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AS]
최 회장, ‘대한텔레콤 70만주’ 2억8천만원으로 매수 주장
재판부, 매수 자금에 노 전 대통령 비자금 포함 가능성 제기
최태원 SK 회장. 연합뉴스

‘에스케이(SK)그룹 이동통신 사업 진출,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2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영향력이 에스케이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정경유착’을 확인한 가운데 중요한 사실 하나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노소영 관장에게 1조3800억원을 분할하라는 이혼소송 2심 재판부 판결 내용에는 이동통신 사업 진출과 증권사 인수 외에도 최 회장 개인의 그룹 지배력 형성의 핵심인 에스케이㈜ 지분을 만드는데 ‘노태우 비자금’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에스케이그룹의 지주사인 에스케이㈜ 지분 17.73%(올 6월 기준) 보유 과정에 대해 스스로 일군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스케이㈜ 지분은 에스케이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핵심 주식이다. 최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에스케이㈜ 지분을 17.73%(1297만5472주) 갖고 있으며, 에스케이㈜는 에스케이텔레콤(지분 30.0%), 에스케이이노베이션(34.5%), 에스케이스퀘어(30.6%·에스케이하이닉스 모회사) 등 그룹 계열사를 지배한다. 이 주식에 대해 지난달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는 1심 재판부와 달리 개인의 상속재산(특유재산)이 아닌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했다.

최 회장의 에스케이㈜ 지분은 옛 대한텔레콤 주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텔레콤은 1991년 선경(현 에스케이) 그룹이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노리고, 계열사(유공·선경건설)들의 출자를 받아 설립한 회사다. 최 회장은 1994년 대한텔레콤 지분 가운데 유공이 갖고 있던 70만주를 2억8000만원(주당 400원)에 매입했는데, 이 자금은 아버지 최종현 선대회장으로 받은 돈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유공으로부터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지분율 70%)는 ‘대한텔레콤·에스케이컴퓨터통신 합병으로 에스케이씨앤씨 주식(지분율 44.5%)→에스케이씨앤씨·에스케이주식회사(유공의 인적분할) 합병으로 에스케이㈜ 주식(현 지분율 17.73%)’으로 바뀌었다. 최 회장은 이같은 과정에서 지금의 에스케이㈜ 지분 형성에 노 관장의 기여는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에스케이그룹 지배력은 본인이 일군 결과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회장은 1994년 5월 최종현 선대회장 계좌에서 인출된 돈과 같은 해 11월 최 회장의 대한텔레콤 주식 매수자금인 자기앞수표가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두 사건 간 시차가 있는 등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결했다. 또한 설령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이라고 해도 이미 1994년 당시 최 선대회장의 자금엔 1991년경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금전적 지원(약 300억원 비자금)이 섞여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의 대한텔레콤 주식 매수 자금에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최 회장은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터라 에스케이㈜ 지분을 손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에스케이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에스케이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의 명예 회복 등은 얘기했지만, 판결문에 나온 대한텔레콤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 최 회장은 대법원 상고에 나서 2심 판결을 뒤집어본다는 입장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심혜섭 변호사는 “재판부가 최태원·노소영 법적 재산 분할만 따진 것이지만, 판결 내용을 보면 양쪽 모두 부도덕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재판부 판결과 별개로 최 회장이 불공정합병 등 일반주주 권리를 침해하며 재산을 일군 측면, 노 관장이 아버지 비자금을 사용한 부분 등도 사회적으로 공정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485 [속보] 의협 “27일 무기한 휴진 여부, 22일 회의에서 결정” 랭크뉴스 2024.06.20
32484 환자 단체 “외국의사 조기 투입”… 정부 “상황 주시” 랭크뉴스 2024.06.20
32483 이화여대 동문들, 김준혁 의원 추가 고발‥김 의원도 맞고소 랭크뉴스 2024.06.20
32482 [속보] 의협 "무기한 휴진 돌입 여부 22일 회의에서 결정" 랭크뉴스 2024.06.20
32481 “인플루언서, 돈 벌기 힘들어졌다” 랭크뉴스 2024.06.20
32480 [단독] 에코프로비엠, 최대 3조원 규모로 투자 유치 추진… FI 물밑 접촉 랭크뉴스 2024.06.20
32479 [단독] 김 여사에 엿 300만원어치? 권익위 “직무 관련 없으면 가능” 랭크뉴스 2024.06.20
32478 [단독] 에코프로비엠, 3조원대 투자 유치 추진… FI 물밑 접촉 랭크뉴스 2024.06.20
32477 [속보]역삼동 아이파크 화재…검은연기 뒤덮어 인근 학교도 대피 랭크뉴스 2024.06.20
32476 "외계인이 만든 듯"…돌연 사막에 솟아난 '거울기둥' 미스터리 랭크뉴스 2024.06.20
32475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화재…1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4.06.20
32474 성범죄 저지른 20대 남성, 부산 앞바다서 투신한 척 위장 랭크뉴스 2024.06.20
32473 [단독] KAI, 현대오토에버로부터 미래 AAM에 두뇌 공급받는다 랭크뉴스 2024.06.20
32472 "다신 운전대 안 잡아요"... 횡단보도 덮쳐 3명 숨지게 한 80대 랭크뉴스 2024.06.20
32471 김호중 소속사, 폐업 한다더니 사명 변경…"숨겨진 꼼수 없다" 랭크뉴스 2024.06.20
32470 인류의 선별적 개 사랑…"19세기 뉴욕, 떠돌이 개 산채로 수장" 랭크뉴스 2024.06.20
32469 푸틴은 북한 갈 때 왜 '구식 소련제' 전용기를 탔을까[북러정상회담] 랭크뉴스 2024.06.20
32468 김만배·신학림 구속심사…檢 "선거개입" vs 金 "허위 아냐"(종합2보) 랭크뉴스 2024.06.20
32467 [속보] 서울 역삼동 아이파크 아파트서 화재… 인근 도성초 학생 대피 랭크뉴스 2024.06.20
32466 윤 대통령, 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특허청장 인사 랭크뉴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