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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처럼 커플게임·와인파티 진행
성남 21쌍, 대구 달서구 14쌍 ‘결혼 골인’
“저출생 근본 해법 못된다” 비판도 나와

일러스트=김영석

경북도는 오는 7월 ‘청춘시 연애읍 솔로마을’ 행사를 4박5일간 진행한다. 미혼 남녀 24명은 연애 심리, 옷 잘입는 방법 등을 배우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는다.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면 5박6일 크루즈 관광을 제공한다.

이는 혼인 감소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려는 대책의 하나다. 경북도의 혼인 건수는 2013년 1만5421건에서 지난해 8128건으로 10년 만에 47% 줄었다. 합계 출산율은 2015년 1.46명에서 지난해 0.86명으로 감소했다.

경북도는 2040년 1.5명, 2070년 2명까지 합계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만남 주선 뿐만 아니라 돌봄, 주거 등 저출생 극복에 2027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라고 취직해 가정을 이루는 정주(定住) 사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솔로몬의 선택. /성남시 제공

결혼정보회사처럼 , 커플 게임부터 와인 파티까지
다른 지자체도 미혼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처럼 다양한 이벤트를 동원하면서 결혼에 골인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솔로몬의 선택’ 행사를 6차례 개최했다. 주민등록지가 성남시이거나 지역 기업에 근무하는 20~30대 미혼 직장인이 대상이다. 참가자들은 연애 코칭, 일대일 대화, 저녁 식사, 커플 게임, 와인 파티를 한 뒤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3명까지 골라 쪽지로 제출한다. 성남시는 서로 호감을 표시한 커플을 확인하고 상대방 연락처를 알려준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달 행사에서 남녀 100명 중 21쌍의 커플(매칭률 42%)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행사에서 만난 최모(36·군무원)씨와 황모(34·의료계)씨는 오는 7월 결혼한다. 최씨는 “평생 인연을 만났다”며 “행사에 참여하길 잘했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도 지난 2016년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만든 뒤 소그룹 미팅 ‘고고 미팅’을 주선하고 있다. 미팅에서 만나 결혼하면 대구시와 연계해 예식비 100만원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14쌍의 혼인이 성사됐다.

또 경남 김해시는 ‘나는 김해 솔로’를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차례 진행했다. 남녀 총 20명이 1박2일간 행사에 참여한 뒤 서로 호감 시그널을 보내면, 사석에서 별도로 만날 수 있다.

서울의 한 예식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1

지자체 AI 중매 사이트도 등장
경남 하동군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공지능 무료 중매 사이트 ‘맞썸다(多)방’을 운영하고 있다. ‘맞썸’은 맞선과 썸(사귀기 직전 단계)의 합성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성향 검사를 진행한다. 연애·결혼에 대한 가치관, 태도, 취미, 생활 습관, 성격, 이상형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면 인공지능이 나와 맞는 이성을 추천해준다. 이성에게 일대일 대화를 신청하고 만남을 진행하며 후기도 올릴 수 있다. 심리학 전문가가 참여해 공신력 있는 성향 분석과 이성 추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하동군 설명이다.

맞썸다방 이용 대상은 경남 진주·사천·남해·하동, 전남 여수·순천·광양·보성·고흥 등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소속 시·군에 거주하는 미혼남녀다. 하동군은 지난 2022년 행정안전부의 인구 감소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행안부의 인구 감소 지역 지원 사업 공모에 당선, 10억원을 확보해 1억7000만원을 인공지능 중매 사이트 개발에 투입했다.

일본 지자체도 비슷한 행사
일본도 지자체에서 자체 중매 앱을 선보이고 있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도는 지난 5일 미혼남녀 커플 매칭 앱을 개발해 여름부터 본격 출시하기로 했다. 이용자는 성명, 생년월일, 최종 학력, 연봉, 사진이 있는 신분증, 지자체가 발행한 독신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만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서약서와 서명도 필요하다. 이후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면 인공지능은 어울리는 상대를 소개해준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3년 ‘인구 동태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국 합계 출산율은 1.2명이지만 도쿄도는 0.99명을 기록했다. 일본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도쿄도는 직접 중매 앱 개발에 나섰다. 도쿄도 관계자는 “안심하고 결혼에 한 걸음 내딛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 지자체의 만남 추진 근거는 ‘지자체는 지역 사회, 경제 실정에 부합하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있다. 다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고 예산 낭비라는 반응도 있다. 청년들이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8000만원을 들여 청년 만남(서울팅)을 주선하려다 저출생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에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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