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칼 라거펠트의 뒤를 이어 샤넬을 이끌어 온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가 샤넬을 떠난다. 라거펠트가 유독 총애했던 비아르가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지 5년 만에 샤넬을 떠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패션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샤넬은 그녀의 정확한 사임 시점과 후임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샤넬 오뜨 꾸뛰르 2023 봄-여름 컬렉션이 끝난 후 버지니 비아르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박수를 받고 있다. /AP

버지니 비아르는 1962년 프랑스 서부 디종의 실크원단 사업가 딸로 태어났다. 프랑스 리옹의 패션 학교에서 영화와 연극 의상을 전공한 그녀는 1987년 샤넬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녀는 패션 의상보다는 무대 의상 디자이너를 꿈꿨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인생은 칼 라거펠트를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비아르는 1992년 라거펠트가 있던 끌로에에 합류했다가 다시 샤넬로 돌아오는 등 수십 년 동안 라거펠트 곁을 지켰다. 라거펠트는 비아르를 “나의 오른팔이자 왼팔”이라고 평가했으며 “비아르는 나뿐만 아니라 샤넬 하우스 전체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거펠트가 디자인 스케치를 하면 비아르가 옷을 만들고 모델 캐스팅을 하는 등 공방과 아틀리에를 총괄하는 역을 맡았다.

지난 2019년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 비아르가 후임자로 임명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당연히 그녀가 샤넬의 새 수장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당시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유산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비아르를 후임자로 임명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비아르는 샤넬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칼 라거펠트 후임자’라는 짐을 어깨에 지고 5년간 샤넬 패션 컬렉션을 감독해 왔다. 해당 기간 샤넬은 실적 측면에서는 성장했다. 리나 나이르 샤넬 최고경영자(CEO)는 “비아르가 샤넬을 맡으면서 패션 사업이 2.2배 늘어났다”면서 “지난해 브랜드 수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97억 달러(약 27조원)를 기록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비아르의 샤넬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샤넬 제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매출 성장은 당연한 결과라는 비난이 나왔다. 홍콩 HSBC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명품의 평균 가격은 50%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샤넬의 클래식 백의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두 번째로는 브랜드 정체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아르는 라거펠트의 장난기 넘치는 느낌을 유지하고자 전통적인 샤넬 엠블럼에 기발한 변형을 실험했다”면서 “그녀의 컬렉션은 패션 언론의 평가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 했던 가장 최근 패션쇼에 대해서는 특히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샤넬의 수장이 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WSJ에 따르면 패션 업계에서는 셀린느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에디 슬리먼이 샤넬의 지휘권을 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에디 슬리먼은 셀린느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에디 슬리먼은 2018년 1월에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돼 5억 유로였던 셀린느의 연 매출을 25억 유로로 끌어올린 인물로, 올해 초 셀린느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551 걸그룹에 "AV 배우 데뷔해주세요"…선 넘은 '노빠꾸 탁재훈' 랭크뉴스 2024.06.20
32550 "에어컨 더 세게" vs "추워 죽겠어요"…지하철 '온도 전쟁' 피하는 '꿀팁'은 바로 랭크뉴스 2024.06.20
32549 "똘똘한 한채 잡아라"…마용성 2억씩 뛰고 과천 신고가 속출 랭크뉴스 2024.06.20
32548 “김건희 논문 검증” 약속 교수, 숙명여대 새 총장 됐다 랭크뉴스 2024.06.20
32547 美 경제까지 뒤흔드는 기록적 폭염…”열돔 몇주간 지속될 수도” 랭크뉴스 2024.06.20
32546 이주호 “의대 2026학년도 정원, 과학적인 안 제시되면 논의 가능” 랭크뉴스 2024.06.20
32545 “기피하는 응급의학과서 속죄” 불법 촬영 의대생의 ‘황당’ 진술 랭크뉴스 2024.06.20
32544 ‘화장지 좀 아껴쓰세요’까지 등장…재계에 ‘자린고비’ 열풍 랭크뉴스 2024.06.20
32543 낮 가장 긴 '하지'…한풀 누그러진 더위 이어져(종합) 랭크뉴스 2024.06.20
32542 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빠진 범의료계 조직…국면전환 가능할까 랭크뉴스 2024.06.20
32541 [단독] ‘수사 언급 안됨’ 국방부 회의 때 대통령실 전화 쏟아졌다 랭크뉴스 2024.06.20
32540 전제 달았지만 "금품수수 된다", 권익위가 이런 답변을‥ 랭크뉴스 2024.06.20
32539 尹, 경북 포항 등 8곳 ‘기회발전특구’ 지정... “창업시 5년간 법인세 전액 면제” 랭크뉴스 2024.06.20
32538 ‘그림자 부채’ 쌓이는 SK… “합병? 차라리 SK온 매각이 정공법” [biz-focus] 랭크뉴스 2024.06.20
32537 우리가 알던 장마 아니다…갑자기 폭우 '도깨비 장마' 온다 랭크뉴스 2024.06.20
32536 검찰, 도이치 주가조작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도 수사대상" 랭크뉴스 2024.06.20
32535 사죄 없던 ‘얼차려 사망’ 중대장, 구속영장 청구날 유족에 연락했다 랭크뉴스 2024.06.20
32534 ‘이재명은 민주당의 아버지’… 與 “아바이 수령” 랭크뉴스 2024.06.20
32533 팀 동료에 인종차별 당한 손흥민 "우린 형제…변한 건 없다" 랭크뉴스 2024.06.20
32532 에어컨 이렇게 쓰면 전기료 걱정 뚝…한전이 알려준 꿀팁 랭크뉴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