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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환초 학살 사건 진실규명 필요”
강제동원시민모임, 7일 일본인 연구자와 사건 고발
마셜제도 밀리 환초에서 일본에 항거한 조선 노동자들이 부쩍 수척한 모습으로 미국 당국이 마련한 고무 뗏목을 타고 전쟁 포로로 후송되고 있다. 1945년 3월18일 미 해군이 찍은 사진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태평양전쟁 시기 남태평양 마셜제도 ‘밀리 환초’에서 발생한 강제동원 조선인 집단학살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5일 “1942년부터 45년까지 극심한 기아와 강제노동, 미군 공습, 일본군의 탄압으로 밀리 환초에서 사망한 강제동원 조선인이 218명에 달한다. ‘전쟁의 광기’를 상징하는 밀리 환초 집단학살 사건의 비극을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이 밀리 환초로 이동한 것은 1942년 초였다. 일제는 부산항에서 조선인 2400명을 배에 싣고 출발했다. 배에는 해군 군속 신분으로 전남 지역에서 강제동원된 800명도 타고 있었다. 이들은 밀리 환초 비행장 활주로 공사, 방공호 구축 등에 투입됐는데, 1944년 7월부터 미군의 해상 봉쇄로 보급품 공급이 끊기면서 극단적인 기아 상태에 빠졌다.

일제가 해군 군속으로 강제동원한 전남 담양 출신 박아무개씨가 1944년 3월 일본군에 총살당한 기록.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일본군 지휘부는 환초에 고립된 일본군과 조선인들에게 자력으로 살아남으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군인들이 조선인들에게 ‘고래고기’라며 먹을 것을 건넸다. 그런데 일본 군인이 건넸던 것은 고래고기가 아니라 인육이었다. 조선인들은 동료 2명이 도륙당한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 사실을 알아챘다.

분노한 조선인들은 1945년 3월1일 밀리 환초 치루본섬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일본군 감시병 11명 가운데 7명을 살해했다. 하지만 일본인 생존자 4명이 도망치는 바람에 일본군 토벌대가 들이닥쳐 55명을 사살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사망자 55명 중 담양 출신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분들도 전남 출신 강제동원자들이었다”고 말했다. 반란 진압 과정에서 조선인 2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일본인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와 함께 7일 오전 10시30분 광주광역시의회 1층 브리핑룸에서 ‘밀리 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을 고발할 예정이다. 다케우치 야스토는 이 사건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밀리 환초로 강제동원된 피해자와 유족을 찾고 있다.

지난 2010년 정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밀리환초 사건 피해자로 접수된 건수는 315건에 달한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피해자의 성과 출신 군만 발표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사망자 218명의 이름과 사망자가 살았던 주소지 마을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피해자나 유족은 연락해달라”고 했다. (062)365-0815.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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