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인 6일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걸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주민 A씨는 지난 7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과문’에서 “욱일기를 게양한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A씨는 “특히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해 더욱 큰 충격을 받으신 보훈 가족 여러분과 아파트 입주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떠나 잘못된 행동이었다.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A씨는 “친일의 목적으로 욱일기를 사용할 의도가 아니었다”며 “욱일기를 게양하기 전 책의 서문에 ‘사기꾼과 탐관오리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사기를 치고 있으니, 욱일기를 휘둘러서라도 그들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썼다”며 “그러나 사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욱일기를 게양한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고,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부산 주민 A씨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과문. A씨 제공

그는 이어 “광복회 사무국장님께 연락을 드려 사과드렸고, 용서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가능한 많은 분을 찾아뵙고 사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현충일인 지난 6일 자신의 집 창문과 외벽에 욱일기 두 기와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당일 저녁 철거했다. 그는 부산 수영구와 2007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갈등을 공론화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를 촬영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확산하며 비난 여론이 커졌다. 결국 A씨는 직업 등 신상이 유포됐고, 집 앞에 오물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김지훈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