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년 입학 이후 학교 7번이나 옮겨 다녀
학생 母 상담서 "학교 관리소홀 책임" 항의
교육청,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전주에서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교사와 교감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2021년 입학 후 7개 학교를 옮겨 다니며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등을 이유로 두 차례나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전북교사노조와 해당 학교에 따르면 이틀 전인 지난 3일 초등 3학년 A군은 1교시 수업이 끝난 뒤인 오전 9시 40분쯤 등교했다. 2교시 수업 때도 수시로 교실 밖으로 나갔고, 다른 학생 옆에 앉아 시비를 걸며 욕을 했다. 담임교사가 “그러지 마라. 사과하라”고 하자 A군은 반발하며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담임교사가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하자 그는 “불법촬영이다” “엄마에게 이르겠다”며 휴대전화를 빼앗고 교사 뺨을 때렸다. 이후 복도로 나가 우산으로 교실 창문을 세게 두드려 다른 학생들이 불안에 떨었다.

소란을 듣고 달려온 교감이 A군을 제지하자 그는 “감옥에나 가라” “개XX야”라고 욕하며 교감의 뺨을 수차례 쳤다. 또 교감 팔뚝을 물고 침을 뱉거나 가방을 휘둘렀다. 이후 학교를 무단이탈한 A군은 1시간 뒤 어머니와 다시 학교로 왔다. A군 어머니는 “왜 (아들을) 때렸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 신체 일부를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A군은 이 학교에 지난달 14일 강제전학을 왔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도 수업시간에 교실을 나가고 교사에게 손가락으로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앞서 A군은 3년간 인천과 전북 익산·전주 등에서 6번이나 학교를 옮겨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차례는 교사와 학생을 폭행해 강제전학을 간 것이었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라 퇴학이 불가능해 강제전학이 최고 징계다.

A군 담임교사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A군이 전학 온 뒤 하루가 멀다 하고 비슷한 일이 생겼다”며 “어머니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을 거부해 알릴 수 없었고 교감 선생님이 대신 면담을 했다”고 말했다. 교감은 “A군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에서 무단이탈해 집에 오면 화가 많이 난 상태로 다시 학교로 찾아오셨다”며 “6차례 면담을 했지만 매번 학교 측 관리 소홀로 책임을 물으셨다. (저를 때리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보기를 거부하셨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A군에 대해 10일 등교중지 처분을 내렸다. A군이 징계를 마치고 등교하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분리 조치할 방침이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A군의 경우 상담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어머니에게 병원형 ‘위(Wee)센터’ 입원을 권유했으나 거부당했다. 위센터는 지역교육청이 운영하는 상담관리 기관이다. 이에 교육청은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A군 어머니를 이날 고발했다. 관련 혐의로 법원 판결이 나오면 보호자 동의 없이 치료 지원이 가능해서다.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교육청과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제대로 된 치료나 심리상담 없이 또 학교만 옮기는 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도 “지자체, 아동 심리전문가, 아동보호 전문기관, 경찰, 상담전문가로 구성된 위기 학생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485 드론 막으려 철판 덧댄 '거북 전차'…조잡해도 비웃을 수 없다, 왜 랭크뉴스 2024.07.18
26484 [현장]최태원 SK회장은 왜 현대차에 "감사하다" 했을까 랭크뉴스 2024.07.18
26483 고령·심장질환·재감염… 바이든 코로나 감염 괜찮을까 랭크뉴스 2024.07.18
26482 [속보] 정부 “전공의 사직 현황 확인해 하반기 모집 진행” 랭크뉴스 2024.07.18
26481 16년 만에 잡힌 시흥 강도살인범 “금고 안에 있는 현금 보고 범행” 랭크뉴스 2024.07.18
26480 [속보] 정부 “복귀 전공의 명단 공개한 의사 의대생 18명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4.07.18
26479 양치승 눈물 "4억 대출로 차린 헬스장 내쫓길 판…살려달라" 랭크뉴스 2024.07.18
26478 ‘국정원 명품 수수’ 수미 테리 보석으로 풀려나…미 정부 “언급 않겠다” 랭크뉴스 2024.07.18
26477 역시 캡틴 손흥민…인종차별 당한 황희찬에 보인 반응 깜짝 랭크뉴스 2024.07.18
26476 [속보] 집중호우에 서해안고속도 송악IC 서울 방향 진입 통제 랭크뉴스 2024.07.18
26475 드론 막으려 철판 덧댄 '거북 전차'…조잡해도 웃을 수 없다, 왜 [Focus 인사이드] 랭크뉴스 2024.07.18
26474 김두관 “이재명, 사법 리스크 때문에 대표 연임하려는 건가” 랭크뉴스 2024.07.18
26473 변우석 '과잉 경호' 일파만파…경호원이 쏜 플래시, '특수폭행' 가능성? 랭크뉴스 2024.07.18
26472 철원 이틀간 370㎜ 폭우…춘천·의암댐 수문 열고 수위 조절 랭크뉴스 2024.07.18
26471 막판 반전 없었다…전공의 복귀율 '10% 안팎' 불과 랭크뉴스 2024.07.18
26470 '이 세상은 가짜' 망상 시달리다 아버지 살해한 딸 징역 15년 랭크뉴스 2024.07.18
26469 윤 대통령, 과기장관 유상임·민주평통 사무처장 태영호 내정 랭크뉴스 2024.07.18
26468 값싸서 혹했는데…쉬인 판매 여성용 속옷서 ‘방광암 우려’ 발암물질 랭크뉴스 2024.07.18
26467 ‘지식 그래프’가 뭐길래···삼성전자, 옥스퍼드대 교수들이 만든 스타트업 인수 랭크뉴스 2024.07.18
26466 “최저가 부동산 응징” 아파트 집주인 단톡방서 집값 담합 주도한 ‘방장’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