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심은 '송달주소 안 적어' 각하…항고심서 "김정은 주소 불명" 인용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이 2021년 해경을 상대로 소송을 내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2020년 9월 '서해 피격' 사건 피해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제동을 건 법원 결정이 항고심에서 뒤집혔다.

유족은 공시송달을 통해 소송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1부는 이씨의 유족이 1심의 소장각하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를 지난 4일 받아들였다.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던 이씨는 2020년 9월 서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됐다. 유족은 2022년 4월 북한을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따른 배상금 2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유족은 소장에 피고 북한의 주소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적고 공시송달을 신청했다. 공시송달은 법원이 관보 등에 소송 서류를 올리면 상대방에게 전달됐다고 간주하는 절차다.

지난 2월 1심은 공시송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공시송달 요건인 '주소 등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와 '외국에서 해야 하는 송달인 경우'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유족이 조선노동당 중앙위 청사의 주소를 알 수 있는데도 구체적으로 적어내지 않았고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인 만큼 북한을 외국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공시송달 대상은 아닌데, 송달할 수 있는 주소도 표기되지 않았다며 1심은 소장각하명령을 내렸다.

유족은 불복해 항고했고 항고심은 "북한의 주소나 근무 장소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시송달 요건을 갖췄다"며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북한은 반국가단체로서 민사소송법에서 정한 '비법인 사단'이고, 비법인 사단은 대표자 주소나 사무소 등 어느 것도 불명한 경우 공시송달 요건이 충족된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반국가단체라는 특수성으로 북한의 송달장소에 대한 조사가 현저히 제한되고 피고의 대표자인 김정은의 주소가 불명하다"며 "원고들이 최후 주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고자 노력했음에도 찾아낼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896 여야, 김건희 여사 검찰 조사에 엇갈린 반응…“황제 조사”·“엄정 수사” 랭크뉴스 2024.07.21
27895 “일도, 구직도 안 하고 그냥 쉰다”…비경제활동 대졸 400만 명 ‘역대 최다’ 랭크뉴스 2024.07.21
27894 내일 수도권 강한 비… 남부·제주 무더위 계속 랭크뉴스 2024.07.21
27893 국민 2명 당 1명 ‘내 차’ 보유, 자동차 누적등록대수 2600만대 시대 랭크뉴스 2024.07.21
27892 김병환 후보자 “홍콩 ELS 배상비율 합리적… DSR 범위 확대해야” 랭크뉴스 2024.07.21
27891 박나래 "사생활 침해" 호소한 3년만에 15억 뛰었다…얼마길래 랭크뉴스 2024.07.21
27890 [속보] 이재명, 대구·경북 경선도 94% 압승…김두관 5% 랭크뉴스 2024.07.21
27889 재확인된 민주당의 ‘어대명’···첫주 누적 득표율 91.70%, ‘일극체제’ 굳힐까 랭크뉴스 2024.07.21
27888 "잘하면 턱걸이" 친명도 거리둔 정봉주…깜짝 1위 뒤엔 그들 있다 랭크뉴스 2024.07.21
27887 “이진숙, 대전MBC 사장 때 접대비 6700만원…청탁금지법 위반 따져야” 랭크뉴스 2024.07.21
27886 "한 통에 5만 원이요?"…폭우에 올 여름 '수박 대란' 다시 올까 랭크뉴스 2024.07.21
27885 ‘오물풍선’ 대 ‘확성기’ 대결…남북, ‘선전전’에서 ‘무력 충돌’로 가는 길목에 서나 랭크뉴스 2024.07.21
27884 "소아·분만, 중증·응급 등 필수의료 강화해야" 국민 67% 긍정적 랭크뉴스 2024.07.21
27883 대학 '전자책 구독' 추진…전공책 불법복제 막는다 랭크뉴스 2024.07.21
27882 우산 쓴 '양복맨' 구장 난입에…이승엽 "재미? 말도 안 되는 일" 랭크뉴스 2024.07.21
27881 국민 10중 6명 “의대 증원·필수의료 강화 긍정적” 랭크뉴스 2024.07.21
27880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정봉주 돌풍’…일부 친명계 부진에 ‘술렁’ 랭크뉴스 2024.07.21
27879 "카드 어디로 배송할까요"…택배기사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 랭크뉴스 2024.07.21
27878 [단독] ‘김건희 소환’ 강조한 검찰총장 모르게…‘방문 조사’ 사후 보고 랭크뉴스 2024.07.21
27877 검찰총장, 김건희 소환 조사 사실 몰랐다…대검 “사후통보 대응 고심” 랭크뉴스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