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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
석유공사와 공동 조사 벌이다 손 떼
석유공 “액트지오 자체 기술로 재분석”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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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깜짝 발표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정작 2007년부터 15년 동안 동해 울릉분지 근방 심해 탐사를 해왔던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는 2023년 1월 “미래가치가 없다”며 떠난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해 2월 한국석유공사가 탐사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에 자원 매장 가능성 평가를 의뢰하기 전 이미 세계적 에너지회사의 검토가 끝났다는 이야기인데 정부는 이런 해석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6일 한겨레가 우드사이드의 누리집에서 확인한 최신 연례·분기 보고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우드사이드는 2007년 2월 이후 동해 울릉분지 내 8광구와 6-1광구에서 조광권을 갖고 탐사 활동을 하던 중 2023년 1월 갑자기 퇴장했다. 2016년까지 1차 탐사를 마친 뒤 2019년 4월에 탐사를 재개한 참이었던데다 예정되었던 사업 기간인 2029년 4월보다 6년 이상 앞선 시점이었다.

2023년 우드사이드 연례보고서 갈무리. 미래가치가 없어(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 철수(exit)결정을 한 기록.

우드사이드의 2023년 연례보고서를 보면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근해, 페루, 미얀마 등에서 “더 이상 유망성이 없어”(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 철수한다고 기록돼 있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떠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2019년 우드사이드 연례보고서. 울릉분지 탐사 재개를 알렸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이런 해석에 반박한다. 6일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는 당시 취득한 물리 탐사 자료에 대해 해석은 했지만, 유망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질 구조)를 도출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며 “액트지오가 우드사이드가 탐사한 광구를 포함해 (더 넓은) 전체 지역으로 추가 자료 분석을 마쳤다”고 해명했다.


우드사이드의 이전 보고서들을 보면 당시 탐사 상황이 더 상세히 그려진다. 앞서 이 회사는 2019년 연례보고서에서 울릉분지 심해 8광구와 6-1광구에 대해 “크고 성숙한 가스 시장”, “상당한 심해 전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역시 2019년 4월9일 보도자료를 내어 “우드사이드와 함께 최대 10년 동안 3차원 인공지진파 탐사와 탐사정 시추 등 동해 북부지역 심해 탐사를 재개할 것”이라 밝혔다. 2021년 우드사이드는 해당 지역의 조광권 지분 50%를 획득했다.

이후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는 일부 지역의 탐사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공개된 2분기 보고서를 보면, 8광구와 6-1광구에서 2577㎢ 면적의 탐사 자료를 확보했다는 기록이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드사이드는 물리 탐사 면적, 시추 등 계약 조건을 채웠기 때문에 패널티를 물지 않고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동해 심해 자원 확보 가능성에 대한 의심과 논란이 계속 커지자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은 액트지오사의 자체적인 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토대로 분석해, 이번에 처음으로 ‘유망성 평가와 유망구조 도출’이 완료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면서 넘겨준 자료와 그동안 축적된 자료, 자체 추가 탐사 자료를 더해 액트지오사가 새롭게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우드사이드의 동해 탐사 활동 철수에 대해서는 “2022년 7월 철수 의향을 표시하고 2023년 1월 철수했는데, 호주 비에이치피(BHP) 기업과 합병하면서 기존 사업에 대한 전반적 재조정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바뀌면서 철수했는데 우드사이드가 내부적으로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리 탐사를 했다면 당연히 유망구조를 확인하는 단계를 거쳤을 거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7일 오전 10시 세종시 산업부 청사에서 열리는 액트지오의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와 한국 정부의 기자회견에서 우드사이드와 다른 결론이 나온 근거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자원 확보를 위한 탐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이를 알려왔다. 2014년 12월10일 석유공사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동해에서 경북지역 22년치 사용분의 가스 확보가 기대된다”며 “기존 동해 가스전의 8~9배의 시추 전 탐사자원량을 해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 발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간지 몇 곳에만 짧게 기사가 실릴 정도였다. 시추로 확인해야 할 탐사자원량 발표였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3일 최대 140억 배럴의 탐사자원량을 찾았다고 공식 발표하며, 자원 개발에 대한 기대를 크게 불러일으켰다.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 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해역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묻혀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최대 2262조 5000억원의 가치다. 공동취재사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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