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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60원까지 하락 전망도
국내 엔화예금 5개월 새 5700억원↑
전문가 “높은 변동성 주의, 장기 분산 투자”

/뉴스1

직장인 유모(31)씨는 최근 엔화예금통장을 개설했다. 올해 들어서는 환전 수수료가 무료인 외화통장도 만들었다. 그는 알림서비스를 설정해 엔화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틈틈이 매수하고 있다. 유씨의 투자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자’다. 이런 유씨에게 최근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은 투자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역대급 엔저가 이어지면서 엔테크(엔화+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이 17년간 이어온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엔화 가치를 밀어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엔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4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시점 원·엔 환율은 100엔당 881.57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록한 882.31원보다 0.74원 내렸다. 올해 들어 엔화가격은 8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한때 100엔당 864원 후반대까지 떨어지는 등 860원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투자자들은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엔테크 수단으로는 엔화예금, 엔화 상장지수펀드(ETF), 일본 주식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손민균

엔화예금은 환차익 주요 목적
엔화예금은 국내은행에 원화가 아닌 외국 화폐로 예금하는 것이다. 외화예금은 일반 정기예금과 같은 이자가 붙을 뿐만 아니라 외화 가치가 현재보다 상승했을 때 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외화예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에는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은 비과세다. 다만 외화예금에 가입할 때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엔화예금은 대부분 0%대 이자율을 제공해 이자수익이 없다. 일본 제로금리의 영향 때문이다. 또 보유한 엔화로 투자 가능한 상품 또한 선택권이 많지 않다. 따라서 엔화예금은 대부분 환차익 목적의 수요로 여겨진다. 엔화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은 환전 수수료만 유의하면 된다. 실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국내 엔화예금 잔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예금 잔액은 11조3797억원으로 4개월 새 5796억원 불어났다.

국내 정기예금과 비교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 투자자 A씨가 연이율(세전) 3.50%인 1년 만기 정기예금에 1억원을 넣는다면, 1년 후 만기 시 원리금은 1억350만원이 된다. 여기서 이자소득 350만원에 대해 15.4%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를 납부하면, 1년 수익은 약 297만원이 된다.

반면 투자자 B씨가 같은 금액을 엔화예금에 넣었는데 1년 뒤 원·엔 환율이 10% 올랐다고 가정하자. 과세가 없는 환차익 1000만원이 발생하지만 여기에 환전 수수료(0.67%)가 빠진다. 환전 수수료는 처음 원화에서 엔화로 바꿀 때와 1년 뒤 엔화를 원화로 다시 바꿀 때 총 두 번 적용된다. 현재 국내 엔화예금의 이자율은 0%다. 결과적으로 1억원 투자에 따른 수익금은 약 853만원이 된다. 원·엔 환율이 10% 오르면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3배가량의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외화 ETF
또 다른 엔화 투자 방법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화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하면서 환전 수수료 없이 외화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화에 투자하는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 선물 ETF’다. 외화 ETF는 환전 수수료가 없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환차익 비과세 효과를 볼 수 없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선물 ETF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간주돼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투자자 B씨가 엔화예금 대신 엔화 ETF에 1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원·엔 환율이 10% 오른다면 차익은 1000만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ETF 운용보수 등 25만원과 트레이딩 수수료 약 40만원을 빼면 935만원 정도가 된다. 엔선물 ETF는 배당소득이므로 15.4%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를 내야 해서 세후 수익은 대략 약 790만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일러스트=손민균

해외 주식 직접 투자로 환차익 실현
마지막으로 국내 증권사를 통해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다. 해외 주식 가격은 해당 국가 화폐로 계산되므로 주가가 지지부진해도 해당 외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때 원화를 엔화로 바꿔 일본 주식을 직접 매입해야 하며 100주 단위로만 거래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주식을 직접적으로 투자한 데 따른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1년간 양도차익을 계산하고 기본 공제 연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이 과세 대상이다. 양도소득세율은 22%(지방소득세 포함)다.

일본증시는 연초 글로벌시장에서 독보적 수익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도쿄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000조엔을 돌파했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닛케이지수가 4만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수년간의 개혁과 부활을 약속한 일본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도요타와 소니, 도쿄일렉트론 소프트뱅크 유니클로 등 주요 기업을 가진 일본은 마침내 ‘잃어버린 수십년’의 경제침체, 물가하락, 제로 임금성장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테크를 할 때 시장에 불확실한 변수들이 많아 단기 환차익을 노린 접근과 자산을 한 번에 집중투자하는 방식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환테크의 경우 긴 호흡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관점에서 분할·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 특히 현재 엔저 현상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에서 비롯된 만큼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야 엔화 가치가 반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현재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고 일본도 금리를 낮게 가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환차익을 노리기 쉽지 않은 시점인 만큼, 하반기 말에 가야 엔화가 움직인다는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또 환율은 변동성이 큰 만큼 집중보다는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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