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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키워 팔아도 평균 142만 원 손실
3분기 한우 가격 10% 이상 하락 전망
한우농가, 12년 만에 대규모 집회 예고
6일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시민이 소고기·돼지고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 한 마리 팔면 200만~300만 원 손해가 납니다. 정말 벼랑 끝에 서있어요.”

경남 진주에서 소 600여 마리를 키우는 한기웅(58)씨는 “대다수 한우 농가의 상황이 한계점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년 전 마리당 450만~500만 원을 주고 송아지를 샀다. 출하를 앞둔 지금까지 들어간 사료비용은 마리당 450만 원 안팎이다. 국제곡물가격이 뛰면서 360만~380만 원 정도였던 사료비용이 크게 올랐다.

한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소를 2년간 키운 원가만 950만 원 정도예요. 인건비는 1원도 포함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해 기르는 소) 평균 판매금액이 790만 원 정도였습니다. 소를 팔수록 적자가 나는데 해결할 방도가 없으니 답답하죠.”

한우농가의 경영난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우 가격은 떨어지는데 생산비는 오르고 있어서다. 한우 농가 지원 방안을 담은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한우법) 제정안에 대해 정부가 형평성을 문제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한우농가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10일 전국한우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비육우의 마리당 순손실은 평균 142만6,000원으로 1년 전(73만6,000원)보다 약 107% 급증했다. 한우 수급 단계가 올해도 ‘심각’ 수준을 유지하면서 농가의 경영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수급 전망(안정·주의·경계·심각) 중 '심각'은 도매가격의 지속적 하락으로 농가의 소득 손실이 발생하는 단계다. 해당 전망은 2021년 '주의'에서 이듬해 '경계' 단계로 올라선 뒤 줄곧 '심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상황도 밝지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추산한 3분기 한우 ㎏당 도매가격(거세우)은 1만7,000~1만8,000원이다. 지난해 평균 가격(㎏당 1만9,628원)보다 10% 이상 낮다.

다만 한우 가격 하락은 코로나19 당시 늘어난 한우 소비에 수익을 본 농가가 사육 규모를 늘린 영향도 있다. 당장 올해 도축 마릿수(약 97만3,000마리)만 해도 전년보다 4.7% 증가할 전망이다. 복잡한 유통 구조 탓에 소비자가 소값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점도 한우농가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방해하는 부분이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다음 달 2~4일 중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만 쌓이니 정부가 알아서 키우라’라는 의미를 담은 한우 반납 퍼포먼스 등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우협회가 집회에 나선 건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발하며 벌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우법 취지를 기존 축산법에 담는 방안을 농가와 협의 중에 있다”며 “축산법의 신속한 개정과 한우산업 발전대책 마련 등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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