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자체와 갈등 공론화 목적으로 행동…2007년부터 소송전
해당 주민은 신상 털리고, 현관 앞 오물·비난글 도배


현충일에 욱일기 내걸린 부산의 한 아파트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현충일인 6일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있다. 2024.6.6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결국 욱일기를 슬그머니 내렸다.

7일 부산 수영구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창문 밖에 내걸렸던 욱일기는 전날 밤늦게 모두 철거됐다.

전날 이 주민이 창밖으로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경찰과 지자체까지 나서 해당 집을 찾아가 욱일기를 내리라고 설득하려 했지만, 해당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종이만 붙어 있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의 행동에 신상 털기도 잇따랐다.

주민의 이름은 물론이고, 살고 있는 아파트 이름과 호실, 의사인 직업까지 공개가 됐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의사로 소문이 잘못 퍼지면서, 관련 병원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주민 집 앞은 오물과 비난 글로 뒤덮였다.

현관에는 음식물로 추정되는 오물이 묻어있고, 해당 주민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로 현관이 도배가 된 사진도 공개됐다.

'현충일 욱일기' 주민 현관 앞 비난 글 도배
(부산=연합뉴스)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욱일기를 내걸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현관에 해당 주민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부착돼 있다. 2024.6.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이 주민은 2007년부터 이어지던 지자체와 갈등을 공론화하려고 논란의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가 건설될 때 수영구가 공유지인 구거 부지를 용도폐기하고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했는데, 이해관계자인 이 주민은 용도폐기한 행정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전을 벌여왔다.

그 결과 2013년 법원이 해당 주민의 손을 들어줬고, 2016년에도 재차 소송전이 벌어졌지만 이 주민이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주민은 행정청의 용도폐지 처분이 무효가 돼 부지가 다시 공유지로 된 만큼 수영구는 등기를 고치고 일대 주민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다.

수영구는 이 주민의 의견을 다시 청취한 뒤 원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해당 주민은 "한국 법령의 효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곳은 일본 땅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걸었다"면서 "일장기 등을 건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 용의가 있으나 전 국민이 알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이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이런 행동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건설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분들이 있어 향후에 행동을 멈출지는 의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일장기를 걸기 위해 지난해 말 해당 아파트로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산 시민 김모(40)씨는 "지자체에 불만이 있더라도 이렇게 비틀린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에 전범기를 건 것은 한참 선을 넘었고, 법적으로 제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926 한강대교에서 즐기는 야경…9월까지 예약 꽉 찬 ‘이 호텔’ 랭크뉴스 2024.07.21
27925 디올백 확보는 아직‥오락가락 주장 검증 가능할까? 랭크뉴스 2024.07.21
27924 한경협 “韓 투자 외국기업 절반 이상 한국 노동시장 우려” 랭크뉴스 2024.07.21
27923 금리 올려도 주택 매수심리 못 꺾어… 주담대 이달 3.8조원↑ 랭크뉴스 2024.07.21
27922 김포 물류창고 화재…3시간여 만에 불길 잡혀 랭크뉴스 2024.07.21
27921 [단독] 김건희 여사 조사 장소도 보고 못 받은 검찰총장… '수사 패싱' 갈등 랭크뉴스 2024.07.21
27920 김포 물류창고 화재 2시간 만에 진화…“1명 연기 흡입 피해” 랭크뉴스 2024.07.21
27919 ‘그냥 노는’ 대졸자 ‘월평균 400만명’ 넘어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7.21
27918 상추값 한달만에 136% 올라…집중 호우에 채소·과일 가격 급등 랭크뉴스 2024.07.21
27917 韓 "미래로 화합"…羅 "갑툭튀 화합" 元 "동지의식 없어" 랭크뉴스 2024.07.21
27916 이재명, TK 경선도 완승… 대구 95%·경북 94% ‘독주’ 랭크뉴스 2024.07.21
27915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사임…정치적 공격에 곤혹" 랭크뉴스 2024.07.21
27914 이재명, 경선 90% 몰표 행진…최고위원은 ‘원외’ 정봉주 초반 선두 랭크뉴스 2024.07.21
27913 사막 두바이 도심에 64㎞ 트램 노선 ‘녹색 척추’ 생기나 랭크뉴스 2024.07.21
27912 대통령실, 김건희 검찰 조사에 ‘침묵’…“법률대리인에 확인해라” 랭크뉴스 2024.07.21
27911 복날 살충제 음용 할머니 5명 중 3명, 의식 되찾아 랭크뉴스 2024.07.21
27910 북한, 오물풍선 360여 개 살포…합참, 모든 전선 대북확성기 방송 확대 ‘맞대응’ 랭크뉴스 2024.07.21
27909 과잉생산·저가공세에 '제살깎기'…中기업 이익도 급감 랭크뉴스 2024.07.21
27908 머리 감을 때 몇 초 헹궈요? 탈모 부르는 사소한 습관 랭크뉴스 2024.07.21
27907 이재명, TK·강원 경선도 압승…누적 91% 득표로 초반 독주 체제(종합2보) 랭크뉴스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