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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홍기 ‘화농성 한선염’ 투병 사실 고백
질환 인지도 낮은데 사회적 편견에 진단 늦어져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하면 증상 완화 가능
‘세계 화농성 한선염 주간’ 맞아 환자 워크샵 진행
가수 이홍기는 작년 말 한국노바티스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 게재된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에서 투병 경험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캡처

[서울경제]

“저와 비슷한 경험이 많아 위로가 됐어요. ” “남들에게 말도 못하고 답답했는데 유명 연예인이 용기를 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작년 말 한국노바티스가 유튜브 계정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Shine a light on H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FT아일랜드 보컬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이홍기(34)는 영상에서 중학생 때부터 엉덩이에 끊임없이 자라는 종기로 고통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씨는 방송 등에서 “(종기) 수술만 8번 했다”, “수술 후 엉덩이에 주먹 만한 구멍이 생기는데 살이 채워질 때까지 정말 많이 아프다”고 언급해 왔다. 구독자가 23만 명에 달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명도 ‘홍기종기’다. 그런 데도 이번 캠페인 영상이 새삼 화제를 모은 건 종기의 정체가 희귀질환인 ‘화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이었다는 사실이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제 종기의 이름을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문, 영문 등 총 3가지 버전으로 공개된 영상은 1개월 여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 “혹시 그 종기 정체가” 이홍기도 18년 동안 ‘정확한 병명’ 몰랐다


이름조차 생소한 화농성 한선염은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터널)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영구적인 흉터를 남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엉덩이·사타구니·겨드랑이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자주 발생한다. 화농성 한선염은 희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주로 엉덩이·사타구니·겨드랑이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등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한국은 서양에 비해 화농성 한선염 환자가 흔하지 않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화농성 한선염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2018년 7286명에서 2022년 1만222명으로 집계됐다. 4년새 40.3% 늘었지만 여전히 1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인지도가 낮다보니 제대로 된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이씨 역시 중학생 시절부터 외과 등에서 종기 제거 시술, 수술을 반복하면서도 정확한 병명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한다. 이번 캠페인은 화농성 한선염에 대한 캠페인을 준비하던 한국노바티스 관계자가 우연히 이씨가 방송에서 종기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발견한 게 발단이었다. 당시는 15살 무렵 처음 종기 증상을 경험한 이씨가 18년 여의 진단 방랑 끝에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화농성 한선염으로 진단을 받은 직후였다. 증상은 있지만 적절한 진단·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에게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고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 환자 따라 증상·중증도 제각각…심하면 수술·면역조절제 등 전신 치료 필요


화농성 한선염은 한선염이 호발하는 부위에 홍반성 구진이나 결절, 농양 등과 같은 병변이 5개 이상 있을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 발병 원인은 완벽히 밝혀지지 않았다. 호르몬 불균형,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화농성 한선염은 환자에 따라 임상 증상이 매우 다양한다. 흔히 종기의 심각도와 증상에 따라 헐리 단계(Hurley stage)를 통해 ‘경증-중등증-중증’의 3단계로 나뉜다.

경증은 농양 터널이나 흉터 없이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농양이 나타나는 데 그친다. 주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질환을 관리하며 국소치료제와 항염증제가 처방될 수 있다. 중등증이 되면 여러 개의 농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농루관 및 흉터가 나타난다. 중증은 이러한 병변들이 악화돼 광범위하게 연결돼 흉터와 궤양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 면역조절제 등 전신 치료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 치료하면 증상 호전 되는데…“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증상 드러내기도 부담”


화농성 한선염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아직 완치는 어렵지만 경험 많은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우면 충분히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중등증 이상의 화농성 한선염 환자를 대상으로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생물학적 제제가 다수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인터루킨(IL-17A) 억제제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등이 화농성 한선염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낮은 질환도 인지도 뿐 아니라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씨 역시 “(종기가) 곪아서 피, 고름이 철철 났다. 여벌 속옷을 들고 다닐 정도로 심각했다”면서도 “종기라는 단어에서 오는 거부감 때문에 주변에 쉽게 털어놓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가수 이홍기는 작년 말 한국노바티스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 게재된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에서 투병 경험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캡처


한국노바티스는 화농성 한선염 질환 인식 증진을 위해 제정된 세계 화농성 한선염 주간(6월 첫째 주)을 맞아 이달 말까지 ‘화농성 한선염 환자 스토리 워크샵’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씨가 참여한 캠페인이 기대 이상으로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김혜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과거 대비 화농성 한선염에 대한 질환 인식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질환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방치하거나 질환의 증상 및 사회적 낙인 등으로 신체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며 “보다 많은 환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고 적극적으로 질환을 치료 및 관리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바티스는 화농성 한선염 질환 인식 증진을 위해 제정된 세계 화농성 한선염 주간(6월 첫째 주)을 맞아 이달 말까지 ‘화농성 한선염 환자 스토리 워크샵’ 참여자를 모집한다. 사진 제공=한국노바티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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