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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나이 들어 투자해도 괜찮을까?
나이 들수록 투자자산 비중 줄여야
한도 정하고 긴 시간 두고 보는 '원칙'
개별종목보다 위험 낮은 ETF 추천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 될 결심!
게티이미지뱅크


보유 금융자산에서 투자자산 비중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많이 제시되는 법칙 중 하나로 ‘100-나이’ 법칙이 있습니다. 원래 이 법칙은 미국 시애틀 공공 도서관 사서가 제안했던 독서의 법칙이었습니다.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숫자만큼의 페이지를 읽고 책을 판단하라는 뜻으로, 나이가 들면 연륜과 지혜가 생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읽고도 그 책이 주는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 100-나이 법칙이 투자의 법칙으로 더 유명합니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중을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자산으로 운영하여 적정 수익을 추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젊었을 때는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하거나 기다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나이가 들면 손실을 복구할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따라서 변동성이 있는 투자를 할 때 젊을 때와는 달리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춰 가기를 권유하는 겁니다.

물론 100-나이 법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적 투자 법칙은 아닙니다. 일종의 참고용으로 생각하면 되는데요. 실제 대부분 사람의 나이에 따른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법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젊었을 때는 평균적으로 자산의 여유가 많지 않아 투자 여력 자체가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고령자라 해도 자산에 여유만 있다면 투자자산 비중을 더 높게 가져가도 별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적인 금융자산 현황을 보면 투자자산 비중은 100-나이 법칙에 현저히 못 미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 같은 변동성이 큰 투자에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의 얘기가 훨씬 가깝게 들리다 보니 아예 금융투자를 기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투자를 활용하지 않으면 자산을 충분히 쌓기 어렵습니다. 금융투자의 성격을 더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원칙 지키는 투자가 효용성↑



보통 주식이나 펀드같이 가격 변동성이 높은 금융투자 상품을 위험자산이라 하고, 은행 예금이나 적금같이 정해진 금리를 주는 금융 상품을 안전자산이라 지칭합니다. 하지만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는 상대적인 기준에 불과합니다.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상품에 가입한 금융기관의 지급 불능 같은 신용위험이 존재합니다. 또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현금의 상대적 가치 하락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없습니다.

결국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은 투자 성향에 따른 선택일 뿐 안전성과 수익성은 함께할 수 없는 상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저성장 경제 환경이 지속된다면 원칙을 잘 지키는 투자가 효용성이 더 높은 자산관리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도 정하고 투자 시작하라

2021년 한국-미국 금융자산 구성비교. 그래픽=박구원 기자


자산 증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보유 금융자산에서 일정비율을 고려해 금액 한도를 정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처음에는 투자 원금을 하나도 회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수준에서 정합니다. 자산이 많더라도 투자 경험이 별로 없다면 최대 1억 원은 넘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투자의 복리 효과를 감안했을 때 시간이 투입되면 충분한 자산을 만들 수 있으니 너무 많은 금액으로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컨대 1억 원으로 매해 연 7% 수익률을 올린다면 10년 뒤 2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됩니다. 투자 경험과 투자자산의 크기는 비례해 늘어나게 됩니다. 투자자산이 늘면 변동성(금액)도 커지기 마련인데, 그 크기를 감내할 수 있는 내성도 함께 쌓아가야 합니다. 무리하게 추가 투자를 계속하지 않아도 투자자산을 늘려갈 수 있으니 절대 서두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간 여유 가지고 나눠 투자하자

국내 ETF 순자산총액. 그래픽=박구원 기자


다음 정해진 투자금액을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나눠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도 금융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 타이밍은 수익률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금융투자의 매수나 매도를 최적의 타이밍에 맞추어 실행하는 건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나 가격대를 미리 정해 놓고 규칙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 타이밍을 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 평균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너무 높은 가격에 매수하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투자 대상을 발견했을 때 매수 희망 가격대를 정하고 1, 2년 정도 매수 기간을 가져가 보시기 바랍니다. 수익 실현 시기를 최소 5년 이상으로 생각하는 장기 투자라면 매수 기간 역시 여유 있게 가져가도 괜찮습니다.

보통 금융투자를 시작하게 되면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빨리 수익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가격이 계속 일관되게 오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입니다.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도 일정 기간 가격이 하락하면 불안감이 커지고 잘못된 매도 결정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금융투자에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짧은 시간에 금방 가격이 오를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독 금융투자를 할 때에는 빠른 상승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투자도 부동산에 투자하듯 하면 한층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장성 높은 투자 대상도 충분한 수익을 올리려면 성장을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하루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보유기간에 따른 적정 목표수익을 정하고 달성 여부에 따라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심리적 여유는 성공 투자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 투자라면 ETF 등 간접투자상품

2023년 말 국내 ETF 유형별 비중. 그래픽=박구원 기자


은퇴 후 나이 들어 하는 투자 대상으로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이나 업종 전체 상황을 반영한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추천합니다. ETF는 특정 지수나 기초자산을 복제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산출된 가격으로 상장시키고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유용한 금융투자 상품입니다. 개별 종목은 수시로 변화하는 기업 상황을 파악하며 매번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 업종이나 전체 주식 시황을 보고 판단하는 투자 의사결정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또 시장이나 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장폐지같이 원금이 통째로 손해나는 일은 발생 확률이 낮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유형의 금융 상품이 ETF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형태로 분산투자하기에도 매우 효율적입니다.

사업하는 것처럼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기는 금융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방법을 잘 활용하며 경제 환경과 금융 상품을 연구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투자를 통한 자산 증대가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창업보다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신경 써야 할 대상도 적어 편리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과거 80세 수명 시대에는 은퇴 후 삶의 기간이 길지 않다는 생각에 자산 증대 필요성이 적으니 투자라는 새로운 모험에 나설 이유도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살아갈 시간이 길어진 만큼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금융투자 역시 도전해 볼 만한 대상입니다. ‘내 자산은 내가 지킨다’, 금융투자는 반드시 본인 책임하에 실천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립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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