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김창길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 영일만 일대에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와 한국석유공사 간에 주고받은 공문 일체를 ‘영업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업체 선정 과정과 사업성 분석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실 해명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가 이번 동해 석유·가스 탐사 시추 계획 발표와 관련한 17개 질의 중 자료 제출을 요구한 6개 항목 모두에 ‘자료 제공 불가’라고 답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항목 대부분이 액트지오와 관련한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지난 17년간 물리탐사를 통해 축적해 온 자료를 액트지오에 보내 심층 분석을 의뢰했고, 액트지오가 지난해 말 동해 유전 매장 가능성을 확인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2월 액트지오에 심해 평가를 의뢰한 경위 등을 묻자 “석유공사 ‘국제조달계약업무처리 기준’에 의거”해 진행했다고 답했다. 액트지오사 외 다른 업체에 의뢰를 검토했는가에 대해선 “석유공사는 지명 경쟁입찰 방식을 거쳐 액트지오를 선정했다”며 “복수의 해외 전문 기업들을 입찰에 참여시켰으며, 그 중 액트지오를 용업 업체로 선정하고 분석 용역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찰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산업부는 그러면서도 계약 과정 전반은 물론 액트지오가 사업성 평가 결과를 석유공사에 통보한 시점을 전후로 액트지오와 주고받은 공문에 대해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산업부는 “석유공사와 액트지오 간 주고받은 각종 자료는 양사의 영업 기밀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돼 있어 제출하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아울러 액트지오가 내놓은 사업성 평가 결과를 검토한 국내외 자문단의 회의록 및 결과보고서 등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을 거절했다. 산업부는 자문단 구성 현황을 묻자 “석유공사는 국내외 석유지질탐사 학계 전문가, 연구원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했다”면서도 “구체적 명단은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자문단 검증 최종 결과보고서 제출 요구엔 “국가 자원안보에 관한 중요 정보가 포함돼 동의 없이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해외 자문단과 국내 자문단은 각각 지난해 7월과 11월부터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산업부는 투자비용 조달 상세 계획에 관해선 “탐사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비용은 정부 재정지원, 석유공사의 해외 투자 수익금, 해외 메이저기업 투자유치 등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시추 작업 등 향후 계획으로는 1차공 시추를 올 12월 시작해 내년 3월에 마무리하고, 1차공 탐사 성공 시 2027년부터 생산 시설 설계 등 개발에 착수해 생산시설을 건설한 뒤 2035년부터 생산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인근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이후 액트지오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호주의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탐사를 중단한 사실도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액트지오의 소유주이자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가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연다.

김원이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장밋빛 발표를 해놓고서 왜 산업부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액트지오 선정 과정, 탐사 결과 등 석연치 않은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빨리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622 [다시 만난 김대중] “통합과 화해의 정치” - 임채정 전 국회의장 ① 랭크뉴스 2024.04.26
13621 [사이언스카페] 생쥐 뇌에서 자란 시궁쥐 신경, 후각 되찾았다 랭크뉴스 2024.04.26
13620 [이윤정의 판&펀] 뉴진스 사태, 팬들은 기다려줄까 랭크뉴스 2024.04.26
13619 "인니 희생양 된 한국, 경기장선 신태용 연호"…AFC도 조명 랭크뉴스 2024.04.26
13618 지하철서 캐리어 주웠다가 3000만원 횡재? 슬쩍 들고 간 50대 '철창행' 랭크뉴스 2024.04.26
13617 이화영 "김성태에 주류 제공 묵인"‥검사·쌍방울 직원 고발 랭크뉴스 2024.04.26
13616 테슬라 주가 또 5% 올라 사흘째 강세…"바닥쳤다" 평가도 랭크뉴스 2024.04.26
13615 일본인 관광객이 잃어버린 3천여만원 든 여행가방 주인 품으로 랭크뉴스 2024.04.26
13614 "흠 잡을 데 없다"더니 올림픽 탈락…'레드카드'로 끝난 황선홍호 랭크뉴스 2024.04.26
13613 [재계뒷담] 삼성 임원은 주6일 출근… 재계 번질까 전전긍긍 랭크뉴스 2024.04.26
13612 치킨 3만원 시대…'이곳'서 1만원 치킨 사 먹는 소비자 늘었다 랭크뉴스 2024.04.26
13611 주·정차 차량 5대 연달아 '쾅'…사고 운전자 '급발진' 주장 랭크뉴스 2024.04.26
13610 40년 만에 올림픽 못가다니…‘레드카드’로 마무리된 여정 랭크뉴스 2024.04.26
13609 신성한 공간에서 시민 휴식처로…선원전 터 8월까지 문 '활짝' 랭크뉴스 2024.04.26
13608 美 정부, 미국 내 中 통신사 광대역서비스도 금지 랭크뉴스 2024.04.26
13607 최태원이 젠슨 황 만나는 사이…SK하이닉스는 실적 '대박'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4.26
13606 “이란, 방공망 레이더 슬쩍 ‘교체’”…“라파 인근 탱크 집결” 랭크뉴스 2024.04.26
13605 "하이브 개저씨들이..." 욕설·눈물 범벅 민희진 회견에 여론 반전? 랭크뉴스 2024.04.26
13604 [영상] "깜깜해진 세상, 1분이 10분 같더라"… 안내견 보행체험 해보니 랭크뉴스 2024.04.26
13603 “당당하게 앞 좌석에 다리 올려”… 또 ‘영화관 민폐족’ 랭크뉴스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