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12월 신고 접수 후 반 년 만에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제재 규정 없어”
윤 대통령·최 목사 신고도 “종결 결정”
참여연대 “부패 방지 기관 자격 잃어”
투르크메니스탄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이번 순방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약 6개월 만으로 올해 첫 순방이다. 대통령실제공 2024.06.10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를 제재할 규정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권익위에 사건 신고가 접수된 지 약 반 년 만이다. 권익위가 무리하게 시간을 끈 뒤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10일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종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련 규정이 없어 위반 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권익위는 윤석열 대통령,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모 목사 관련 신고도 종결 처리했다. 정 부위원장은 “대통령과 이 사건 제공자(최 목사)에 대하여는 직무 관련성 여부, 대통령기록물인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종결을 결정했다”며 “이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14조에 따른 종결 사유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이 법 시행령 14조 중 ‘신고 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조사등 중에 있거나 이미 끝난 경우로서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법 위반 행위를 확인할 수 없는 등 조사 등이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돼 종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신고를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한 규정을 적용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1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재미교포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지난해 11월27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는 모습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수사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기 때문에 권익위 조사도 이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의 핵심인 윤 대통령의 신고 의무에 대해서는 권익위가 어떻게 판단했는지 알 수 없다”며 “부패방지 주무기관으로서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준 권익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공직자인 윤 대통령이 배우자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서면으로 신고했는지 여부, 해당 금품을 반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법하게 처리했는지 여부”라며 “배우자의 제재 조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윤 대통령의 법 위반 여부는 덮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익위가 과도하게 시간을 끌었다는 지적도 불가피해 보인다. 권익위는 지난 1월 사건 접수 한 달이 다 되도록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그제서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사건 처리 기간을 연장하면서 권익위가 4·15 총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날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나란히 순방길에 올랐다. 총선 후 활동 폭을 늘리고 있는 김 여사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발표 시기를 조율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다.

참여연대는 “신고사건 접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처리 기간을 연장하고 6개월 가량 시간을 끌더니 ‘제재 규정이 없어 종결’했다”며 조사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권익위는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된 후 응급헬기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건 발생 2주 만에 부정청탁·특혜 제공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개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는 권익위 ‘김건희 명품백 입장문’국민권익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사건이 접수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조사가 이뤄지지...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0118174001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427 "보신탕 해 먹으려고…" 키우던 개 도축한 60대 입건 랭크뉴스 2024.06.14
33426 "오픈런해서 380만 원 주고 샀는데"…디올 핸드백 원가 알고 보니 "허무해" 랭크뉴스 2024.06.14
33425 [삶] "생활비 모자라 강남 집 팔자 했더니 아내가 결사반대한다네요" 랭크뉴스 2024.06.14
33424 “부 대물림 않겠다”…515억 기부한 정문술 별세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6.14
33423 현주엽 "겸직·근무태만 의혹 정정보도…실추된 명예 회복할 것" 랭크뉴스 2024.06.14
33422 삼성전자의 시간 돌아왔나…한 달 만에 ‘8만전자’ 복귀 [특징주] 랭크뉴스 2024.06.14
33421 일본 목욕탕서 미성년자 불법촬영한 싱가포르 외교관 벌금형 랭크뉴스 2024.06.14
33420 ‘한동훈 재등판’,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 [6월14일 뉴스뷰리핑] 랭크뉴스 2024.06.14
33419 '교제 폭력' 피해자, 성폭행 영상도 제출했는데… 검찰, 영장 반려 랭크뉴스 2024.06.14
33418 배 아파 응급실 갔더니 "변비네요"…몇시간 뒤 숨진 소녀,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6.14
33417 거절도, 지시도 너무 어려운 저는 ‘호구’일까요? 랭크뉴스 2024.06.14
33416 [단독] 서울외국환중개, 런던사무소 연다… “외환시장 개방 대비” 랭크뉴스 2024.06.14
33415 정부, 두달째 '내수 회복조짐' 진단…"물가상승세는 둔화" 랭크뉴스 2024.06.14
33414 북, 푸틴 방북 앞두고 백화원 영빈관 단장했나…VOA “입구에 붉은 물체” 랭크뉴스 2024.06.14
33413 "모두 멈춰야 했던 아픈 시간" 피프티, 5인조로 '이렇게' 돌아온다 랭크뉴스 2024.06.14
33412 국민의힘, 채상병 사건 수사 촉구 위해 윤희근 경찰청장 면담 랭크뉴스 2024.06.14
33411 “암 걸리면 보험료 0원, 환급금 7000만원”… KDB생명의 종신보험 승부수 랭크뉴스 2024.06.14
33410 뇌전증 전문 교수진 “집단휴진 안해…환자 고통 그만” 랭크뉴스 2024.06.14
33409 “하루 더 살면 치료비도 눈덩이…얼마나 버틸런지” 말기암 환자의 한숨 랭크뉴스 2024.06.14
33408 미래에셋證 PE 정리 수순 들어가나… 공석인 이사급 팀장 자리에 과·차장 앉혀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