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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욱일기를 내걸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 오른쪽 사진은 해당 주민 집 현관에 그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부착된 모습. 연합뉴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어 공분을 산 주민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애꿎은 동명이인이 지목되는 ‘2차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한 피부과 A의원의 원장은 “욱일기를 건 아파트 입주민 B씨와 이름이 같아 오해받고 있다”며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7일 언론에 호소했다.

앞서 B씨의 직업이 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B씨와 동명이인인 A의원 원장이 오해를 받게 된 것이다. B씨는 부산의 다른 병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과 전문의인 A의원 원장은 B씨와 진료 과목도 다른데 이름과 직업이 같다는 이유로 전범기를 내건 장본인으로 낙인찍혔다고 토로했다.

욱일기 내건 주민과 동명이인인 의사의 병원에 걸린 안내문. SBS 보도화면 캡처

A의원 원장은 “내가 아닌데 진짜 미치겠다”면서 “(홈페이지 등에) 토착 왜구라는 글이 막 적혀 있다. 저는 이순신 장군과 같은 가문이라서 절대 친일파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SBS에 말했다.

A의원에는 전날 저녁부터 항의 전화와 함께 ‘병원을 폭발시키겠다’는 협박도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A의원 측은 현재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B씨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면서 B씨 집 앞에는 오물과 비난 글로 뒤덮였다. 온라인에서는 ‘신상 털기’가 벌어져 B씨의 이름은 물론 거주하는 아파트 이름과 호실, 의사인 직업까지 공개됐다.

현충일에 욱일기 내걸린 부산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B씨는 결국 이날 언론에 사과문을 내고 “욱일기를 게양한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특히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해 더욱 큰 충격을 받으신 보훈 가족 여러분과 아파트 입주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굳이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친일의 목적으로 욱일기를 사용할 의도가 아니었다”며 “사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한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2007년부터 이어지던 지자체와 갈등을 공론화하기 위해 욱일기를 아파트에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가 건설될 때 수영구가 공유지인 구거(하수관이 매립된 부지)를 용도폐기하고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했는데, 이해관계자인 B씨는 용도폐기한 행정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전을 벌여 왔다. 그 결과 2013년 법원이 B씨의 손을 들어줬고, 2016년에도 재차 소송전이 벌어졌지만 B씨가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씨는 행정청의 용도폐지 처분이 무효가 돼 부지가 다시 공유지로 된 만큼 수영구는 등기를 고치고 일대 주민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영구는 B씨의 의견을 다시 청취한 뒤 원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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