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2013∼2019 연락·회합한 혐의
檢 "첩보영화 방불케 해" vs 변호인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


전주지방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검찰이 북한 공작원과 회합하고 수년간 연락을 주고받은 혐의로 법정에 선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공동 상임대표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하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하고 자격정지 8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북한 공작원과 회합한 과정을 보면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면서 "관광이 목적이었다는 피고인은 공항에서 공작원과 눈으로만 인사하고 다른 누구와도 만나지 않은 채 멀리 떨어진 호텔에서 접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천만원 상당의 공작금을 받은 정황이 있고 10년 이상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국내 정보를 전달했다"며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했음에도 '공안몰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하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이 일방적인 추정에 기반해 공소를 제기했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검찰이 북한 공작원이라고 지칭한 인물을 2007년 정부가 공인한 남북 농민대회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 신분을 알지 못했다"며 "검찰이 공작 활동의 증거로 제출한 이메일 내용 또한 누구나 알 수 있는 집회·시위 등의 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고인이 2013년부터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이전에 인지했다면서 2022년에야 수사를 진행했다"며 "현 정부의 지지율 하락과 '이태원 참사'로 혼란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이 사건에 대한 기획 수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착잡한 심경"이라면서 "저는 1976년 야학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려고 평생을 노력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 서서 '제가 여태까지 해온 활동이 문제가 있었나' 되돌아 보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노동자, 농민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2013∼2019년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 A씨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장사·장자제(張家界)에서 회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하 대표가 회합 일정 조율, 국내 주요 정세 등 보고를 위해 A씨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는 이메일에서 '음어'(陰語)를 사용하고 A씨에게 '강성대군'이라는 문구가 쓰인 김정은 집권 1주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하 대표는 "명백한 공안 탄압"이라며 "A씨를 북한 공작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재판 내내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선고 공판은 8월 14일 열린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480 김건희 여사 조사 속도내는 검찰…대통령실 ‘여사팀’ 부른다 랭크뉴스 2024.06.14
33479 "이게 17억?" 신축 아파트 발칵…각집마다 하자 150건 쏟아졌다 랭크뉴스 2024.06.14
33478 대북송금 의혹 정면돌파 나선 이재명 "희대의 조작사건" 랭크뉴스 2024.06.14
33477 [속보]尹 “우즈벡과 고속철 수출 계약”…KTX 도입 20년 만 첫 수출 랭크뉴스 2024.06.14
33476 이재명, 기자들 향해 “검찰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조작” 랭크뉴스 2024.06.14
33475 아내에 성인방송 출연 ‘협박·감금’ 전직 군인 징역 7년 구형 랭크뉴스 2024.06.14
33474 노동 착취 산물 ‘디올백’…원가 8만원을 300만원에 팔아 랭크뉴스 2024.06.14
33473 집단휴진 불참 선언 의사단체 속출…서울의대 교수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14
33472 채 상병 특검·국조 쌍끌이로 띄운다... 민주당, '2특검+4국조'로 대여공세 정비 랭크뉴스 2024.06.14
33471 조국 "이화영 유죄라 이재명 기소? 공범들 유죄인데 김여사는‥" 랭크뉴스 2024.06.14
33470 [일문일답] 과기정통부 “제4 이통 경매부터 재시작… 제도 보완 위해 연구반 가동” 랭크뉴스 2024.06.14
33469 반발에 놀랐나… 서울의대 교수들 “중증·희귀질환 환자께 죄송” 랭크뉴스 2024.06.14
33468 에어인천, 국내 2위 화물운송 항공사로…대한항공 '메가캐리어' 10월 출범 랭크뉴스 2024.06.14
33467 “리뷰 조작 없다” 쿠팡, 이번엔 ‘5대핵심증거’로 반박 랭크뉴스 2024.06.14
33466 [단독] 강한승 쿠팡 대표, 공정위 제재 발표 전 쿠팡 주식 4만주 매각 랭크뉴스 2024.06.14
33465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27억 원 과징금 취소 소송' 2심도 패소 랭크뉴스 2024.06.14
33464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두고 맞붙은 LS전선 vs 대한전선 랭크뉴스 2024.06.14
33463 토요일 전국 비나 소나기…일주일간 기온 상승세 꺾여 랭크뉴스 2024.06.14
33462 [속보]KTX, 실크로드 달린다…우즈베크에 '2700억 규모' 첫 수출 랭크뉴스 2024.06.14
33461 "환자 살리는 게 우선. 환자 곁 지키겠다"···의협 집단휴진, 불참 선언하는 의사들 랭크뉴스 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