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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병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대비한 '자유의 메아리' 훈련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합참 제공


'오물 풍선→대북 전단→오물 풍선→대북 확성기→?'

정부가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북한과 서로 위협 수위를 높이는 악순환에 빠졌다. 북한이 다른 방식으로 도발해 충돌이 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사례에 비춰 확성기를 향한 조준사격,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도발, 사이버전 등이 공격 수단으로 거론된다.

2015년 北 대북 확성기 조준사격… 일촉즉발 위기 치달을 수도



북한은 2015년 대북 확성기를 직접 공격했다. 목함지뢰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에 나서자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언하며 군사분계선(MDL)을 넘겨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포를 쐈다.

당시 북한은 근접 대공무기인 14.5㎜ 고사총 1발과 76.2㎜ 평곡사포 3발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포탄 발사 추정지점을 향해 155㎜ 자주포 28발로 대응사격에 나섰다. 남북이 서로를 향해 화염을 뿜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조준사격 이후 우리 군은 확성기가 보이지 않도록 은폐·엄폐하면서 일부는 북쪽으로 소리가 잘 전달되도록 다른 최적의 장소로 옮겼다. 이동식 확성기를 도입한 것도 이때부터다.

3월 22일 경기 평택의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새 천안함이 함포 발사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평택=서재훈 기자


호시탐탐 노리는 서해 NLL… 사라진 中 어선, 도발 징후일 수도



'성동격서'로 북한이 땅이 아닌 바다를 노릴 수도 있다. 서해 NLL이 첫손에 꼽힌다. 북한은 백령도·연평도를 비롯한 서북도서의 화력과 군 병력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눈앞에서 자신들을 직접 겨냥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로 중단한 서북도서 해상사격 훈련을 조만간 재개할 방침이다.

특히 북한은 이달 말 조선노동당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해상 국경선'을 선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 영토라고 주장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도발 루트로 서해를 택할 수 있다. 연평도 포격전(2010년)에서 보듯 섬에 주둔한 우리 군을 노리거나 연평해전(1999년) 이후 세 차례의 서해교전처럼 해상에서 함정을 통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눈에 보이는 국지도발은 위험부담이 큰 만큼 북한이 천안함 피격사건(2010년)처럼 공격 주체를 숨긴 채 은밀하게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서북도서의 상황이 미심쩍다. 지역 어민들은 "예년 같았으면 NLL 근처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으로 빼곡해야 할 북쪽 수역이 한산하기만 하다"며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 어선들이 몸을 사리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안건 처리를 앞두고 메모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신원식 "北 직접 도발 땐 즉강끝" 철저 대비 강조



북한이 물리적 도발과는 양상이 다른 '그림자 전쟁'에 나설 개연성도 충분하다. 최근 오물 풍선 살포에 더해 자행한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의 출력을 높이거나, 해킹을 비롯한 사이버전으로 우리 사회의 혼란을 조장하는 방식이다. 도발 원점을 찾기 곤란해 우리 군이 응징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서울 상공까지 유린한 무인기 도발이 반복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북한이 '백 배 보복'을 공언한 만큼 오물 풍선의 규모를 대폭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군 당국은 다양한 유형의 북한 도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 직후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군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하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즉·강·끝)'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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