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넷플릭스 시리즈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미국 고교에서 벌어진 엽기적 테러 사건을 다루는 가짜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제공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딜런 맥스웰은 미국 해노버 고교 최악의 꼴통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2016년 3월15일 해노버 고교 주차장에서 누군가 빨간 페인트 스프레이로 교직원 차량 27대에 남성 성기 그림을 그렸습니다. 피해액은 약 10만 달러입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사라졌지만 대부분의 교직원과 학생이 떠올린 범인의 얼굴은 딜런입니다. 이미 수많은 엽기적 기행들로 주변에 피해를 끼쳐왔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딜런을 범인으로 확신하고 퇴학을 통보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해노버 고교 방송반 학생 피터 말도날도와 샘 에클런드가 진실을 추적하는 일종의 탐사보도 드라마입니다. 내용이 워낙 사실적이라 실제 사건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연출된 상황을 실제처럼 촬영한 ‘모큐멘터리(가짜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습니다. 유튜브, 비디오, 스마트폰 영상을 이어붙인 형식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만듭니다.

해노버 고교 이사회가 아무 근거도 없이 딜런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은 아닙니다. 사건 당일 주차장에서 딜런의 범행을 봤다고 목격자가 진술했습니다. 딜런은 학교 서버에 접근해 CCTV 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9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주요 피해자 중에선 특히 딜런과 관계가 나쁜 교직원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딜런은 사건 전부터 이미 교실 칠판에 성기를 그리는 장난으로 유명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미국 고교에서 벌어진 엽기적 테러 사건을 다루는 가짜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제공


피터와 샘은 학교 측의 네 가지 주장을 하나씩 검증해갑니다. 딜런은 자신이 여론재판으로 퇴학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딜런은 사람들이 바라는 ‘순수한 피해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에 피해만 끼치며 살아온 불량배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사라진 딜런을 두고 말합니다. “어차피 졸업 생각 없었을걸.” “걔를 누가 신경 써?” “딜런이 하는 말은 절대 믿지 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가히 ‘스릴러적’입니다.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를 무대로 인간 관계, 권력 구조, 집단 소외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씁쓸한 블랙코미디 속에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저널리즘의 책임과 편견 없는 시각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시리즈였습니다.

제목이 ‘반달리즘’(공공 재산을 고의적으로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인 만큼 이 시리즈는 학교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테러 사건을 다룹니다. 시즌 1에서 해노버 고교의 ‘성기 그림’ 사건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진 피터와 샘은 시즌 2에서 워싱턴주 밸뷰의 명문 사립 고교에서 벌어진 ‘똥 테러’ 사건을 취재하러 갑니다. 시즌 1만큼 재미있습니다.

시즌 1·2 모두 8부작입니다. 한 편이 30~40분의 짧은 분량이라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시즌 3 제작이 무산돼 종영한 것이 아쉽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미국 고교에서 벌어진 엽기적 테러 사건을 다루는 가짜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미국 고교에서 벌어진 엽기적 테러 사건을 다루는 가짜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제공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809 홍콩H지수 교훈 잊었나…손실 가능성 더 큰 종목형 ELS 발행 증가 랭크뉴스 2024.04.19
33808 카카오 ‘배재현 파워’는 살아있다... 1심 판결 나오면 모빌리티·다음 매각 추진說 랭크뉴스 2024.04.19
33807 조국 택한 세종 표심부터 읽어야 [뉴스룸에서] 랭크뉴스 2024.04.19
33806 [딥테크 점프업]② AI가 공장의 건강 상태 진단해드립니다 랭크뉴스 2024.04.19
33805 ‘죽은 삼촌’ 휠체어에 태우고 은행 대출 시도…브라질 발칵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4.19
33804 2030 영끌족 돌아오나…‘생애 첫 매수’ 3년만에 최고 랭크뉴스 2024.04.19
33803 [속보] 미국, 팔레스타인 유엔 정회원국 가입안 거부권 행사 랭크뉴스 2024.04.19
33802 택배 상습 절도 40대‥경찰 출동하자 투신 소동 랭크뉴스 2024.04.19
33801 비트코인 반감기 엇갈린 전망에… 美 채굴주, 반토막 났다 랭크뉴스 2024.04.19
33800 200억 금괴 사라진 ‘캐나다 최대 도난 사건’…1년 만에 덜미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4.19
33799 [단독] ‘삼양 3세’ 전병우, 삼양애니 설립 후 줄곧 적자… 결국 대표 사임 랭크뉴스 2024.04.19
33798 "AV 배우 신변 걱정된다"…'성인 페스티벌' 결국 무산 랭크뉴스 2024.04.19
33797 "왜 갑자기 딴 분이 강의?"…금배지 단 교수들, 학생은 황당 랭크뉴스 2024.04.19
33796 잠적? 납치? 조난? ‘네티즌 수사대’ 불러낸 여대생 실종 미스터리 [세계의 콜드케이스] 랭크뉴스 2024.04.19
33795 100년 후 중국 국토 4분의 1 , 물에 잠긴다 랭크뉴스 2024.04.19
33794 정부, 의료개혁 다시 박차 가하나…열흘 만에 브리핑 재개 랭크뉴스 2024.04.19
33793 장애인에게 여전히 높은 '키오스크 장벽'…"없는 식당 찾아가요" 랭크뉴스 2024.04.19
33792 이화영 “연어에 술” 거듭 주장…검찰, 출정일지 싹 공개 랭크뉴스 2024.04.19
33791 “어, 월급 왜 줄었지”…1000만 직장인 ‘이것’ 폭탄 맞나 랭크뉴스 2024.04.19
33790 美 "라파서 하마스 격퇴 목표 이스라엘과 공유…후속협의"(종합) 랭크뉴스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