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후 5~7시 대북 확성기 방송
애국가 이후 장마당 소식 등 뉴스
BTS·볼빨간사춘기 등 노래도
“또 다른 긴장 불러 올수도”
합동참모본부는 대북방송을 즉각 시행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방지역에서 실제훈련을 최근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과거 전방에서 실시된 확성기 이동 및 설치 모습. 합참 제공


2018년 4·27 남북 판문점 선언 이후 6년여 만에 스위치를 다시 켠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전 수단 중 하나다. 북한 정권의 실상과 남한 문화 등 접경지역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동요할 만한 내용을 집중 송출하기 때문이다.

군이 9일 오후 최전방 지역 여러 곳에서 가동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2016년 4차 핵실험 등 북한의 중대 도발 때마다 정부가 대응 카드로 활용해 왔다.

이날 방송은 오후 5시쯤부터 7시까지 경기도 파주 탄현면 등 전방 지역에서 이뤄졌다.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 용도로 송출하는 ‘자유의 소리’를 고출력 확성기로 재송출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진 뒤 아나운서의 멘트로 방송이 시작됐고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 삼성전자의 휴대폰 출하량이 전세계 38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등의 뉴스가 30분간 흘러나왔다.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봄날’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볼빨간사춘기의 노래도 북측으로 송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북한의 다음 주 지역별 날씨, 장마당 물가 동향, 서울말과 평양말의 차이 등도 방송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5월 서해 군사분계선(MDL)에서 처음 시작됐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하는 형식이었다. 이후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를 반복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대북 확성기 방송을 활용한 심리전이 가동됐고 문재인정부 시절 이뤄진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6년 넘게 중단된 상태였다.

북한은 대북 방송에 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2015년 8월 군이 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DMZ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확성기를 향해 14.5㎜ 고사총과 76.2㎜ 평곡사포 3발을 발사하는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남북대화 때마다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2017년 6월 중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한군은 귀순을 결심한 이유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있을 때마다 중단을 요구해 왔다. 그만큼 북한에 영향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봉합했던 과거와 달리 강대강 대치가 이어져 자칫 긴장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하기 위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또 다른 긴장 고조를 불러올 수 있다”며 “효과도 없는데 굳이 선택한다면 국내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306 김건희 여사 "진돗개 닮았다" 언급에...투르크 최고지도자, 국견 '알라바이' 선물 랭크뉴스 2024.06.11
33305 법원이 ‘이재명 방북 사례금’ 200만달러 인정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11
33304 이틀째 폭염 특보 “덥다 더워”…경주 36도까지 올라 랭크뉴스 2024.06.11
33303 “단골도 떠난다”… 매출 급감 사태 맞은 스타벅스 랭크뉴스 2024.06.11
33302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본격화... 빅5 병원 집단휴진 강행하나 랭크뉴스 2024.06.11
33301 조국 “자녀 입시 비리, 어떤 판결도 승복…당 해체될 일 없어” 랭크뉴스 2024.06.11
33300 일본서 '치사율 30%' 감염병 급증, 역대 최대…여행 괜찮을까? 랭크뉴스 2024.06.11
33299 홍콩 외국인 판사들 줄줄이 사임… “전체주의 국가 되고 있다” 랭크뉴스 2024.06.11
33298 '이화영 유죄 선고' 재판부 "이재명과 두 차례 통화" 김성태 진술 증거로 인정 랭크뉴스 2024.06.11
33297 "지으면 손해" 인허가 ‘0건’ 지역도… 몰락하는 빌라 시장 랭크뉴스 2024.06.11
33296 "커피, 콜라, 물도 아니었다" 우크라 군인들은 '이 음료'만 찾는다는데 랭크뉴스 2024.06.11
33295 오픈AI와 손잡은 애플…생성형AI 개발비 줄이고 위험성 책임 전가 랭크뉴스 2024.06.11
33294 ‘김정은 발자국’ 지우고 북중 정상회담 사진 내리고…북-중 ‘이상 기류’ 랭크뉴스 2024.06.11
33293 삼겹살 아니라 금겹살‥1인분 '2만 원'돌파 랭크뉴스 2024.06.11
33292 日방위상 "한일 외교·국방 '2+2 회담' 개최 검토" 랭크뉴스 2024.06.11
33291 청탁금지 사례 봤더니‥배우자는 '조사'·공직자는 '처벌' 랭크뉴스 2024.06.11
33290 명품백 논란 후 에코백 들고 첫 해외순방 나선 김건희 여사 랭크뉴스 2024.06.11
33289 “배우자에 금품, 권익위가 괜찮답니다”…김건희 사건이 낳은 진풍경 랭크뉴스 2024.06.11
33288 尹부부 선물받은 '투르크 보물' 정체…한국땅 밟으면 '대통령기록물' 랭크뉴스 2024.06.11
33287 ‘힘의 우위’ 민주 “모든 상임위서 국조”…“아직 일러” 속도 조절론도 랭크뉴스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