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인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가 5일(현지시각) 러시아에 억류돼 있다가 자국으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에 붙잡혔다가 2년 만에 우크라이나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뼈만 남은 앙상한 포로의 모습에 “나치 강제 수용소를 연상시킨다”고 규탄했다.

5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은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인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가 이날 러시아에 억류돼 있다가 자국으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를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 포로 교환에 합의해 지난달 31일 포로 75명을 넘겨받았다. 이날 사진이 공개된 로만 고릴리크(40)씨도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송환된 전쟁 포로 가운데 한명이다.

앞서 고릴리크는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검문소 경비대원으로 일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러시아군에 끌려갔다.

러시아에서 2년여간 억류 생활을 한 고릴리크는 거의 뼈밖에 남지 않은 모습이었다. 갈비뼈와 쇄골은 툭 튀어나와 있었고 피부는 창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는 텔레그램에 고릴리크의 사진과 함께 성명을 내어 “돌아온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의 상태는 인류 역사의 가장 어두운 페이지인 나치 강제 수용소를 연상시킨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시엔엔에 석방된 포로 대부분이 체중 감소를 겪었고 몸에 상처가 있었으며 부상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포로들이 끔찍한 상태로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며 “굶주림에 의한 고문은 끔찍했고 구타와 폭력은 교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제네바 협약은 없다. 러시아는 또다시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전쟁 포로는 항상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하고, 충분한 식량과 음료수, 필요한 의복,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겨레

조윤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