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체휴진 현실화할까 우려·분통…"반걸음씩 양보를"


서울대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필수 분야를 제외한 전체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하자 환자들은 당혹해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보호자는 전체휴진 예고에 대해 묻자 "어, 그런 이야기 못 들었는데…"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어머니가 암으로 진료받고 있다는 이 보호자는 "혹시 모르니 아버지에게 다른 병원도 알아보라고 이야기해야겠다"며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이 병원에서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고효숙(53) 씨는 "안 그래도 어제 나온 기사를 본 후 오늘까지 계속 보도를 보며 걱정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내 담당 교수도 휴진에 동참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은 어느 환자들이나 다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의정 갈등이 장기전으로 이어져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미 갈등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정부가 쇠뿔도 단김에 빼는 것처럼 단기 과제로 해결하려는 것 같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반걸음씩 양보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의료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신경성 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는 이모(34) 씨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앞서 예약해둔 검사가 두 차례나 취소됐다면서 "검사를 받는 데도 몇 달이나 기다렸는데 교수들이 전체 휴진을 한다고 하면 앞으로 진료받을 수 있을 때까지 훨씬 더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다른 대학병원 진료도 예약해둔 상황인데 서울대병원이 정말로 전체 휴진에 돌입할 경우 다른 대학병원도 전체 휴진을 한다고 할까 봐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서울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김모(71) 씨도 "의료진의 거취 문제가 환자의 진료 문제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난감하다"며 "민감한 문제이니 담당 교수와 의사 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림프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신칠만(69) 씨는 "설마 진짜 휴진하겠나"라며 "만약 정말 휴진한다면 신규 환자들은 치료받기 더욱 어려워지겠다"고 걱정스러워했다.

신 씨는 "의대 증원 문제는 현장에 있는 의사들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의사들의 태도가 너무 강경한 것 같다"며 "솔직히 '밥그릇 싸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만난 교수나 전공의들은 전체 휴진에 대한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피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6일 전공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17일부터 전체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모든 전공의에 대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완전히 취소하고, 자기결정권 박탈 시도로 현 사태가 악화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전면 휴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오늘 '전체 휴진' 여부 투표 마감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6일 정오까지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한 뒤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했던 기존 휴진과 달리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 분야를 제외한 전체 교수들이 한번에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총파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대병원. 2024.6.6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447 北오물풍선→南대북 확성기→北, 또 오물풍선…갈등 확산일로(종합2보) 랭크뉴스 2024.06.10
32446 '신친명'이 둘러싼 이재명… '레드팀 구친명'도 배제시키나 랭크뉴스 2024.06.10
32445 영일만 시추 자금 '1년 예산' 다 써도 1100억 원뿐… 예상 비용 '5분의 1' 수준 랭크뉴스 2024.06.10
32444 ①확성기 조준사격 ②서해도발 ③사이버전... 北 반격은 랭크뉴스 2024.06.10
32443 "설마 우리 애가 가지는 않았겠지"…중고생 상대로 새벽까지 영업한 김포 클럽 랭크뉴스 2024.06.10
32442 마크롱, 유럽의회 선거 참패에 의회 해산…이달 30 조기총선 랭크뉴스 2024.06.10
32441 '황당 공약' 내세우던 허경영, 2034년까지 선거 못 나온다 왜 랭크뉴스 2024.06.10
32440 ‘세계 최고’라던 액트지오, 나흘 뒤 메이저급? 랭크뉴스 2024.06.10
32439 [1보] 유럽의회 선거서 중도우파 1위 유지…극우 약진 예측 랭크뉴스 2024.06.10
32438 '살 빼면 보너스, 찌면 벌금"…2억원 보상금 쏜 中기업 랭크뉴스 2024.06.10
32437 '네타냐후 정적' 간츠, 전시내각 탈퇴…"총리가 승전 걸림돌" 랭크뉴스 2024.06.10
32436 "캐리어에 리본 달지 마세요"…공항서 짐 늦게 나오는 까닭은 랭크뉴스 2024.06.10
32435 '푸대접 논란' 푸바오, 中 간지 2개월만 12일 모습 공개(종합) 랭크뉴스 2024.06.10
32434 中네티즌, 대만 진먼다오 지역에 드론으로 '삐라' 살포 랭크뉴스 2024.06.10
32433 "美 테슬라 중고차 가격 작년보다 29% 하락…2천만원대 판매" 랭크뉴스 2024.06.10
32432 모디 인도 총리 3번째 임기 개시…내각 인선은 아직 랭크뉴스 2024.06.10
32431 ‘지하철 칼부림’ 범인 제압한 20대男…“난 오타쿠, 日만화에서 용기 배웠다” 랭크뉴스 2024.06.10
32430 'MZ 핫플' 광안리 이렇게 바뀐다…'피서객 반토막' 부산의 변신 랭크뉴스 2024.06.10
32429 "독일, 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약진…숄츠 연정 참패"<출구조사> 랭크뉴스 2024.06.10
32428 베일에 감춰진 푸틴 두 딸, 이례적 공개 행보 랭크뉴스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