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간 없다" 호소한 엄마에게 되돌아온 딸
 "TV 붙어 살았는데…" 전날 눈 감은 아빠
시위대 분노는 여전… 민간인 희생 비판도
이스라엘 한 거리에 붙은 포스터에 8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4명의 초상화와 '이제 집으로'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다. 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 4명이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군사작전으로 구출되며 이들의 사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에 억류된 4명의 인질을 구출해냈다"
고 밝혔다. 구출된 인질은 여성 1명과 남성 3명으로, 지난 10월 7일 음악 축제에서 납치된 지 약 8개월 만에 자유를 찾았다.

이날 구출된 여성 인질 아르가마니는 하마스 공격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납치 영상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영상에서 여러 남성들에게 붙들려 오토바이에 강제로 태워져 납치당하며 "나를 죽이지 말라"고 울부짖었다. 그는 지난 1월 하마스가 공개한 인질 영상에서도 수척한 모습으로 얼굴을 비췄다.

하마스에 억류됐다 8일 이스라엘군 작전으로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노아 아르가마니가 아버지와 재회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앞서 아르가마니의 어머니 리오라(61)는 뇌암 4기라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인질 가족 단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외동딸을 풀어달라고 하마스에 간청했다. 영상에서 리오라는
"그(아르가마니)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고, 한 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고 호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아르가마니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제때 자유의 몸이 됐다"
며 그가 어머니에게 귀환 소식을 알렸다고 전했다. 아르가마니의 아버지도 이날 "오늘은 내 생일인데 이런 선물을 받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기뻐했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채널12 등 이스라엘 매체들은 아르가마니가 구출 후 아버지 품에 안기는 순간을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다.

하마스에 억류됐다 8일 이스라엘군 작전으로 구출된 이스라엘 인질 알모그 메이르 잔이 친척과 재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반면
이날 구출된 알모그 메이르 잔(21)의 아버지 요시 잔(57)은 아들의 구출 소식을 듣기 몇 시간 전 사망했다
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는 전했다. 알모그의 고모 디나 잔은 "알모그가 돌아오기 전날 밤, 오빠의 심장이 멈췄다"며 "오빠는 슬픔에 잠긴 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말했다.

요시는 아들이 납치된 뒤 20㎏이 빠졌고, 누구와도 만나거나 소통하지 않았다고 디나는 설명했다. 또 "오빠는 (지난해 10월 아들이 납치된 뒤) 8개월 동안 TV에 붙어 지내며 모든 정보에 집착했다"며
"그는 알모그를 너무나 사랑했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는 견딜 수 없었고, 그의 눈앞에서 좌절된 모든 잠재적 인질 교환 협상이 그의 마음을 산산조각냈다"
고 말했다. 디나는 알모그의 구출 소식을 듣고 요시의 집으로 달려갔지만, 그는 거실에서 자는 듯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남성 인질 두 명도 이날 무사히 구출됐다. 샬로미 지브(40)는 구출된 후 눈물 어린 영상통화로 아내와 재회했다. 지브는 무엇을 가져갈지 묻는 아내에게 "그냥 오라"고 답했다고 TOI는 전했다. 1년 반 전 이스라엘로 이민을 온 안드레이 코즈로프(27)는 구출 후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동료 인질들 덕분에 히브리어 실력이 늘었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8일 이스라엘 수도텔아비브에서 물대포를 발사하는 경찰에 맞서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TOI는
인질 교환 협상을 촉구하는 이스라엘 시위대가 4명의 생환을 반기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선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고 전했다. 이들은 인질 석방 협상에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각 인질들을 데려오라고 요구해 왔다. AP에 따르면, 아직 풀려나지 못한 인질은 약 120명이며 이 중 4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IDF 작전은 4명을 무사히 구출하며 목적을 달성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희생돼 국제사회에선
'집단학살'
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69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관기사
• 이스라엘 인질 4명 구출에 가자지구 274명 희생... '민간인 학살' 논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914360004032)• 이스라엘 인질 구출 성공은 했지만… 멀어지는 '가자 전쟁' 휴전 협상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912360005740)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339 [뉴스AS] ‘AI 변호사’가 법률 상담하면 불법일까? 랭크뉴스 2024.06.18
40338 푸틴 "北과 서방통제없는 결제체계 발전·평등한 안전구조 건설"(종합) 랭크뉴스 2024.06.18
40337 [단독] ‘도이치 주가조작’ 변경 공소장…‘부탁받고 매도 자제’에 방조 혐의 랭크뉴스 2024.06.18
40336 이효리와 어머니, 오징엇국 먹다 울다...'아버지·아들 스토리' 벗어난 요즘 가족 예능 랭크뉴스 2024.06.18
40335 푸틴, 24년 만에 방북‥"포괄적 동반자 협정 체결" 랭크뉴스 2024.06.18
40334 韓 국가경쟁력 20위 역대 최고…5000만 이상 인구·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 중 美다음 랭크뉴스 2024.06.18
40333 바지락 사라지고, 꽃게 살 안 차고... 서해 북단 어장에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4.06.18
40332 백악관 “푸틴 방북, 한반도 안보 영향 우려” 랭크뉴스 2024.06.18
40331 "역도선수 체중 20㎏ 빠졌다"…올림픽 출전 1명뿐인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6.18
40330 의사협회 집단 휴진‥이 시각 서울대병원 랭크뉴스 2024.06.18
40329 'PB 상품 우대' 남들 다 하는데 진짜 쿠팡만 당한 걸까 [팩트체크] 랭크뉴스 2024.06.18
40328 ‘핵에는 핵’ 커지는 韓 독자 ‘핵무장론’…북한 90기·중국 500기 핵탄두[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6.18
40327 강력해진 새 ‘채 상병 특검법’, 수사 칼끝 ‘윗선’ 겨눴다 랭크뉴스 2024.06.18
40326 황보라 “파업으로 의사 없어 제왕절개 ‘국소마취’ 못해” 랭크뉴스 2024.06.18
40325 푸틴 "북한과 서방통제 받지않는 상호 결제체계 발전" 랭크뉴스 2024.06.18
40324 [스페이스K]⑭ 스페이스린텍, 지구 저궤도서 폐암 치료제 개발 꿈꾼다 랭크뉴스 2024.06.18
40323 [속보] 푸틴 "北과 서방통제 없는 무역·상호결제구조 개발…제재 저항" 랭크뉴스 2024.06.18
40322 ‘밀양 가해자’ 폭로에 “주주들 부끄럽다”… 결국 해고 랭크뉴스 2024.06.18
40321 오늘 의사협회 전면 휴진…이 시각 서울대병원 랭크뉴스 2024.06.18
40320 자주 바꾸고 수익성 좋고… 타이어 3사 “전기차용 확대” 랭크뉴스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