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파업 끝나도 화물 접수 허용 안해
법원, ‘공격적 직장폐쇄’로 판단
서울의 한 씨제이(CJ)대한통운 지점에 택배차량이 주차돼있다. 연합뉴스

씨제이(CJ)대한통운 대리점주들이 파업에 참가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고객의 화물을 접수하지 못하도록 ‘집화중단’ 조처한 것은 ‘직장폐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파업이 끝난 뒤에도 집화중단을 유지한 대리점주에게 조합원들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지법 민사5단독 유성희 부장판사는 택배노조 조합원 34명이 택배업무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는 강원 춘천의 씨제이대한통운 대리점주 ㄱ씨와 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집화중단 조처 유지로 인해 입은 재산상 손해를 배상하라”고 지난달 22일 판결했다.

ㄱ씨와 ㄴ씨는 2021년 12월28일 택배노조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전산시스템을 통해 파업 참가 조합원들이 담당 구역에서 고객의 화물을 접수하지 못하도록 집화중단 조처하고 일하지 못하게 했다. 이듬해 3월3일 택배노조가 씨제이대한통운 대리점연합과 파업종료에 합의한 뒤 조합원들은 3월7일부터 업무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ㄱ씨, ㄴ씨는 “서브터미널에 도착한 화물을 당일배송해야 한다” 등의 내용에 확약해야 집화중단를 해지하겠다고 맞섰다. 집화중단은 같은달 22일에서야 풀렸고 조합원들은 일하지 못한 16일 동안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유 부장판사는 대리점주의 집화중단을 “택배노조 조합원들의 노무수령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어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봤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항할 목적으로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노무의 수령을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원들의 사업장 출입을 막는 등 물리적 방법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을 통해 일을 못하게 한 것도 직장폐쇄라고 본 것이다.

아울러 조합원들이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는데도 집화중단을 해지하지 않은 것은 ‘공격적 직장폐쇄’라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조합원들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점거한 사실이 없고 업무복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집화중단을 유지했는데, 이는 방어적 목적에서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로 변질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ㄱ씨와 ㄴ씨가 조합원들이 집화중단 직전 6개월 동안 받았던 하루 평균 수수료의 16일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합원들을 대리한 김은진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는 “택배노조의 노조활동 과정에서 대리점주가 선제적으로 ‘집화중단’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집화중단이 ‘직장폐쇄’에 해당한다는 법적 판단을 받음으로써 사용자에 의한 노동3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180 파도 소리 듣고 싶을 때, 한적해서 머물기 좋은 고성[ESC] 랭크뉴스 2024.06.15
33179 日 유력 언론 “니가타현, 36년 전 ‘조선인 사도 강제노동’ 인정” 랭크뉴스 2024.06.15
33178 "환자 불편하더라도…" 의대 학부모들, 서울대 의대 교수들에 적극 투쟁 촉구 랭크뉴스 2024.06.15
33177 돈·여자 앞에서 작아지는 지질한 동양 남자...그에게도 아픔이 있다 랭크뉴스 2024.06.15
33176 의협회장, 전공의 대표 저격에 불편 심기…"손 뗄까?" 랭크뉴스 2024.06.15
33175 수수료 평가 '빵점'‥또 유찰‥"4억은 못내" 정말 방빼나 랭크뉴스 2024.06.15
33174 '이태원 참사' 분향소, 내일 서울광장 떠난다…"이제 진상규명 하러 갑니다” 랭크뉴스 2024.06.15
33173 윤 대통령, 연평해전 25주년 맞아 “평화는 강한 힘으로 지킬 수 있어” 랭크뉴스 2024.06.15
33172 나경원·안철수·유승민, '이재명 애완견 발언' 맹비난‥"독재자 연습"·"희대의 망언" 랭크뉴스 2024.06.15
33171 "폭발물 의심"…부산 2호선 지하철 운행 중단 랭크뉴스 2024.06.15
33170 이재명 “남북, 냉전 시절로 회귀…6·15 정신 절실” 랭크뉴스 2024.06.15
33169 日유력지 “니가타현, 36년전 ‘조선인 사도 강제노동’ 인정” 지적 랭크뉴스 2024.06.15
33168 지하철서 꿀잠이 '연출'?…이준석 "상계동 분들한테 물어보세요" 랭크뉴스 2024.06.15
33167 BBC, ‘아줌마 출입금지’ 헬스장 조명…“무례한 행동은 남녀 무관” 랭크뉴스 2024.06.15
33166 대형견 입마개 요청에…"딸들 묶고 다녀라" 조롱한 12만 유튜버 랭크뉴스 2024.06.15
33165 [사이언스샷] 1억년 전 개미의 통화 순간 찾았다 랭크뉴스 2024.06.15
33164 민주당 “검찰, 이재명 한 사람 죽이려 소설 창작해 기소” 랭크뉴스 2024.06.15
33163 굿 보며 자란 박칼린 "걸음걸이만 봐도 그 사람 성격 보인다" 랭크뉴스 2024.06.15
33162 부산 도시철도역에 폭발물 의심 신고…군경 “수색 중” 랭크뉴스 2024.06.15
33161 빼어난 경치 해안절벽에 ‘흉물스런 낙서’…암벽등반 연습 흔적도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