제적 인물’ 못 막는 민주당 당직선거…부실한 ‘검증 체계’ 도마에 랭크뉴스 2024.07.23
20427 중부지방 곳곳에 강한 비…남부는 폭염 [출근길 날씨] 랭크뉴스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