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무단 조퇴를 막는 교감에게 '개XX'라는 욕설과 함께 뺨을 수차례 때린 전북 전주 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이 출석 정지(등교 중지) 기간에 자전거를 훔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군은 신고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엄마가 때렸고, 세 끼를 굶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A군 어머니가 학대한 정황이지만, A군 발언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감 뺨을 때린 전북 전주 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이 출석 정지 기간인 지난 8일 오후 8시쯤 전주시 완산구 한 거리에서 훔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주민에게 덜미를 잡힌 모습. A군은 이날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됐다. 신고자 일행은 이 과정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 사진 전북미래교육신문


학부모 신고로 덜미…“엄마가 사줬다” 주장
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8일) 오후 7시 57분쯤 한 주민이 “도난 사건이 있다. 자전거를 잃어버렸는데 아이가 타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A군이 재학 중인 학교의 학부모로부터 “A군이 다른 학생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전해 듣고, 이날 전주시 완산구 한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A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감 뺨을 때린 전북 전주 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오른쪽)이 지난 8일 훔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신고한 주민을 피해 도로로 뛰어든 모습. 사진 전북미래교육신문


본인 아닌 척 “선생님 뺨 때리면 안 돼”
신고자 일행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7분 5초짜리 영상엔 야구 모자와 반팔 차림의 A군이 신고자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위협하거나 도로로 뛰어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신고자가 “자전거 네 거 아니잖아”라고 말하자 A군은 “엄마가 사주셨다. 내 거라니까”라고 발끈했다.

촬영이 계속되자 A군은 “불법 촬영을 하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신고자가 A군 앞을 가로막자 “억울해요. 상관하지 말고 가주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신고자가 “학교는 어디 다니냐”고 묻자 A군은 엉뚱한 초등학교 이름을 대며 “○○○(본인 이름) 보셨냐”고 되물었다. 신고자가 “너야, 다른 사람이야?”라고 다시 확인하자 “다른 사람”이라고 거짓말했다. 그러면서 “(A군을 만나면) ‘왜 잘못을 했냐. 선생님 뺨 때리면 안 된다’고 말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3일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 책가방을 메고 학교 밖으로 나가던 3학년 A군을 교감이 제지했다. 말을 건네려고 잠시 뒷짐을 진 교감의 왼뺨으로 학생의 손이 날아왔다. 사진 전북교사노조


“엄마가 때려…아침·점심·저녁 안 먹어”
신고자가 “밥은 먹었냐.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묻자, A군은 처음엔 “먹었다. 엄마는 집에 있다. 백화점에서 영화도 보고, 쇼핑해야 한다”고 했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납치하시는 거 아니죠? 밥은 사주실 거예요? 배고파 죽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바꿨다.

“오늘 아침·점심·저녁은 먹었냐”고 묻는 말에 A군은 “안 먹었다”며 “엄마가 절 때렸다. 아동학대를 하고, 저한테 욕하고”라고 했다. 신고자가 A군 얼굴 왼쪽 광대에 멍이 든 것을 가리키며 “엄마가 왜 때렸냐”고 묻자 “편식하니까”라고 답했다. “뭐로 때렸냐”는 물음엔 “약간 뾰족한 거. 나무 색깔로 된 거”라고 말했다.

영상은 경찰관이 도착하면서 끝난다. A군은 경찰관에게 “이거(자전거) 저희 거예요. 진짜 엄마가 사주신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훔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A군이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지구대로 가는 모습. 사진 전북미래교육신문


출석 정지 10일…25일 학교 복귀
A군은 형법상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만 10~14세 미만)이어서 이날 지구대에서 간단한 조사만 받고 어머니에게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 관련 자전거 도난 신고가 접수된 건 맞지만, 규정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4일 현재 학교로 전학 온 A군은 지난 3일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개XX야”를 연발하며 뺨 다섯 대를 때린 뒤 달아났다. 이후 A군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담임 교사에게 항의하며 팔뚝을 때렸다. 이 사건으로 ‘출석 정지 10일’을 받은 A군은 오는 25일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A군은 2021년 초등학교 입학 이후 4년간(지난해 유급) 학교폭력과 교권침해에 따른 강제전학 두 번을 포함해 7개 학교를 전전했다. 전주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A군 어머니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A군 어머니는 학교 측에 “아들이 100% 잘못한 게 아니다”라며 “교감과 담임도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곳에서 아들을 때렸고, ‘부당하면 너도 한번 때려’라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490 [속보] 2분기 경제성장률 -0.2%…1년6개월 만에 뒷걸음 랭크뉴스 2024.07.25
29489 “트럼프, 장애인 죽게 둬야”…트럼프 조카 저격 랭크뉴스 2024.07.25
29488 [속보] 2분기 경제성장률 -0.2%…1년6개월 만에 역성장 랭크뉴스 2024.07.25
29487 [2보] "땡큐 HBM"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5.5조…6년만에 5조원대 랭크뉴스 2024.07.25
29486 이재명 “5년간 5억 정도까지는 면세해야”···‘금투세 약화’ 구체화 랭크뉴스 2024.07.25
29485 [속보] 2분기 한국 경제 -0.2% ‘역성장’ 랭크뉴스 2024.07.25
29484 [속보]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5.4조원 …전년比 흑자전환 랭크뉴스 2024.07.25
29483 [현장] ‘식량 안보’ 우리밀 농사 폭망…‘밥상 물가’ 기후플레이션 랭크뉴스 2024.07.25
29482 '팝 본토' 미국에 수출된 '빨리빨리'...K팝 '스밍총공'이 바꾼 음악 소비 랭크뉴스 2024.07.25
29481 [올림픽] 대회 첫 경기부터 2시간 중단 '파행'…아르헨티나 남자축구 패배(종합) 랭크뉴스 2024.07.25
29480 8천만원 받고 18명 토익 답안 알려준 전직 강사 징역 3년 랭크뉴스 2024.07.25
29479 새벽까지 이어진 청문회‥'법카 의혹' 집중 검증 랭크뉴스 2024.07.25
29478 윤석열-한동훈, 6개월 만에 만찬‥갈등 봉합될까 랭크뉴스 2024.07.25
29477 "마용성 팔고 갈아탄다"…40대 강남3구 매수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4.07.25
29476 후진 차량에 치여 사망‥롯데월드몰 천장 구조물 추락 랭크뉴스 2024.07.25
29475 많이 쓰는데 잘 쓰고, 탄탄한 팬층까지···‘101번째 책’ 낸 히가시노 게이고 랭크뉴스 2024.07.25
29474 바다 위로 불쑥…낚싯배 뒤집은 ‘검은 생명체’, 정체는?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7.25
29473 초보 당대표 한동훈 ‘계파 없다’ 선언…지도부 구성도 그렇게 할까? 랭크뉴스 2024.07.25
29472 김재연 “국민들 탄핵 광장 나오게 하는 가교 역할 할 것” 랭크뉴스 2024.07.25
29471 [단독]올 상반기만 12필지 유찰…2029년 3기 신도시 공급 차질 불가피 랭크뉴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