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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매체 "빈대 출몰 과장·이주민 연계, 러 개입 의혹"


프랑스 빈대 출몰 비상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지난해 프랑스를 뒤흔든 빈대 공포가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했으며 그 배후로 러시아발 가짜뉴스가 지목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가을 프랑스에서는 지하철, 학교,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빈대가 출몰한다는 언론 보도와 빈대에게 물렸다거나 빈대를 봤다는 소셜미디어(SNS) 글이 급증했다.

빈대가 출몰했다는 학교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고 기차를 소독하는 등 비상이 걸렸고 많은 사람이 때아닌 빈대 공포에 떨었다.

빈대를 퍼뜨린 것이 이주민들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프랑스 보수 방송사 쎄뉴스는 이주민들이 빈대를 옮겨왔을 수 있다는 해충 퇴치업체 대표의 발언을 송출했다가 미디어 규제 당국으로부터 경고받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빈대가 어떻게 마크롱을 무너뜨렸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빈대 출몰과 이주민간의 연관 가능성을 과장하고 확산시킨 것이 러시아 연계 온라인 계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도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 소속 발레리 에예 프랑스 유럽의회 의원은 당시 빈대 소동이 "러시아 개입"의 결과라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외무부 유럽 담당 부장관은 지난 3월 기자들에게 "주로 크렘린궁과 연계된 계정에 의해 크게 증폭된"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러시아가 9일까지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세력의 대약진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완패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 총선이라는 도박에 나섰다.

스티븐 허칭스 맨체스터대 러시아학 교수는 "유럽의회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지만 깊은 관련이 있다"며 "특히 SNS에서는 빈대가 유럽에 쏟아져 들어온 이민자들에 의해 퍼진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했다.

허칭스 교수는 "러시아 SNS 세력은 이를 우크라이나와 연관 짓는다"며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병이나 세균을 들여온다는 생각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전쟁과 마크롱 정부에 대한 저항을 서서히 키우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 디지털 감시 기구인 비지눔(Viginum)은 지난 4월 러시아 연계 계정들에 의한 빈대 관련 선동 증거를 찾아냈다.

로리 코맥 노팅엄대 교수도 "그게 바로 러시아가 하는 일"이라며 "그들은 말을 꾸며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지하철에 빈대처럼 보이는 걸 찍은 영상을 가짜 네트워크를 통해 퍼뜨리면서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는 서방 사회가 빈대 문제까지 러시아 탓을 하는 집착을 보인다고 반박했다.

허칭스 교수는 "어떻게 해도 이기는 건 러시아"라며 "(빈대 같은) 사소한 일에 난리를 피우는 것도 우스워 보이고, 서방이 러시아 공포증에 빠져 있다는 서사를 확인시켜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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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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