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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법인자금 포함)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735조1969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뉴스1.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 28조원이 정기예금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주식과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기대는 한풀 꺾이고, 미국 주식시장으로 향하기엔 과열 우려가 커지자 ’3.5% 이자(금리)‘라도 확보하겠다는 수요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법인자금 포함)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735조1969억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보다 9조1423억원 늘었다. 지난 3월부터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감소하다가 증가세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말(707조446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27조7509억원 불어났다.
정근영 디자이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 일부가 정기예금으로 몰린 영향이다. 지난달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은 531조7118억원으로 한달 사이 6조4480억원 빠져나갔다. 올해 자금이 가장 몰렸던 3월(555조5699억) 대비 23조8581억원 줄어든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낮은 대신, 입ㆍ출금이 자유로워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다.

대기성 자금이 다시 예금 통장으로 발길을 돌린 건 국내 주식과 암호 화폐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식어가면서다. 올해 코스피가 지지부진하자, 국내 증시 자금도 이탈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7일 기준 53조2664억원이다. 월간 기준으로 57조원을 넘어섰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4조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초 2669선에 문을 연 코스피는 여전히 2700대에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어서다.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은 10일 기준 1.2%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열풍에 미국 나스닥 지수(현지시간 7일 기준)가 연초 이후 16% 뛴 것과 비교가 된다.

여기에 1억원을 뚫고 오르던 비트코인 몸값이 4월 이후 한풀 꺾인 점도 요구불예금 잔액이 감소한 원인으로 은행권에선 꼽는다. 글로벌 암호화폐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만9394.57달러(약 955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3월 14일(7만3750달러) 대비 6% 하락했다.

최근 여전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투자자가 정기예금의 ‘3.5% 금리’에 만족하는 이유다. 주요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45~3.55%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의 ‘원플러스예금(연 3.55%)’과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연 3.5%), 신한은행의 ‘쏠편한정기예금(연 3.5%)’ 등의 1년 만기 금리가 3.5% 이상이다.

예금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 3.5% 금리라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막차 수요’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53%로 한 달 전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달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엔 기준금리가 적어도 한차례 이상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 전에 연 3.5% 이자라도 확보하려는 수요가 정기예금으로 쏠렸다”고 말했다.

이희수 신한PWM 일산센터 부지점장(PB)도 “최근 코스피와 비트코인 투자 기대가 꺾이고, 미국 증시는 과열 우려가 커졌다”며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날 때까진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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