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 4.50%→4.25%로 인하…2년 만에 통화정책 전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내년까지 목표 웃돌 가능성"


유럽중앙은행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인상을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의 방향 전환이다. 스위스·스웨덴·캐나다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했으나 주요 경제권인 유로존의 인하 결정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로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0%)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기준금리 5.25∼5.50%)과는 1.00∼1.25%포인트로 확대됐다.

바뀐 금리는 오는 12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CB는 그러나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해 추가 금리인하까지 예상보다 다소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3월 2.3%에서 2.5%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6%에서 2.8%로 각각 올려잡았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0%에서 2.2%로 높였다.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0.6%에서 0.9%로, 내년 전망은 1.5%에서 1.4%로 수정했다.

ECB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진전에도 임금 인상률이 높아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물가상승률이 내년까지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며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간에 정책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ECB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2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측해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속도와 시간을 데이터가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울퉁불퉁한(bumpy) 길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앞으로 몇 달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올해는 현재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하반기 목표치를 향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성장에 대한 리스크가 단기적으로는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며 "통화정책 효과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성장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CB의 기준금리 인하는 제로(0) 금리 정책을 시작한 2016년 3월 이후 8년 3개월만, 수신금리를 기준으로는 연 -0.5%까지 내린 2019년 9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ECB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6년 넘게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환경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작년 9월 이후 기준금리 4.50%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래 최고치였다.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연말 10%를 넘겼다가 지난해 10월부터 2%대에 머물면서 목표치인 2.0%에 근접했다. ECB는 여기에 각국 경기침체 우려도 가시지 않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ECB는 7월부터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만기채권 재투자를 월평균 75억유로(약 11조2천억원)씩 줄여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팬데믹 이전 양적완화 수단인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의 만기채권 재투자는 지난해 7월 중단됐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761 ‘초저가’로 이용자 늘린 中 알리·테무... 결제액은 업계 하위 랭크뉴스 2024.04.21
33760 정부, 日기시다 야스쿠니 공물 봉납에 "유감‥반성 행동 보여야" 랭크뉴스 2024.04.21
33759 한 마리도 시끄러운데 1000조 마리라니…221년 만에 '매미겟돈' 경고 랭크뉴스 2024.04.21
33758 검찰, ‘제빵사 노조파괴’ 허영인 SPC 회장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4.04.21
33757 특수학급 없는 사립학교...조희연 "필요시 설치하도록 강제화 검토" 랭크뉴스 2024.04.21
33756 ‘이슬람사원 짓게 도와달라’ 모금한 500만 유튜버 근황 랭크뉴스 2024.04.21
33755 안철수 "野 '25만원 지급' 공약 따라가는 건 여당으로서 무책임" 랭크뉴스 2024.04.21
33754 전임의 계약률 50% 넘겨…의료공백 ‘단비’ 될까 랭크뉴스 2024.04.21
33753 노조 탈퇴 '실적 경쟁' 시킨 SPC…내부서도 "그만하면 안 되나" 랭크뉴스 2024.04.21
33752 ‘국민MC’ 유재석 TV 고정출연 4편… 전현무는 21편 랭크뉴스 2024.04.21
33751 트럼프 재판장 앞에서 30대 남성 분신 사망…“음모론 믿은 듯” 랭크뉴스 2024.04.21
33750 “어쩐지 장보기가 무섭더라”...韓 먹거리 물가 상승률 ‘세계 최고’ 수준 랭크뉴스 2024.04.21
33749 미 하원, 틱톡 강제 매각 법안 통과…미·중 갈등 부추길 듯 랭크뉴스 2024.04.21
33748 홍준표 '배신자' 비난에 침묵 깬 한동훈…與 '韓 책임론' 논쟁 랭크뉴스 2024.04.21
33747 “모친상인데도 왔다”… 푸바오와 눈물겨운 ‘마지막 인사’ 랭크뉴스 2024.04.21
33746 1승까지 27년 걸린 서울대 야구부 2승까지 20년 걸렸다 랭크뉴스 2024.04.21
33745 TSMC·ASML발 ‘파운드리 충격’, K-반도체로 번질까 랭크뉴스 2024.04.21
33744 "용산과 당 낀 신세 될라"…與, 차기 지도부 나서는 사람이 없다 랭크뉴스 2024.04.21
33743 “홍세화,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려 전진한 사람” 랭크뉴스 2024.04.21
33742 尹 '절친' 정재호 주중대사는 '갑질' 논란에도 왜 당당한가[문지방] 랭크뉴스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