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이어지고 있는 3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내년이 더 문제입니다. "
" 학생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
지난 4일 의대생들의 복귀 방안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댄 대학 총장들 사이에서 오간 발언 중 일부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석 달 넘도록 수업 거부를 이어가자, 의대가 있는 33개 대학 총장들은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총장협)를 만들었다. 그동안 공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던 이들은 이날 첫 화상회의에서 현실적인 고민들을 쏟아냈다.



대학 총장들 “복귀 위한 명분 필요, 마음 풀어줘야”
정부가 이탈 3개월째가 된 전공의들에게 이날까지 복귀할 것을 촉구한 지난달 20일 오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안전원에서 화상으로 열린 의과대학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에 참석해 대학 총장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총장협 회의에선 다수 대학의 총장 및 대학 관계자들이 의대생들의 복귀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의대생들에게 복귀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는 등 유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립대 A총장은 “학생 복귀를 위한 명분이 필요하다는 걸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립대 B총장도 “학생의 마음을 풀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립대의 한 참석자는 “학생들이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며 “(학교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호소문 서한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의대생 복귀 확률 거의 없다. 차선책 준비해야” 의견도
학생들의 복귀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총장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플랜 B’(차선책)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사립대 총장은 “학생 복귀 확률은 거의 없다”며 “앞으로 의대 수업의 질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시설과 인원, 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장도 “학생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유급이나 휴학이 불가피한 만큼 내년 교육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총장들의 논의는 교육부의 방침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교육부는 내년 ‘7500명 수업’ 사태를 경고하며 의대생들의 복귀를 촉구했지만, 총장들은 사실상 ‘대비’에 더 방점을 찍은 것이다. 한 수도권 대학 총장은 “내년에 더 큰 문제가 예상된다”며 “의료교육이 당면한 문제와 환경개선에 대한 대책과 지원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송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교육부가 계속 동맹휴학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휴학을 승인받지 못해 유급이나 제적된 의대생들이 향후 학교를 상대로 유급 취소나 등록금 반환 소송 등의 법적 다툼을 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립대 C총장은 “학생과 학부모 소송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 신뢰 부족”…7일 이주호 부총리와 면담
이날 회의에선 정부를 향한 작심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 사립대 참석자는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 10조 원의 재원 출처가 불명확하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 의대생 복귀도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립대 A총장은 “의대생 복귀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장협은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한다. 회장교를 맡은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의대 교육 지원 방안과 함께 동생(의대생)이 돌아오기 위해선 형(전공의)이 돌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296 ‘동시다발’ IT 먹통 대란…왜 이런 일이? 랭크뉴스 2024.07.20
27295 ‘최악의 IT 대란’ 항공·금융·통신 순차적 복구…“시간 걸려” 랭크뉴스 2024.07.20
27294 트럼프 피습, 뉴노멀 리스크 봉착한 중국 경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랭크뉴스 2024.07.20
27293 [실손 대백과] 보험금 청구 과하다? 보험사 현장조사 나올 때 대응 전략은 랭크뉴스 2024.07.20
27292 임성근, 청문회 중 법률자문 논란에…문자 공개한 박철완 검사 랭크뉴스 2024.07.20
27291 "사전투표 없애자" 與 법안 발의…이준석 "청년은 힘들어진다" 랭크뉴스 2024.07.20
27290 '피노키홍'으로 전락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두 번째 독배를 들다 [이달의 스포츠 핫 피플] 랭크뉴스 2024.07.20
27289 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하락…다우 0.9%↓ 랭크뉴스 2024.07.20
27288 혼인신고 손익계산서… 각종 혜택 축소 등 ‘결혼 페널티’에 ‘신고’ 미루는 부부들 는다 랭크뉴스 2024.07.20
27287 미 언론들, 트럼프 연설 '팩트체크'…"거짓·과장 있어" 랭크뉴스 2024.07.20
27286 '글로벌 IT대란'에 美서도 피해 속출…항공기 수천편 결항 랭크뉴스 2024.07.20
27285 "유튜브 올리겠다"…사이버 레커 '공갈∙협박' 일반인도 손댄다 랭크뉴스 2024.07.20
27284 사직 전공의 올 하반기 놓치면 내년 9월까지 복귀 불가…의료 현장 진통 계속 랭크뉴스 2024.07.20
27283 "정신병자 될 판, 잠 좀 자자" 라이더 카페 들어선 마을의 비명 랭크뉴스 2024.07.20
27282 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낼 것" 바이든 이름 딱 한번 말했다, 왜 [대선후보 수락연설] 랭크뉴스 2024.07.20
27281 16시간 내내 ‘화장실 문’ 붙들고 선 女승무원…뉴욕행 비행기서 황당 사연 랭크뉴스 2024.07.20
27280 [배충식의 모빌토피아] 파리올림픽과 수소 랭크뉴스 2024.07.20
27279 [단독] 러, 국방대표단 방북 직전 한국 고위급과 접촉...남북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 외교? 랭크뉴스 2024.07.20
27278 또 김호중 따라하기? 전복 사고 내고 도망간 40대 "음주 아닌 졸음운전" 랭크뉴스 2024.07.20
27277 日 젠지 여성 다 모였다…큐텐재팬의 인기 비결은? 랭크뉴스 202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