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각국 출구조사 및 선거 전 여론조사로 본 예측 결과
9일(현지시간)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한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날 밤 로마에 있는 소속당 이탈리아형제들(Fdl)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고물가 등에 극우 약진…중도우파 EPP, 1당 유지할 듯

이민 규제 압력 강화와 우크라 지원 공조 약화 가능성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 정치 지형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게 됐다. 이민·전쟁 등의 영향으로 민족주의가 고조된 데다 고물가로 유권자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극우 세력이 더욱 힘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회가 9일 각국 출구조사 및 선거 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집계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85석(25.69%)을 얻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7석(19.03%)을 차지해 의석 비중이 현 의회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은 102석(14.5%)에서 23석 감소한 79석(10.9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사회민주당을 제3당으로 밀어내고 제2당이 된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오른쪽)와 앨리스 바이델 부대표가 같은 날 베를린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강경우파와 극우 정당은 예상대로 뚜렷한 약진세를 나타냈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은 현재 69석에서 73석으로 4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에서 58석으로 9석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ECR과 ID 의석 총합은 131석으로 현 의회보다 13석 늘어난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집권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1당 자리를 빼앗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독일에선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이 집권 사회민주당을 3당으로 밀어내고 2당이 됐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도 극우 정당이 선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민, 전쟁, 성소수자 문제 등 민족주의와 정체성에 관한 의제가 유권자들의 관심사로 부상하면서 우익 정당이 지지 기반을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아 먹고살기 팍팍해진 것도 ‘유럽통합’이라는 대의보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극우가 성장하는 토양이 됐다.

프랑스에서 1당 자리를 차지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파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의회의 ‘우향우’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민 규제 강화 압력이 가중되고,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분석했다. 친러시아·친중 성향인 극우·포퓰리즘 정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차원의 공동 지원 기조가 흐릿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NBC는 국경 통제 강화, 역외 이민자 강경 단속 등을 추구하는 우파가 득세하면서 차기 유럽의회가 활동하는 5년간 이 문제가 EU 의제의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의회 선거 종료로 향후 5년간 EU를 이끌 새 지도부 구성 작업도 본격화된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오는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지도부 구성 논의에 착수한다. 이후 27~28일 정례 정상회의에서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EPP가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이 후보로 재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이날 “강한 유럽을 위해 중도층에는 여전히 다수가 버티고 있다”면서 연임 의지를 밝혔다. 그는 극우 정당의 득세를 겨냥해 “우리는 모두 안정에 관심이 있고 강력하고 효과적인 유럽을 원한다”며 다른 중도 정당들에 자신의 위원장 연임 지지를 촉구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0799 "미국, 이스라엘 빼고 하마스와 직접 자국민 인질 석방 협상 검토" 랭크뉴스 2024.06.11
10798 엔비디아 ‘액면 분할’ 첫날 주가 하락세로 시작 랭크뉴스 2024.06.11
10797 빈대가 마크롱을 흔들었다?…"러 가짜뉴스, 反이민정서 자극" 랭크뉴스 2024.06.11
10796 "너무 예쁜데 너무 싸" 전세계 20대女 다 여기서 옷 사는데…이게 무슨 일이야? 랭크뉴스 2024.06.11
» »»»»» 유럽의회 선거…‘자국 우선주의’ 극우 정당 13석 증가 예상 랭크뉴스 2024.06.11
10794 한은 “AI 발전 노동시장서 ‘사회적 능력’ 뛰어날수록 월급 더 번다” 랭크뉴스 2024.06.11
10793 "美, 이스라엘 빼고 하마스와 직접 자국민 인질석방 협상 검토"(종합) 랭크뉴스 2024.06.11
10792 '야인시대' 정일모 "실제 주먹세계 조직 보스였다" 충격 고백 랭크뉴스 2024.06.11
10791 '세월호 참사' 구조 후 이송 지연돼 사망…法 "국가 배상책임 인정" 랭크뉴스 2024.06.11
10790 "지숙아 고생 많았어" 천재 해커 2년 만에 무혐의, 심경 고백 랭크뉴스 2024.06.11
10789 메타 "'애널리티카 스캔들' 주주 집단소송 부당"…美대법원 심리 랭크뉴스 2024.06.11
10788 "전기차 살 바에는"…미국인들에게 외면받는 '전기차' 왜? 랭크뉴스 2024.06.11
10787 尹국빈방문 계기 투르크 가스전 등 60억 달러 수주 '청신호'(종합) 랭크뉴스 2024.06.11
10786 "충성 고객도 등 돌렸다"…스타벅스 매출 '뚝', 고전하는 까닭 랭크뉴스 2024.06.11
10785 "물 속에 저게 다 뭐야"…대광어 10만 마리 키우는 '제주 바다목장' 가보니[르포] 랭크뉴스 2024.06.11
10784 내리막서 '위기일발'…제동장치 풀린 트럭 올라타 사고막은 30대(종합) 랭크뉴스 2024.06.11
10783 브릭스 외무장관들 "우크라 위기 해결 중재 제안 환영" 랭크뉴스 2024.06.11
10782 빵 123만 원어치 주문 후 '노쇼'…신고당한 손님 반응은 랭크뉴스 2024.06.11
10781 힘 붙은 멕시코 '슈퍼 집권당'…힘 빠진 '슈퍼 페소' 랭크뉴스 2024.06.11
10780 [단독] '북∙중 밀월 징표' 김정은 발자국 동판, 중국서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