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국인 3명·말레이시아인 1명 대상 범죄
2명 탈출, 나머지는 몸값 지불 후 풀려나
경찰 4명 체포…다른 용의자 10명 추적
벤허르 아발로스 필리핀 내무장관이 5일 마닐라에서 외국인 관광객 납치, 강도 행각에 연루된 경찰 4명(주황색 옷)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필리핀에서 현직 경찰이 외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몸값을 뜯어냈다가 붙잡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017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경 대응한 지 7년이 지났지만 필리핀에서 경찰이 비리나 강력 범죄에 연루된 사건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필리핀 PNA통신에 따르면 벤허르 아발로스 필리핀 내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외국인을 납치하고 강도 행각을 벌인 현직 경찰관 4명을 체포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동료를 검거한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일 새벽 필리핀 수도 마닐라 대로변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성 2명이 중국인 3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이 탄 고급 승용차를 멈춰 세웠다. 이 가운데 한 명은 경찰복 차림이었다.

이후 무장 괴한 여러 명이 나타나 관광객을 차량에서 강제로 끌어내고 수갑을 채웠다. 중국인 2명은 일당이 피해자들을 다른 승합차에 태우는 과정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다른 관광객들은 폭행당한 뒤 몸값 총 250만 필리핀 페소(약 5,840만 원)를 내고서야 이튿날 풀려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 결과 납치범 가운데 4명은 현직 경찰로 드러났다.
한 명은 간부급 경정이었고 나머지 3명도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 중
이었다. 경찰은 4일 이들을 긴급 체포하고 납치·강도·차량 탈취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용의자 10명도 추적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가운데) 전 필리핀 대통령이 2018년 8월 필리핀 대통령궁에 부패 경찰을 불러 모아 비난하고 있다. 필스타글로벌 홈페이지 캡처


필리핀 당국은 5일 용의자들을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나와 언론에 공개했다. 아발로스 장관은 “경찰이 납치에 관여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경찰에 대한 공적 신뢰를 침해하고 경찰력 핵심 가치를 위반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
했다. 롬멜 프란시스코 마르빌 필리핀 경찰청장도 “경찰 이미지를 훼손한 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며 “네 사람은 감옥에서 죽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리핀에서는 경찰이 연루된 강력 범죄가 종종 발생한다. 앞서
2016년에도 북부 루손섬 앙헬레스 지역에서 현직 경찰 등이 한인 사업가 지모(53)씨를 납치,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
했다. 이듬해에도 경찰 7명이 한국인 3명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였다가 체포됐다.

경찰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자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17년 “경찰은 뼛속까지 썩었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
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강도·부패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는 경찰 100여 명을 대통령궁에 부른 뒤 욕설과 함께 “이런 식이면 진짜로 죽여버리겠다”고 공개 망신을 주기도 했다.

당시 두테르테 정부는 경찰이 범죄조직과 결탁하거나 부패하는 배경에 낮은 임금이 있다고 보고, 봉급을 2배 인상하는 조치를 내렸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범죄 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842 폭염 위기경보 '주의→'경계'로 상향…113개 구역 폭염특보 랭크뉴스 2024.07.21
27841 북 오물풍선 또 살포…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 랭크뉴스 2024.07.21
27840 "김정은에게 양키스 야구 보자 했다"... 트럼프, '통합' 강조 이틀 만에 돌변 랭크뉴스 2024.07.21
27839 한동훈 때리기 ‘원팀’ 나선 원·나…한동훈 직접 대응 없이 "모두와 손잡겠다" 랭크뉴스 2024.07.21
27838 "개장 나흘만에 9월까지 예약 끝"…국내 최초 타이틀 단 호텔 어디? 랭크뉴스 2024.07.21
27837 헌정 사상 처음인 '충격 사건'...검찰,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랭크뉴스 2024.07.21
27836 [단독] 김건희 여사 ‘명품백 반환 지시…청탁 보고 못 받아’ 진술 랭크뉴스 2024.07.21
27835 대통령실, 호우 피해 긴급 회의…범정부 복구지원본부 가동(종합) 랭크뉴스 2024.07.21
27834 "주문한 음료 수십 잔 버려주세요"…"굿즈만 가질게요" 어디서 이런 일이? 랭크뉴스 2024.07.21
27833 ‘IT 대란’ 국내 취항 외항사 모두 복구…인천공항 “정상 운영” 랭크뉴스 2024.07.21
27832 일단지 보상, 개별 사안에 맞는 구체적인 컨설팅 필요해[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랭크뉴스 2024.07.21
27831 '제3의 장소'로 절충된 김여사 소환…수사 막바지 수순 랭크뉴스 2024.07.21
27830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도 꺼졌다…세계 강타한 MS발 ‘IT 대란’ 랭크뉴스 2024.07.21
27829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한 달 만에 143만 명 동의‥기간 종료 랭크뉴스 2024.07.21
27828 김건희 대면조사, 檢 수장에 先이행·後보고…‘총장 패싱’ 논란 재현되나 랭크뉴스 2024.07.21
27827 [단독]한전, 건설지역서 10년간 선심성 식사·여행 등에 25억 이상 썼다 랭크뉴스 2024.07.21
27826 [단독] 서울 경찰 평균 출동시간 4분42초…도봉서 가장 빨라 랭크뉴스 2024.07.21
27825 "귀신 믿지 않는다" 기독교 신자 유지태, 기이 현상 본 뒤 꺼낸 말 랭크뉴스 2024.07.21
27824 日훗카이도 앞바다서 규모 5.4 지진 발생… 쓰나미 우려 없어 랭크뉴스 2024.07.21
27823 [가족] 번식장서 턱살 분리된 채 살던 믹스견, 사랑둥이로 변신 랭크뉴스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