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주현 민정수석 딸 ‘김앤장 인턴’ 의혹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 아들과 동일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정수석비서관 및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주현 민정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 김주현 민정수석의 딸(32)이 학부생 시절 김앤장 법률사무소 인턴으로 일한 것이 특혜로 비치는 것은 일반 대학생으로선 대한민국 최고 법률사무소에서 일해볼 기회를 가진다는 것 자체를 생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된 또 다른 법조계 고위직의 아들 또한 똑같은 지적을 받았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

김앤장의 고위직 자녀 특혜성 인턴 제공 의혹은 2023년 8월 처음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17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아들이 2009년 7월 김앤장에서 인턴으로 일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당시 광주고법 부장판사(차관급)였던 이 전 후보자 아들도 김 수석 딸처럼 스무살의 대학 학부생(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이었다. 이 전 후보자는 자녀 인턴 채용 과정에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아빠 찬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재산신고 누락, 자녀의 재산 형성 과정 의혹 등이 겹쳐져 결국 낙마했다.

김 수석의 딸 또한 이 부장판사 아들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김씨 역시 김앤장 인턴 당시 스무살로 고려대 미디어학과 3학년생이었고, 김 수석 또한 이 후보자처럼 ‘인턴 생활은 나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씨의 학창 시절 한 지인은 한겨레에 “김씨가 아빠 소개로 방학 기간 자기소개서 제출 등 별도 전형 절차 없이 김앤장에서 인턴을 한다고 이야기해 주변 친구들이 놀랐다”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뒤 대학생들의 취업 문이 좁았던 때라 주변에서 김씨의 ‘아빠 찬스’를 보며 박탈감을 느꼈지만 달리 문제를 제기할 방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학생들에겐 작은 경력도 소중한 기회인데, 대형 로펌 인턴 자리는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김앤장이 법조계 고위직 자녀에게 ‘기회’를 준 배경도 관심을 모은다. 김 수석은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 검사’로, 법무부(검찰국)에서 검찰 일선의 보고를 받아 수사 진행을 조율하거나 검찰 인사를 관장하는 등 검찰인사행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2011년 검사장 승진에 성공했고, 딸이 김앤장에 인턴으로 일할 무렵인 2012년 7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발탁됐다. 이후 검찰국장을 거쳐 차관까지 직행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검찰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사퇴해 변호사 개업을 했다.

장동엽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고위 공직자이자 법조인인 아빠가 없었다면 자녀가 김앤장의 비공개 인턴 존재를 알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 전 후보자 자녀와 마찬가지로, 김 수석의 자녀도 흔히 말하는 ‘아빠 찬스’라는 특혜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조아무개 변호사는 “학부생 인턴십은 공고도 제대로 올라오는 게 아니어서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가는 구조”라며 “이런 식으로 법조계 고위직 자녀들을 미리 포섭할 수 있으니 로펌에서도 나쁘지 않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638 [금융뒷담] 한투證, 이노그리드 상장 무리하게 추진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20
32637 12세 유대인 소녀 집단 성폭행 사건에…갈등 커진 프랑스, 궁지 몰린 마크롱 랭크뉴스 2024.06.20
32636 “이슈 돼서 힘들다” 설명이 전부…중국 공연 취소당한 한국 록밴드 랭크뉴스 2024.06.20
32635 한동훈, 오는 일요일 출사표‥반한 구심점은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랭크뉴스 2024.06.20
32634 대낮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 또 '불'‥"에어컨 수리 위해 용접하다 불붙었다" 랭크뉴스 2024.06.20
32633 '출마할 결심' 나경원, 내일 홍준표·이철우와 '긴급회동' 왜? 랭크뉴스 2024.06.20
32632 기안84 "내 삶의 은인"…416억 보너스 받는 '만화광' 누구 랭크뉴스 2024.06.20
32631 26학년도 의대 증원은 재논의?‥미묘하게 '여지' 남긴 정부 랭크뉴스 2024.06.20
32630 "자동 군사개입 포함"‥북러 동맹 부활? 랭크뉴스 2024.06.20
32629 미국, '하마스 억류 인질' 50명 생존 추정… 66명 사망했나 랭크뉴스 2024.06.20
32628 대통령실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북·러 조약에 '초강수' 랭크뉴스 2024.06.20
32627 "이화영 회유하거나 진실 조작 안했다"…술자리 회유 검사 반박글 랭크뉴스 2024.06.20
32626 성균관대 수석 졸업하더니…구혜선, 카이스트 대학원생 됐다 랭크뉴스 2024.06.20
32625 돌봄 외국인 늘리자며…다시 ‘법 밖’으로 밀어내는 정부 랭크뉴스 2024.06.20
32624 "백 점 맞아 받은 용돈"…소방관 더위 싹 날려준 '기특한 남매' 랭크뉴스 2024.06.20
32623 검찰 “최은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대상” 랭크뉴스 2024.06.20
32622 정부,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 언급하며 러시아 압박 랭크뉴스 2024.06.20
32621 한반도 진영대립 고조…한러관계 경색 속 소통은 유지 랭크뉴스 2024.06.20
32620 카드론 잔액 40조 돌파… 대출 돌려막기도 증가 랭크뉴스 2024.06.20
32619 제주 서귀포 220㎜ 물폭탄…"80년만에 한번 발생할 강우량"(종합) 랭크뉴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