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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원조 친명’이라 평가되는 김영진 의원이 6일 당대표의 ‘임기 단축’과 ‘연임 제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놨다. 민주당 지도부가 당원 민주주의 강화라는 명분으로 이 대표 연임과 당헌·당규의 당권·대권 분리 조항 완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시 1년 전 당대표 사퇴 규정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두고 “사실상 이 대표의 임기 연장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당대표 임기를 더 단축해 내년 12월 이 대표가 사퇴하고, 새 대표가 지방선거를 6개월 전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훨씬 안정적으로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를 보좌하고 있는 측근 그룹들과 당내 최대계파인 ‘더민주혁신회의’까지 “집단적으로 무언가에 중독된 느낌”이라고 현 상황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계속 ‘설탕’(감언이설)만 먹고 있다면 이빨이 다 썩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가까운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묻자 “올바른 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최근 당헌·당규 개정을 둔 논란이 크다.

“내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 또 대표 주변에서 제안하는 분들이 좀 근시안적인 판단을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의 역사와 원칙, 시스템을 유지·강화하는 방향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같이 발전해야 하는데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버리면 이 대표 이후 민주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당은 어느 한 사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전체 야당을 대표하는 오래된 정당이다. 그 역사적 책무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는 것 같다. 또 과연 그렇게 하면 우리가 2027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방식은 중도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높이고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본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 여론을 반영하자는데.

“국회의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선출하게끔 돼 있는데, 꼬리가 몸통을 흔들면 되겠나. 후보 경선에 당원이 참여하면 앞으로 국회의장은 독립적인 위치에서 여·야를 아우르는데 상당한 부자연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국회의장은 민주당에서 배출하기도 하지만 전체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자리다. 전 국민을 대표하는 역할도 있는데 그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는 정치가 개판이 되고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원내대표 선출에도 당원 의견을 반영하자고 한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선출 방식을 달리하는 이유가 있다. 당 대표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여·야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일정을 해나가도록 독립적인 역할을 주는 것이다. 만약 원내대표 선거까지도 당원들이 한다면 일종의 ‘이중 권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당 대표 임기를 둔 논란은.

“현재 민주당은 당 대표 임기도 바꾸려는데, 사실상 연장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조항은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잘 적용해왔다. 그럼 누구한테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만약 예전에 이낙연 대표가 특별한 이유를 달아 한 6개월 정도 당대표를 더한 다음 사퇴하겠다고 했다면 이재명 대표는 수용할 수 있었을까. 당대표 임기에 대한 조항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정치적 취지가 아주 강한 조항이다. 임의로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공정성과 관련된 것으로, 지방선거 공천까지 다한 이재명 후보가 바로 연이어 대선에 나가면 그 특혜를 받는 문제가 있다.”

-그럼 지방선거와 대선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내가 어제 당 연석회의에서 이야기한 것은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 3개월이 더 필요하면, 차라리 임기를 더 단축해 2025년 12월1일 당대표 사퇴를 하고 새로 선출된 대표가 지방선거를 6개월 전부터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새 당대표가 그 뒤에 이어지는 대선후보 경선부터 2027년 본선 국면까지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으로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꼼수 쓰지 말고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대표 임기 관련해 또 제안한 것이 있나.

“이번에 만약 이 대표가 당대표를 연임하면 새년천민주당 창당 이후 당대표 연임은 처음이 된다. 그래서 연임 제한 규정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당대표 재임 기간 2년은 굉장히 길다.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당 대표 역할을 맡아 당도 운영하고 국회도 운영해봐야 하는데, 특정인이 연임하면 그것을 독점하는 형태가 되지 않나. 당이 정체되는 문제도 있다. 나는 만약 누군가 굳이 연임하게 되면 1년 임기로 줄이고 ‘1년에 한해 연임한다’ 이렇게 하는 것도 현실적이라 생각한다.”

-이 대표와 매우 가까운 관계인데 이견을 내게 됐다.

“올바른 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나의 관계는 상하관계, 충성과 복종의 관계가 아니다. 나는 내 정치적인 방향과 가치가 이 대표와 같고, 그가 도움을 필요로 했기에 도와드린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방향에 동의할 생각은 없다.”

-다른 이들은 전반적으로 당원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지금 당은 그냥 ‘당원들이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우리 욕먹는 거 아니냐’라며 이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려 한다. 그렇게 가면 안 된다. ‘목소리 큰 사람들이 주장하면 금방 바뀔 수 있다’라는 잘못된 이해만 돕게 된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들 ‘대깨문’이 있었는데, 지금 이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인 ‘개딸’도 그들과 비슷하다. 대깨문이 예전에 ‘왜 우리 의견을 듣지 않느냐’며 어마어마하게 공격을 했지 않나.”

-이 대표를 개인적으로 설득해본 적은 있나.

“개인적으로 설득하기엔 그 정도가 너무 많이 나간 것 같고, 공개적으로 하지 않으면 문제 제기가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연석회의서) 얘기했다. 지금 당대표 1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대표를 보좌하고 있는 사무총장, 최고위원,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비롯한 멤버들 그리고 더민주혁신회의까지 집단적으로 무엇인가에 중독된 느낌이다. 내가 ‘반명’이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올바르지 않은 방향이다. 이 대표의 대선 승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민주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아주 나쁜 길이다. 이 대표가 계속 설탕만 먹고 있다면 이빨이 다 썩을 수 있다. 이빨이 썩으면 나중에 못 싸우게 될 것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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