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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아닌 전화로 티켓 끊어야…수수료까지 부담
“예매 플랫폼, 장애인도 클릭 몇번에 끝나도록 해야”
한 티켓 예매 사이트의 전화 예매 안내 페이지. 웹 사이트 캡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A씨(29)는 얼마 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오전 9시에 맞춰 온라인쇼핑몰 ‘인터파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한 아이돌그룹의 팬 콘서트 휠체어석을 예매하려고 했다. A씨는 “전화 예매로 사람들이 몰려 40분 이상 전화를 들고 기다린 적도 있다”며 “손이 빠른 상담원과 통화를 해야 예매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운에 맡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통약자로 문화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휠체어 이용자들은 공연 티켓 예매도 어려움을 겪는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휠체어 이용자 등은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하다. 업체들은 휠체어석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은 공연 예약 단계에서부터 높은 문턱을 마주한다.

대부분 공연장의 휠체어석은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 사이트를 이용한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했다. 휠체어석 예약 오픈 시간에 맞춰 고객센터로 전화해 공연명과 날짜, 결제 수단 정보 등을 직접 상담원에게 알려줘야 한다. 전화예약은 온라인 예약보다 티켓값이 비싸기도 했다. 인터파크, 멜론티켓 등 예매 플랫폼들은 티켓 1장 당 전화 예매 수수료를 온라인보다 1000원을 더 받는다.

전화 예매로 제공되는 정보가 없다는 점도 휠체어석 이용자들이 꼽는 불편함이다. 이들은 휠체어석이 몇 석이나 남았는지, 어떤 위치의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선택권을 제한받는다고 지적한다. 한 티켓 예매 플랫폼 관계자는 “공연 주최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제공하는 식”이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 등이 따로 없으니 주최사의 결정을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티켓 예매 플랫폼 관계자는 “티켓 예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해 정부 부처와 소통을 하며 신경을 쓰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윤선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는 “비장애인들은 클릭 몇 번이면 하는 티켓 예매가 장애인에게는 시작부터 난관”이라며 “장애인들이 휠체어 유무, 중증 장애 여부, 동반인 좌석 포함 여부 등을 사이트에 직접 입력해 예매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휠체어석 어디까지 가봤니’ 계정은 공연장의 휠체어석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X(옛 트위터) 갈무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의 ‘휠체어석 어디까지 가봤니’ 계정은 서울 대학로 인근 극장들의 휠체어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운영하는 이 계정은 직접 가본 극장 휠체어석들의 위치와 착석 후 시야 등 정보를 올린다. 주최 측 정보 제공이 없어 마련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지난 2월 휠체어 사용자인 가수 강원래씨가 휠체어석이 없어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장애인 문화 공연 접근성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이 일기도 했다.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공연장 휠체어석 판매 의무화와 온라인 예매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지난달 서울시가 관리·운영하는 공연장에서 휠체어석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게 하는 조례안이 발의됐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장애인 공연 접근성을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화 공연 자체가 공공성이 있는 것인데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휠체어석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마련해 공공의 인증을 받게 하는 등 국가가 민간 공연 주관사들에게 (접근성 관련)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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