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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스틱, 1.1조 들여 티맥스소프트 되찾는 방안 지원
에이앤씨, 슈퍼앱 개발 제동 걸릴 수도

그래픽=손민균

티맥스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핵심 계열사 티맥스소프트 재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딜을 주도하고 있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외에 스틱인베스트먼트, MG새마을금고가 우군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스틱이 손을 내밀기로 함에 따라 티맥스는 600억원 규모의 고리 대출 및 콜옵션(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이자에 대한 부담을 일단 덜게 됐다.

그러나 스틱이 끝까지 티맥스그룹 사주 측의 우군으로 남을지는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틱은 참여 의향이 있는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배제하고 캑터스와 절반씩 출자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일 딜의 주도권이 스틱 쪽에 갈 경우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의 ‘슈퍼앱’ 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스틱은 과거 티맥스에 투자하고자 했을 당시에도 투자 자금이 슈퍼앱 개발의 핵심인 티맥스에이앤씨에 흘러 들어가선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건 적이 있다. 슈퍼앱 개발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절반씩 투자하자’는 스틱… 새마을금고도 참여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캑터스는 스틱과 손을 잡고 공동 투자(co-investment) 형태로 티맥스데이터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총 6500억원을 들여 지분을 인수하고 인수금융으로 4500억원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딜을 주도하고 있는 캑터스PE의 프로젝트펀드에는 새마을금고가 500억원 출자를 거의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스카이레이크가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할 때도 출자한 바 있다.

현재 티맥스그룹의 지배구조는 상당히 복잡하다. 일단 티맥스소프트는 사주가 아닌, 스카이레이크가 주인이다. 스카이레이크가 티맥스소프트 지분 60.9%를, 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데이터 지분 12.21%를 보유 중이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티베로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또 티맥스데이터의 대주주는 84.21%를 보유 중인 창업주 박 회장 일가다. 박 회장 일가는 티맥스에이앤씨 지분도 80.58% 보유 중이며, 티맥스클라우드는 티맥스에이앤씨의 100% 자회사다. 이쪽은 전부 오너일가가 갖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티맥스그룹은 티맥스소프트 지분 60.9%를 스카이레이크에 5600억원에 넘기면서 올해 3월부터 2026년 3월까지 2년간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가졌다. 반대로 스카이레이크는 티맥스가 콜옵션을 미행사하면 풋옵션(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

FI들이 1조1000억원을 티맥스데이터에 지원하면, 티맥스데이터는 그중 8000억원을 들여 티맥스소프트를 스카이레이크에서 되사올 계획이다. 딜이 성사된다면 티맥스데이터가 티맥스소프트를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이번 딜에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스틱은 블라인드펀드로 3200억~340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발렌베리가(家)의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스틱은 EQT 등 다른 FI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캑터스와 절반씩 출자하길 원하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는 아직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채진호 스틱 대표가 최근 UAE 대통령을 만나고 왔기 때문에 만약 무바달라의 참여가 성사된다면 의미 있는 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티맥스타워에서 열린 '창립 27주년 기념식'에서 새롭게 단장된 CI(기업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티맥스그룹

딜의 중심엔 ‘티맥스에이앤씨’가… 메리츠證 대출 600억도 뇌관
다만 업계에서는 스틱과 박 회장이 원만하게 ‘동거’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스틱은 과거에도 티맥스소프트 재인수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데, 투자금이 슈퍼앱 개발에 흘러 들어가선 안 된다는 자세를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슈퍼앱은 티맥스그룹의 미래 먹거리이자 박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회사가 1997년 창립된 이래 25년 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베이스(DB), 운영체제(OS),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집약해 만든 차세대 플랫폼이다. 티맥스그룹이 수천억원대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된 근본적인 원인도 바로 슈퍼앱에 있다. 슈퍼앱 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 티맥스에이앤씨는 매달 필요한 운영 자금 100억원을 티맥스데이터에서 빌리고 있다. 캑터스가 우군으로 등판해 이미 작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1000억여원을 티맥스에이앤씨에 지원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KG그룹의 돈도 들어가 있다.

스틱이 주도권을 쥘 경우 슈퍼앱 개발에 차질이 생길 리스크가 있음에도, 박 회장 입장에서는 일단 누구의 돈이라도 수혈받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앞서 스카이레이크에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하기 전 자기 명의로 메리츠증권으로부터 600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다. 600억원을 못 갚을 시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메리츠에 넘기는 조건이 걸려 있었다.

이후 스카이레이크는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하면서 ‘메리츠증권 대출 600억원에 대해 디폴트가 날 경우 티맥스티베로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계약 조항을 달았다. 티맥스데이터를 빼앗기면, 그 아래 회사라도 건지겠다는 셈이다. 박 회장은 부채 600억원을 아직 갚지 못하고 계속 만기를 연장해 왔으며, 금리가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만기(오는 21일)까지 2주가량 남은 상황이다.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상환하지 않으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 아니라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티베로가 남의 손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

티맥스는 이번에 FI들로부터 1조1000억원을 투자받아 메리츠증권에 대한 박 회장의 빚 600억원을 갚고, 콜옵션을 행사해 티맥스소프트를 되사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역시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콜옵션 행사 시 스카이레이크에 내부수익률(IRR) 16%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월할로 따지면 매달 100억원을 스카이레이크에 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올해 3월 콜옵션을 행사했다면 원금만 지급해도 됐겠지만, 이미 석 달이 경과했기 때문에 스카이레이크에 300억원을 더 얹어줘야 하는 셈이다. 만약 이마저도 지키지 못한다면, 티맥스티베로 지분 67%는 스카이레이크에 넘어갈 수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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