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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길거리에 오물풍선이 떨어져 관계자들이 내용물 수거와 현장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북한이 불과 일주일 만에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하면서 시민들 공포와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 바람 문제로 북한이 남측을 향해 풍선을 날려 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지난 8일 날려 보낸 오물풍선 일부는 하루 뒤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길거리에 떨어졌다. 청와대로부터 불과 3.4㎞ 정도 떨어진 곳이다. 현장에는 풍선에 실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종잇조각과 담배꽁초가 남아 있었다.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는 중국인 유학생 염유가(24)씨는 “소리는 나지 않았고 바람 빠진 풍선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며 “TV에서만 보던 걸 실제로 보니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풍선을 수거해갔다”고 설명했다. 주민 A씨는 “청와대 인근까지 풍선이 날아오다니 더욱 불안하다”며 “생화학 바이러스 같은 게 퍼질까 봐 두렵다. 내용물이 정확히 뭔지 검사 결과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9일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에 오물풍선 잔해들이 떨어져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이외에도 노원구 상계동 도로변,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 잠실대교 인근 한강 등 서울 곳곳에서 오물풍선이 포착됐다. 터진 풍선에서는 종잇조각을 포함한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군과 경찰은 신고 접수 즉시 현장에 출동해 내용물을 수습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기준 오물풍선 신고건수는 총 39건이다. 구별로 따져보면 동대문구 8건, 성북구 7건, 노원구 6건, 중랑구 4건, 은평구 3건, 중구 3건, 종로구 3건, 서대문구 2건, 강남구 1건, 영등포구 1건, 용산구 1건 등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 1일 오물풍선 살포 당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풍선의 내용물은 지난번과 다르지 않았다”며 “따라서 대응도 일단 동일하게 가자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은 군이 내용물을 수거하기 전까지 현장을 통제하는 역할을 했다. 풍선에는 폐지·비닐 등의 쓰레기가 있었다.

북한이 최근 세 차례나 이른바 풍선도발을 감행하면서 시민들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와 영등포구 일부 지역 커뮤니티에는 ‘밖에서 펑 소리가 들렸다’며 오물풍선 낙하 여부를 묻는 글들이 쏟아졌다.

다만 7월부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북한의 풍선 도발도 잠시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람의 영향이 크다. 여름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남풍’이 주로 불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서쪽에서 고기압이 접근해오는 타이밍만 노리면 북한이 남쪽을 향해 오물풍선을 날려 보내기 용이하다. 그러나 7~8월 여름철에는 남서·남동 등 남풍계의 비율이 높다.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것도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을 어렵게 하는 환경 요인으로 꼽힌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여름철에는 대부분 남서풍이나 남풍이 분다”며 “여름에도 기압골이 통과하고 나면 하루 정도 북서풍이 일시적으로 불 수 있는데, 이 역시 곧바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물풍선을 통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세영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북한은 다양한 풍향과 풍속 조건에서 오물풍선을 날려 보는 일종의 실험을 하는 것”이라며 “향후 풍선을 통해 유해물질이나 생화학 무기를 살포하려는 목적이 이면에 깔려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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