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변우석은 자신의 출연작 중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를 추천했다. 프로그램 갈무리
무려 8년.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tvN)로 인기가 치솟은 변우석이 배우로 성공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모델로 시작해 2016년부터 연기에 도전했지만 오랫동안 일이 풀리지 않았다. “들어오는 역할은 뭐든 하면서 버틴” 덕분에 ‘선재 업고 튀어’로 ‘입덕’한 우체통(변우석의 팬덤명)들이 복습할 콘텐츠가 쌓였다. 변우석은 출연작 중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를 다시 봐 달라”고 꼽았다. “데뷔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작품이 정말 좋아서 꼭 보셨으면 해요.”

2016년 방영한 16부작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tvN)는 연기 장인들이 대거 등장하는 명작이자, 드라마에서는 드물게 노년의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실험작이었다. 김혜자, 나문희, 윤여정, 고두심,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이 출연하고 고현정, 조인성, 이광수가 자녀 등으로 나온다.

노년의 삶을 양념처럼 활용하지 않고 그들의 인생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자가 무슨”을 입에 달고 사는 김석균(신구)과 그런 남편 옆에서 참고 살다가 결국 황혼 이혼을 선언하는 문정아(나문희), 사별하고 독립적으로 살아 보려고 노력하는 조희자(김혜자) 등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한다. 특히 젊은 친구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65살 ‘모태솔로’ 오충남(윤여정)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윤여정은 이 작품 이후 ‘멋진 언니’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실을 포장하지 않고 치매, 죽음, 병, 고독 등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겪는 문제들까지 빼곡하게 녹여냈다. 조희자와 이성재(주현)를 통해 노년의 연애도 보여주는데 너무 사실적이어서 웃음과 눈물이 함께 난다. 희자와 둘만 있게 된 성재가 “젊었으면 너를 으스러지게 안았을 텐데 지금은 졸려서 못 안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 티브이엔 제공
장난희(고두심)의 딸이자 번역작가 박완(고현정)은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 완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어른들을 ‘꼰대’라고 치부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그들의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꽉 막힌 석균이 그렇게 싫더니 그의 지난 삶을 알고 나면 마음이 아려온다. 매회 명대사가 등장하는데 멋 부리지 않고 늙음에 대한 단상을 담담하게 읊는데도 가슴을 울린다. 16회 마지막 바닷가 장면이 특히 좋다.

평균 시청률 5%대. 2049세대가 주요 대상인 젊은 채널에서 선방했다. 2017년 백상예술대상 티브이(TV) 부문 작품상 등 만듦새도 호평받았다. 1995년 데뷔해 지금껏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에 집중해온 노희경 작가가 아니었으면 상상할 수 없었을 작품이다. 노 작가는 이 작품을 집필하려고 1년 동안 노인의 삶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윤여정이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한 차례 주목받았다. 변우석이 잘되면서 또 한번 소개할 기회가 생겼다. 변우석은 충남의 조카인 손종식으로 나온다. 등장 장면은 많지 않지만 연기 장인들 사이에서도 이질감은 없다. 변우석은 “‘디어 마이 프렌즈’를 시작으로 제 출연작을 다 다시 봐 달라”며 웃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770 제주 충격의 '비계 삼겹살'…사장 "보상" 손님 "필요없어" 랭크뉴스 2024.05.01
30769 “실패는 가급적 한 번만”...지구에 없는 기술 만드는 DARPA의 성공 비결 랭크뉴스 2024.05.01
30768 시흥 고가도로 공사장 구조물 붕괴‥7명 중경상 랭크뉴스 2024.05.01
30767 보이스피싱·전세사기 양형 오른다… 동물학대 기준도 신설 랭크뉴스 2024.05.01
30766 트럼프 “부자 한국 왜 방어?”…주한미군 철수 시사하며 방위비 압박 랭크뉴스 2024.05.01
30765 [단독] "오해받을 생각 없다"…與 원내대표 선거에 거리둔 尹 랭크뉴스 2024.05.01
30764 엑스레이로 꼼꼼히…알리·테무발 위해물품 잡아내는 군산세관 랭크뉴스 2024.05.01
30763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건 검찰이다[아침햇발] 랭크뉴스 2024.05.01
30762 한국서 사그라든 코인 열풍… 거래량 급감, 김치프리미엄도 반토막 랭크뉴스 2024.05.01
30761 민주화·월드컵·세월호 추모…현대사 희로애락 함께한 ‘서울광장’ 20년 랭크뉴스 2024.05.01
30760 내수침체 구원투수 떠오른 외국인...백화점‘관광객 모시기’ 경쟁 랭크뉴스 2024.05.01
30759 전 세계서 6번째로 비싼 한국 빵값…‘빵플레이션’을 잡아라 랭크뉴스 2024.05.01
30758 ‘섬마을 구세주’ 70대 산부인과 의사, 4개월 만에 사직…“건강 문제” 랭크뉴스 2024.05.01
30757 국민의힘 이탈층은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였다 랭크뉴스 2024.05.01
30756 엄마 택배 돕다 사고로 숨진 중학생…고장 신호기 고쳤더라면 랭크뉴스 2024.05.01
30755 고용 칼바람이 가장 매서운 기업은 어디?[박상영의 기업본색] 랭크뉴스 2024.05.01
30754 산재 노동자 ‘지옥의 7년’…손가락 자르고 희귀난치병까지 [노동절기획] 랭크뉴스 2024.05.01
30753 3층서 킥보드 던진 초등생…길가다 맞은 중학생 ‘기절’ 랭크뉴스 2024.05.01
30752 경북 영천서 도로 건너던 50대 승용차에 치여 숨져 랭크뉴스 2024.05.01
30751 “이마 찢겼는데, 승합차로 병원행” K3리그 선수 아내의 분노 랭크뉴스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