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통령실 "유임보다는 늦어지는 상황"... 거대 야당 설득 고민
총리 인선은 국정쇄신 상징성... 통합 의지 안 보인다는 비판론
윤석열 대통령이 4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 한덕수 총리와 참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4·10 총선 패배 직후 사의를 표명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런데도 후임 총리 인선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관가와 정치권에서 한 총리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대통령실은 "유임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복수의 후보자가 물망에 오르며 하마평이 끊이지 않았던 4월과 달리 현재 대통령실은 구체적 움직임이 없어 후보군 물색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비친다. 오히려 이달 중폭 개각이 먼저 점쳐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적 쇄신의 첫 단추인 총리 교체를 왜 머뭇거리는 것일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한 총리 유임설에 대해 "유임이라는 표현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장관들을 바꾸고 나서 총리 인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총리 인사는 조금 나중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6월 정상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1년 6개월 넘은 장관들을 위주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3기 내각을 꾸리는 셈이다. 개각은 지난해 12월 이후 반년 만이다.

총선 참패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도 이처럼 인선에 시간을 끄는 건 이례적이다. 더구나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2021년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패배하자 문 전 대통령은 일주일 만에 김부겸 총리로 교체하며 국정운영 전환을 꾀했다.

윤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늦추는 표면적 이유는 국회 상황 때문이다. 장관 인선의 경우 여야가 국회 청문회에서 이견이 크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총리는 반드시 국회 인준(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을 거쳐야 한다. 192석 거대 야권의 벽을 넘기 험난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리는 야당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여야 분위기를 고려하면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총선 직후에는 인선 움직임이 활발했다. 복수의 총리 후보군을 물색했고 다수의 인사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이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속도를 늦췄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총리 인선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갑자기 박영선 전 장관 등 민주당 인사에 대한 총리 하마평 보도가 나와 보수진영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총리 인선을 뒤로 미룬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과정에서 총리 인선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보도의 진위 여부를 떠나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게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그렇다고 마냥 총리 인선을 늦추기는 어렵다. 총리 교체는 국정쇄신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정치행위다. 특히 부처의 정책과 내각을 총지휘하는 총리 카드를 국회 상황 때문에 주저하는 건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야권에 주도권을 내주는 격이나 다름없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돼가는데도 교체를 미루는 건 통합의 의지, 쇄신 청사진이 없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과감하게 인선을 발표해 정국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945 ‘5살 아이 의식불명’ 양주 태권도 관장 송치…“예뻐하는 아이” 눈물 랭크뉴스 2024.07.19
26944 최태원 “2~3년 안에는 엔비디아 적수 없을 것… AI 골드러시 지속돼야” 랭크뉴스 2024.07.19
26943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물리적 충돌···전현희 “허리·발 통증” 송석준 “우리도 다쳤다” 랭크뉴스 2024.07.19
26942 바이든, 대선 포기 받아들이나…펠로시마저 “곧 설득될 것” 랭크뉴스 2024.07.19
26941 [속보] 트럼프 "미국 사회에서 불화와 분열 치유돼야" 랭크뉴스 2024.07.19
26940 바이든 '하차 초읽기' 들어갔나‥"이제 시간문제" 대선판 분수령 랭크뉴스 2024.07.19
26939 제주 식당 찾은 해군 장병들…3시간 뒤 벌어진 일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7.19
26938 [단독] 임기훈, 박정훈 대령 입건 이틀 뒤 국방부 최소 3차례 방문 랭크뉴스 2024.07.19
26937 트럼프 "美 분열 치유돼야"…피격 닷새만에 대선후보 수락 랭크뉴스 2024.07.19
26936 [단독] 요양병원 환자에게 마약류 건넨 중국인 간병인 체포 랭크뉴스 2024.07.19
26935 변호사가 사생활 제보…변협 “직권조사 검토” 랭크뉴스 2024.07.19
26934 미 바이든 ‘하차 초읽기’ 들어갔나…“이제 시간문제” 대선판 분수령 랭크뉴스 2024.07.19
26933 최태원 “향후 2~3년간 엔비디아 무너뜨릴 적수는 없다… AI 골드러시 지속돼야” 랭크뉴스 2024.07.19
26932 이준석 "내게 ‘왜 조민과 결혼했냐’ 따지는 어르신들 많다”며 분노…이 ‘한마디’ 했다 랭크뉴스 2024.07.19
26931 '윤석열 탄핵 VS 이재명 구속' 양극화 정치... 권력을 나눠야 끝난다 랭크뉴스 2024.07.19
26930 尹지지율, 4%p 올라 29%…체코 원전 잭팟에 석달만에 최고치 랭크뉴스 2024.07.19
26929 “투뿔도 할인”…한우 살리는 ‘소(牛)프라이즈’? [한우]④ 랭크뉴스 2024.07.19
26928 채 상병과 급류 휘말렸던 생존해병... "구조자는 처벌받는데 사단장이 무혐의?" 랭크뉴스 2024.07.19
26927 출국 직전 나타난 '김정숙 타지마할' 일정…檢, 문체부 불렀다 랭크뉴스 2024.07.19
26926 오리고기 잔치 전 함께 골프쳤다…마을 뒤집은 '농약 미스터리' 랭크뉴스 202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