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년간 세금미납 자격논란 불붙여
'18억원 자문료' 적정여부 도마에

[서울경제]

동해 심해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90분간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정면돌파에 나섰지만 ‘신뢰성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액트지오가 4년간 주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아 재판권과 같은 일부 행위 능력이 제한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야당의 중요 자료제출 요구를 일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8일 오후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영업세 체납으로 법인의 행위 능력이 일부 제한된 바 있으나 텍사스 주법에 따라 법인격은 유지되고 있었고 계약체결 또한 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세금 미납으로 인해 재판권이 제약을 받고 법인 채무가 주주에게 이전되는 것과 같은 영향은 있지만 법인격 유지에는 문제가 없던 상태였다”며 “텍사스주 판례에 따르면 세금 미납으로 인한 법인 능력 제한은 법인의 계약 능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사인이 7일 밤 “액트지오가 해당 기간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 액트지오는 법인 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다는 의미”라고 보도하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었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의 미납세액이 소액인 1650달러(200만 원)이며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공사의 말마따나 고의적인 탈루가 아닌 일종의 해프닝에 가까웠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한 음모론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법인 자격도 없는 개인 주택에 본사를 둔 기업에 (분석을) 맡기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국정운영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아브레우 고문의 기자회견에서도 최대 140억 배럴이나 된다는 매장량을 산출해 낸 근거 데이터, 분석 방식 그 무엇 하나 공개되지 않았다”며 “마치 가짜약을 파는 약장수 같다는 의구심만 더 강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4년간 세금도 못 낸 회사를 뭘 믿고 국민 혈세 수천억 원, 수조를 투입하려 하냐”며 “국정조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석유공사가 준 돈으로 체납을 해결하고 자격이 살아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석유공사의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평가 수행 계획안’을 보면 심해 전문기관 평가 및 전문가 자문단에 책정된 예산은 160만 달러(22억 원)였다. 실제 집행액은 129만 달러(18억 원)였다. 이는 ‘액트지오의 유망성 평가, 국내외 전문가 검증에 소요된 전체 금액을 합산한 액수’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세부 계약 조건을 더 따져봐야겠지만 12테라바이트(TB)의 자료양과 10개월간 분석 기간, 최소 두 차례의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수행했음을 감안할 때 말이 안 되는 규모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액트지오 선정과정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석유공사가 입맛에 맞는 영세업체를 사전 낙점한 게 아니겠느냐고 일부 네티즌은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전문위원은 “(액트지오를 포함한) 4개의 기관에 대한 지명경쟁입찰을 시행, 기술과 가격평가 결과에 따라 액트지오사를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소명했었다. 국가계약법상 특수한 설비·기술·자재·물품 또는 실적이 있는 자가 아니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한 경우 참가자를 지명(指名)해 경쟁에 부칠 수 있다. 가이아나 유전 발굴과 같은 뛰어난 트렉레코드가 있는 업체를 선별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는 얘기다.

한편 아브레우 고문은 8일 공개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저류암, 근원암, 덮개암, 트랩 등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네 가지 조건의 확률을 모두 곱했을 때 나오는 게 시추 성공률”이라며 “영일만의 20% 확률이 나오기 위해선 네 가지 조건이 있을 확률이 모두 70% 수준이란 뜻”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못다한 설명을 이어갔다. 매장량 추정치에 대해선 “140억 배럴은 암석 내 자원이 가득 찼을 때를, 35억 배럴은 석유가 제대로 가둬지지 않았을 때를 추정한 수치”라며 “‘가이아나 프로젝트’ 때도 매장량을 평가할 때 90% 확률로 분석 시 10억 배럴, 10% 확률로 계산하면 40억~50억 배럴로 추산했다”고 부연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33 20개 의대 교수 단체도 “18일 휴진 동참”···응급실·중환자실은 운영 랭크뉴스 2024.06.14
33232 연 120% ‘살인 이자’ 돈 갚으라 협박 일삼은 40대 구속…채무자 1명 사망 랭크뉴스 2024.06.14
33231 변협, '변호사 이재명' 징계 신청 각하…"3년 시효 지나" 랭크뉴스 2024.06.14
33230 '역대급'이라더니 벌써 내분?‥개원의 '휴진 신고'도 4% 그쳐 랭크뉴스 2024.06.14
33229 야, ‘특검·국정조사’ 속도전…여 “수사 개입 의도” 랭크뉴스 2024.06.14
33228 "성인방송 강요받다 숨진 내 딸…" 법정서 아버지 절규 랭크뉴스 2024.06.14
33227 성교 통증 부르는 병…골반이 원인, 나이들수록 이 운동 [건강한 가족] 랭크뉴스 2024.06.14
33226 법정 나온 이재명 "대북송금 기소, 희대의 조작 사건 될 것" 랭크뉴스 2024.06.14
33225 이복현 금감원장 “고소고발 남발 ‘배임죄’ 차라리 폐지해야…기소 많이 해본만큼 내가 말하는 게 설득력” 랭크뉴스 2024.06.14
33224 “우크라와 끝까지 함께할 것”…G7, 500억 달러 지원 합의 랭크뉴스 2024.06.14
33223 교육부, 추가 학기 개설하겠다지만···의대생 수업 복귀할까 랭크뉴스 2024.06.14
33222 캔 뚜껑 따자 붉은 속살이…출시되자 캠핑족 난리난 이 제품 랭크뉴스 2024.06.15
33221 뉴욕증시, 고점 찍은 S&P500·나스닥 열기 식히며 하락 출발 랭크뉴스 2024.06.15
33220 이재명 “대북송금, 희대의 조작 사건”…검찰 “사실 왜곡” 랭크뉴스 2024.06.15
33219 ‘신림동 무차별 흉기난동’ 조선, 항소심도 무기징역 랭크뉴스 2024.06.15
33218 휴전선에 장벽 쌓는 북한…베를린 장벽처럼? 경계용 장애물? 랭크뉴스 2024.06.15
33217 푸틴 “우크라, 군 철수·나토 가입 포기시 즉각 휴전” 랭크뉴스 2024.06.15
33216 북 세번째부턴 배설물 뺐다…확성기 불러낸 오물풍선 막전막후 랭크뉴스 2024.06.15
33215 폭염에 얼음 쌓아 두고 수업‥40도 넘는 폭염에 펄펄 끓는 중국 랭크뉴스 2024.06.15
33214 [단독] 군사분계선 수상한 움직임…북한 의도는?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