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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카레, 요가, 불교의 발상지, 간디 그리고 기안84가 여행을 가서 화제가 됐던 바라나시정도 일 것입니다. 인도는 친숙한 나라인 것 같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인도는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합니다. 인도는 한 공간에서도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 각양각색일 정도로 모든 세기와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에는 인구가 14억 명을 돌파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대국 1위로 올라섰고, GDP(2022년)는 식민 지배를 했던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습니다. 2023년 8월에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쏘아 올리는 등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야 할 나라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도, 자극적인 뉴스로만 접했던 인도에 대해서 보다 탐구적인 자세로 알려드려 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알고 계신 흥미로운 인도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 주세요. <편집자주>
넷플릭스 드라마 '델리 크라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인도 기사를 보면 무조건 달리는 댓글이 있습니다.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이 ‘강간 천국’ ‘성폭행 나라’ 등등.

여전히 대낮에도 성폭행이 자행되는 나라, 성폭행이 범죄가 아닌 나라 등의 인식이 너무 강한 것 같습니다. 인도에 다녀왔다고 하면 “위험하지 않았냐”라는 질문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심지어 기분 나쁜 뉘앙스로도 질문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인도를 다녀와 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빈번하게 눈에 보이는 곳에서 성폭행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가 봤냐” “그럼 거기 가서 살아”라는 댓글이 수도 없이 이 기사에도 달리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인도 성폭행 기사를 비롯해 성폭행 관련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아마도 인도의 성폭행 사건 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공분을 사고 놀라게 했던 사건은 2012년 뉴델리에서 벌어진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일 것입니다. 남성 6명이 23세이던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쇠몽둥이로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도로 위에 버리고 도망친 사건으로 세계인의 공분을 샀던 사건입니다.

인도에서도 이 사건은 커다란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왜 일까요?

이유는 바로 달리트라는 불가촉천민, 하층계급의 여성이 아닌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입에 올리기 어렵고 까다로운 문제인데요.

인도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은 주로 이 달리트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달리트가 아닌 계급의 대학생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고, 이 사건이 전세계에 보도가 되면서 인도 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나라 이미지가 ‘성폭행 천국'으로 굳혀지는 계기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죠.

인도 자이루르 암베르 포트의 달리트 여성. 달리트 계급의 여성들은 주로 청소, 분뇨 처리 등의 일을 한다. 암베르 포트는 라자스탄주 아메르에 위치한 요새 및 궁전으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사진=연승기자


이 사건은 결국 인도 사회가 어느 정도는 변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사건은 어떻게 됐을까요? 피해자는 2주 만에 사망을 했고, 범인 4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델리 크라임’의 모티브가 됐습니다. ‘델리 크라임’을 보시면 해당 사건을 비롯해 인도에 만연한 하층민 여성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 등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 사건 외에도 세계적인 공분을 샀던 사건도 많습니다. 최근 NDTV에 따르면 14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하고 산채로 불에 태우는 사건이 벌어졌고 체포된 남성 2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400여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도 국회의원 프라즈왈 레반나(33). 사진=BBC 캡처


또 최근 총선이 끝났는데 선거 기간 중 하원의원이 여성 수백명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이를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줬습니다. 의혹을 받는 인물은 인도 국회의원 프라즈왈 레반나(33)로 현재 독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외신을 검색하면 인도의 충격적인 성폭행 사건은 수도 없이 나올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BBC 등 외신의 경우 INDIA 섹션이 따로 있는데 인도의 소식 중 성폭행 등 자극적인 뉴스를 주로 보도 한다고 합니다. 자극적인 뉴스가 조회수를 부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인도에서는 성폭행 사건이 얼마나 일어날까요?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 약 3만2000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2020년에 접수된 성폭력 범죄 관련 신고는 2만8000건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접수된 건수에 불과합니다.

조금 오래된 자료지만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NHRC)의 보고서에 의하면 18분마다 달리트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행해지고, 매일 세 명의 달리트 여성이 강간을 당한다고 합니다.

인도가 세계 GDP 5위에 올라서고 세계 투자자들이 인도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합니다. 계급 사회의 잔재, 여성에 대한 차별, 성폭행 강간 이미지 등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시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인도의 뭄바이라고 해도 믿지 않은 사람이 여전히 많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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