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J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피자
매뉴얼 안 지킨 직원 실수로 이물질 혼입
고객 무시하다 뒤늦게 환불하고 사과
관할 보건소 현장 조사 후 시정명령


빕스 피자에서 나온 실리콘 페이퍼 조각
피자를 구울 때 타지 않도록 밑에 깔아두는 실리콘 페이퍼가 피자와 함께 잘려 나왔다. [제보자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피자에서 실리콘 조각이 나왔으나 매장과 본사가 고객을 무시하는 대응으로 일관해 문제로 지적됐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 4월 29일 점심시간에 빕스를 찾아 피자를 주문해 먹던 중 식감이 다른 이물질들을 발견했다. 매장 직원은 피자를 화덕에서 구울 때 타지 않도록 깔아둔 실리콘 페이퍼라고 했다. 실리콘 페이퍼를 그냥 깔아둔 채로 피자를 절단하면서 실리콘도 같이 잘려 피자에 묻었다는 황당한 설명이었다.

확인 결과 실리콘 페이퍼는 조리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먹어도 되는 물질은 아니었다. 또 피자를 다 구운 후에는 실리콘 페이퍼에서 도마로 옮겨 칼로 절단해야 했는데 문제의 매장은 이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A씨는 입맛이 달아나 자리에서 일어났고 점포에서는 이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음식값을 다 받았다. 그가 카드 결제를 하며 음식에서 먹어서는 안 되는 이물질이 나왔는데 돈을 받는 게 맞는지 문의했으나 '죄송하지만, 환불은 안 된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매장의 잘못으로 이물질을 먹었기 때문에 매장에서 먼저 환불해주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아 기분이 나빴다. 점장은 환불 대신 스크래치 복권 한 장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고객을 거지 취급하는 듯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 피자'를 먹은 후 두드러기 증세를 보여 병원 진료도 받았다. 그는 그동안 빕스에서 많은 사람이 피자를 먹으며 자기처럼 실리콘도 같이 섭취했을지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런 문제를 빕스 고객센터에 알리자 뒤늦게 카드 결제를 승인 취소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한다. 고객센터 담당자는 음식 이물질에 대해 보험으로 보상하면 5만원밖에 못 주니 3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고객센터는 그러나 피자 이물질이 보건소에 신고된 사실을 확인한 후 해당 매장이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며 A씨에게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리콘 페이퍼
조리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먹어도 되는 물질은 아니라고 한다. [인터넷 캡처]


대구시 중구청 보건소는 A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벌여 지난달 30일 문제의 매장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후 고객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했으나, 확인 결과 A씨가 고객센터에 항의했을 때 담당자가 미안하다고 말한 게 전부였으며 고객의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CJ푸드빌은 피자에서 실리콘 페이퍼 조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먼저 고객분께 불편을 야기해 진심으로 송구하며 고객 응대가 미흡했던 점 사과드린다. 매장 직원의 실수로 해당 실리콘 페이퍼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고객에게는 사과와 환불 조처를 했다. 대구 중구청의 시정 지도 이후 해당 실리콘 페이퍼는 이슈가 없는 제품이나 더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을 위해 사용을 중지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장 교육 및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기사 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289 “횡재세? 2분기 실적에 한숨 나온다” 정유업계 ‘부글’ 랭크뉴스 2024.06.13
29288 “전쟁 나 폭탄 터진 줄…” 학교 벽 금 가고 주택 담장 기울어 랭크뉴스 2024.06.13
29287 테슬라 주가 장중 5% 상승…'돈나무 언니' "5년 후 15배 간다" 랭크뉴스 2024.06.13
29286 [속보] 대통령실 "푸틴, 며칠 내 방북…비슷한 때 한·중 전략대화" 랭크뉴스 2024.06.13
29285 속눈썹 파마하러 오피스텔로 향하던데…대학가 원룸서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4.06.13
29284 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 병원 의무기록 공개…"패혈성 쇼크에 따른 다발성장기부전" 랭크뉴스 2024.06.13
29283 대통령실 "푸틴, 며칠 내 북한 방문" 랭크뉴스 2024.06.13
29282 대통령실 "푸틴, 며칠 안으로 북한 방문" 랭크뉴스 2024.06.13
29281 도시락 480개 주문하고 ‘노쇼’한 남성…군인 사기 사칭 주의 랭크뉴스 2024.06.13
29280 직원 월급 과하게 주던 수상한 협회들…나랏돈 127억 빼먹었다 랭크뉴스 2024.06.13
29279 강진 잦아지는데 단층조사 부실···기상청, 부안 지진에 “정보 부족” 랭크뉴스 2024.06.13
29278 ‘이재명, 대납 대북송금 알았나’ 쟁점…민주당 “국면전환용 기소” 랭크뉴스 2024.06.13
29277 "회사가 月68만원 내면 직원 징집 유예" 파격 법안 발의한 나라 랭크뉴스 2024.06.13
29276 [뉴테크] 스스로 걷고 뛰는 법 익힌 웨어러블 로봇 랭크뉴스 2024.06.13
29275 유엔 안보리, 10개월 만에 北 인권 문제 회의 돌입 랭크뉴스 2024.06.13
29274 금리 인하 기대감에 뛴 뉴욕 증시… 애플, MS 제치고 시총 1위 탈환 랭크뉴스 2024.06.13
29273 [알고보니] 석유·가스 개발로 지진 날 수 있다? 랭크뉴스 2024.06.13
29272 "칭챙총" 인종차별 당한 박명수…인도인 럭키 "예의 지켜라" 랭크뉴스 2024.06.13
29271 尹 대통령,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성과는? 랭크뉴스 2024.06.13
29270 반기문 "최대위기는 기후변화…세계 지도자 행동해야"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