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카테리나 티호노바가 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영상 연설을 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CNN·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가 이번주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나섰다.

작은딸인 티호노바는 지난 6일 군산복합체의 기술 주권 보장과 관련한 영상 강연을 했다. 그는 러시아 국가지력발달재단(NIDF)의 총책임자로 포럼 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러시아군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AFP에 따르면 티호노바는 해당 강연에서 “국가의 주권은 최근 몇 년 새 중요한 논제 중 하나이며 러시아 안보의 기초”라고 했다.

큰딸인 보론초바는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러시아 과학진흥협회를 대표해 지난 7일 생명공학 혁신 등에 대해 연설했다.

한 러시아 독립 매체에 따르면, 둘 다 과거 SPIEF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연설한 적이 있는 건 티호노바 뿐이다. 두 사람 모두 연사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푸틴 대통령과 전 부인인 류드밀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승무원 출신인 류드밀라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지만 2013년 이혼했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이 과학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도 있다고 말한 바 있으나, 이들의 이름을 밝힌 적은 없다. 티호노바와 보론초바를 두고도 친딸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가 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을 했다. AFP연합뉴스


이번 SPIEF 행사장에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푸틴 대통령의 가계도가 전시됐으나, 그 안에도 티호노바와 보론초바의 이름은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들을 통해 자산을 숨겨뒀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2월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반부패재단은 지난 1월 보론초바가 2019∼2022년 사이 의료 회사 직원으로 1000만달러(약 14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보론초바는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330만달러(약 46억원) 상당의 호화 아파트에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호노바는 러시아 재벌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해 프랑스에 방 8개짜리 빌라를 수백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티호노바 부부는 이후 이혼했다.

티호노바는 러시아 국방부를 지원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 4월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보론초바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SPIEF가 러시아 정치 엘리트의 2세들이 부상하는 무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는 세리게이 쇼이구 전 국방장관의 딸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철인3종경기연맹에 관한 토론 의장을 맡았다. 크렘린궁 출신 정치분석가 예브게니 민첸코는 러시아 권력구조를 다룬 보고서에서 이 과정을 ‘공주의 부상’이라고 묘사하며 “정치 엘리트의 자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경력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후계자에 대한 점진적인 권력 이양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SPIEF는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리며,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매년 개최되는 최고 경제 포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도 참석한 바 있으나 올해는 서방 인사가 찾지 않았다. 이에 “러시아는 남미, 아프리카, 인도, 중국에 구애했다. 러시아에서 공식적으로 금지된 조직인 탈레반 대표단도 참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29 "이재명 대통령 만든다"…의원 40명, 野 최대계파 '혁신회의' 랭크뉴스 2024.06.15
33228 "구걸로 월 375만 원 벌어…거지한테 돈 주지 마세요" 부탁한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6.15
33227 김건희 여사, 우즈벡 영부인과 전통 의상 입고 문화공연도 관람 랭크뉴스 2024.06.15
33226 늙으면 왜, 한여름에도 춥다고 할까? 랭크뉴스 2024.06.15
33225 "구조신호도 못 보내고 죽어"…제주 '바다 블랙홀' 낚시 주의보 랭크뉴스 2024.06.15
33224 '휴진 들불' 진화 나선 정부·국회…극적 타협 가능성은? 랭크뉴스 2024.06.15
33223 "폐암 정기검진 하면 조기진단율 2배 높아지고 사망률은 감소" 랭크뉴스 2024.06.15
33222 尹 "韓-우즈벡, 협력 잠재력 더 키우고 미래로 갈 것" 랭크뉴스 2024.06.15
33221 전차군단 위용 되찾은 독일, 개막전서 스코틀랜드 5-1 완파[유로2024] 랭크뉴스 2024.06.15
33220 학생인권이 교실을 무너뜨릴까?[뉴스레터 점선면] 랭크뉴스 2024.06.15
33219 한동훈 말고 '뉴페이스' 없나...'어대한' 굳어지자 커지는 견제론 랭크뉴스 2024.06.15
33218 [지방소멸 경고등] 사람 떠나고 빈집만 덩그러니…이웃을 잃었다 랭크뉴스 2024.06.15
33217 "이거 드세요" 순찰차 옆에 감사 편지·과자 놓고 간 초등생 랭크뉴스 2024.06.15
33216 'I턴, U턴, J턴'…저마다 이유로 도시 떠나는 일본 사람들 [같은 일본, 다른 일본] 랭크뉴스 2024.06.15
33215 "자원·인프라 협력 확대"‥'김건희 여사' 논란 지속 랭크뉴스 2024.06.15
33214 몸과 마음의 올바른 균형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 ‘요가’[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랭크뉴스 2024.06.15
33213 "중년은 끔찍, 1000살처럼 보이긴 싫어"…쉰살 앞둔 '잇걸'의 멋 랭크뉴스 2024.06.15
33212 "벌 대신 파리가 키워"…한 그릇 13만원 '애망빙' 왜 비쌀까 랭크뉴스 2024.06.15
33211 "벌어봤자 빚 못 갚아"…늘어나는 벼랑 끝 사장님들 랭크뉴스 2024.06.15
33210 '결혼 왜 안 하니' 잔소리에 '욱'…흉기로 가족들 위협한 30대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