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여정, 확성기 재개에 “매우 위험한 상황의 전주곡”
군 “북 비열한 행위시 즉시 확성기 방송할 준비”
북, 대외 위기로 내부 결속 노리나…‘확전 기피’ 분석도
경기 파주시 등 수도권 곳곳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 연합뉴스


북한이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 설치에 나선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민간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대남풍선을 살포한 한 데 이어 대북 확성기 재개에 대남 확성기로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남북 강 대 강 대결의 악순환 속에 북한이 “새로운 대응”을 공언하면서 우발적 군사 충돌의 우려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입장문에서 “북한이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이 식별됐다”며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었다.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전날 오후 9시40분부터 이날 오전 8시30분까지 북한이 4차 살포한 대남 풍선 310여 개를 식별했다. 다만 북풍이 아닌 서풍이 불던 시간에 살포돼 한국 영토에 낙하한 것은 50여 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오물 풍선 4차 살포는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정당하고도 매우 낮은 단계의 반사적인 반응”이라며 대북 방송 재개를 “매우 위험한 상황의 전주곡”이라고 표현했다.

김 부부장은 “새로운 대응”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선 ‘맞불’ 성격으로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확성기는 성능이 충분하지 않아 대남용보다는 북한군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못 듣도록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다만 북한이 어떤 의도에서든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맞대응하며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전날 6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군은 아직 대남풍선 4차 살포에 대응하는 대북 방송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합참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고 오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라도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새로운 대응”의 일환으로 군사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포격 도발이나 드론을 활용한 도발 등에 나서면 국지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이 전면 정지되고 남북 간 연락 채널도 지난해 4월부터 끊긴 상황이다. 충돌이 발생하면 사태가 방지턱 없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 북한 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외부 위협을 높여 내부 결속을 도모할 유인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은 우리의 정당한 대응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는 오판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관련 사항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꺼리는 만큼 확전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 대신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다.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이라는 전제를 단 데다 앞선 담화들보다 원색적 비난이 담긴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822 교통사고로 ‘뒤집힌 차량’…시민들 우르르 달려가더니 랭크뉴스 2024.06.14
32821 “대북 확성기에 DMZ 고라니들만 감동”…소음 지옥 다시 열리나 랭크뉴스 2024.06.14
32820 김재섭 “당 망친 친윤 개혁이 내 소임···친윤 지원 받을 생각 없다” 랭크뉴스 2024.06.14
32819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뇌전증 전문 교수들 집단휴진 불참 랭크뉴스 2024.06.14
32818 '김여사 명품백' 구입한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출석 랭크뉴스 2024.06.14
32817 정부, 두달째 '내수 회복조짐' 진단…"물가상승세는 둔화"(종합) 랭크뉴스 2024.06.14
32816 창문 틈 사이로 여성 알몸 불법 촬영…공무원직 잃게 생긴 30대 랭크뉴스 2024.06.14
32815 “처음 뵙겠습니다” 첫 선 보이는 개인투자용 국채…누가 사야 좋을까? 랭크뉴스 2024.06.14
32814 보건의료노조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변경 업무 거부” 랭크뉴스 2024.06.14
32813 이차전지주 천보 주가 70% 추락해도… 3000억 ‘돌려막기’ 전환사채에 줄 섰다, 왜? 랭크뉴스 2024.06.14
32812 젠슨 황은 어디에…이재용, 美 출장서 저커버그 등 연쇄 회동 랭크뉴스 2024.06.14
32811 뇌전증 전문 교수들 휴진 불참…"환자 겁주지 마라" 의협 때렸다 랭크뉴스 2024.06.14
32810 머스크, 보상안 가결한 테슬라 개미들에 “사랑합니다” 랭크뉴스 2024.06.14
32809 펄펄 달궈지는 중국···일부 지역선 70도까지 올랐다 랭크뉴스 2024.06.14
32808 [여의춘추] 중국 ‘입틀막’ 시킨 대만계 젠슨 황 랭크뉴스 2024.06.14
32807 “몸 안좋아 보신탕 해먹으려”…키우던 개 도살한 60대 랭크뉴스 2024.06.14
32806 부안 지진 피해 400건 복구는 언제 시작?…"피해액 산정부터" 랭크뉴스 2024.06.14
32805 385만원에 팔리는 디올 가방, 원가 ‘8만원’ 이었다 랭크뉴스 2024.06.14
32804 한덕수 “17·18일 의사 집단 휴진, 안타깝다… 결정 거둬 달라” 랭크뉴스 2024.06.14
32803 男보호사가 50대女 몸 올라타 폭행…정신병원 CCTV 충격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