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컨설팅업체 고문 입국…7일 기자회견 예정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액트지오는 석유·가스 탐사 자료를 분석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가 의뢰한 동해 심해 자원 탐사 평가를 마친 미국 지질탐사 컨설팅업체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3일 윤석열 대통령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통해 ‘140억 배럴’의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탐사자원량)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탐사자원량은 시추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것인데 정부 최고 의사결정자인 대통령과 장관이 서둘러 공개해 혼란이 불거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외 컨설팅업체 인사까지 소환된 것이다. 심해 시추공을 뚫는 데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등 연말께 시작할 사업의 예산 확보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홍보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브레우 박사가 급히 한국으로 ‘소환’된 것은 여론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140억 배럴 가능성을 내건 유력한 근거는 액트지오의 물리탐사 심층분석 결과였는데, 전날까지 이 업체의 신뢰도에 대한 의심을 제기하는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4일 저녁 액트지오의 기술 역량 전문성과 아브레우 박사 이력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 했다. 5일 오전 아브레우 박사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국내 방송사들은 짧은 인터뷰 장면을 생중계까지 하는 등 관심의 초점이 됐다.

에너지 관련 학계와 업계에서는 정부의 발표가 너무 일렀다는 데 이견이 없다. 3일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안덕근 장관은 “어제(2일) 직접 대통령께 탐사 결과를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정 긍정률이 21%라는 취임 후 최저치 여론조사 성적표를 받아든 뒤 3일에 갑자기 첫 국정브리핑의 형식을 만들어 ‘140억 배럴 발견’을 발표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발표에 나선 데에는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회의 협조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에너지 공학전공의 교수는 “예산 확보나 홍보 차원에서 (서둘러) 발표한 사정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도 “시추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그러면 예산도 필요하고 관련 법령 정비도 필요하다. 개발비는 시추 비용(1공당 1천억원)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국가적 프로젝트라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필요해 대통령이 리더십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오전 11시10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입국한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 매장량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분석했느냐’는 기자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뒤 “하지만 기밀 유지 계약을 해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뒤 한인 사회와 한국인들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논의하고, 한국인들에게 더 명확한 대답을 주기 위해 (내가 직접) 왔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로부터 어떤 분석을 요청받았느냐’는 물음에는 “한국석유공사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잠재력 평가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석유 매장 가능성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대해선 “석유 매장량과 관련해 경제적 가치에 대해 분석했지만 이를 밝힐 수 없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7일 정식 기자회견에 나서 영일만 앞바다 심해에 140억 배럴 부존 가능성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분석 결과가 어느 정도 타당했는지는 앞으로 진행될 시추를 통해서나 확인될 전망이다. 또 최경식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시추를 해서 실제로 가스가 발견됐다고 해도 발견됐다 라고 해야지 경제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매장량을 확인하기 전까지 기술자나 학자가 가치를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다”고 했다. 자원 개발 과정이 그만큼 검증 또는 반박이 어렵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도 “액트지오가 수행한 작업은 자료 해석 단계에 해당하므로 향후 시추작업을 통해 유가스 부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664 [사설] 푸틴 24년 만에 방북…힘과 외교로 ‘악마의 거래’ 차단해야 랭크뉴스 2024.06.14
38663 주차빌딩서 차량 추락‥식당 천장 '와르르' 랭크뉴스 2024.06.14
38662 4개월 만에 또 저커버그 만난 이재용 “AI 분야 협력” 랭크뉴스 2024.06.14
38661 채 상병 특검법 앞 ‘8석 장벽’…‘지켜라’ ‘뚫어라’ 여야 전쟁 돌입 랭크뉴스 2024.06.14
38660 쿠팡, PB 띄우려 임직원 동원 7만개 후기…심판이 부정선수로 랭크뉴스 2024.06.14
38659 "한국에도 들어오면 어쩌나"…3억 통 넘게 팔린 '잇몸 담배' 뭐길래 랭크뉴스 2024.06.13
38658 尹 “韓-우즈베키스탄 인재 협력·교류 전폭 지원” 랭크뉴스 2024.06.13
38657 인천공항서 테니스 친 커플…경찰-공항공사 서로 ‘너희가 말려’ 랭크뉴스 2024.06.13
38656 노인이 1000원에 산 중고책 4권, 알고보니 '中 군사기밀' 발칵 랭크뉴스 2024.06.13
38655 ‘가짜 비아그라’ 판 형제 재판행···“공장까지 세워 150만정 제작” 랭크뉴스 2024.06.13
38654 [단독] 골리앗 다 제치고 '액트지오' 선정‥'동해 팀장'의 스승이 검증 랭크뉴스 2024.06.13
38653 걸그룹 '티아라' 전 멤버 아름... 빌린 돈 안 갚아 피소 랭크뉴스 2024.06.13
38652 [단독] '채 상병 기록' 회수날 국방부와 통화‥이시원 법사위에 세운다 랭크뉴스 2024.06.13
38651 "캐나다 빼고라도 한국 넣어라"…확대되는 '韓 G7 추가' 논의, 왜 랭크뉴스 2024.06.13
38650 최재영 “김건희, 디올·샤넬 줄 때 일시장소 내게 다 알려줘놓고” 랭크뉴스 2024.06.13
38649 "전남친에 4시간 폭행·강간 당한 영상 증거로 냈더니 '증거불충분'" 랭크뉴스 2024.06.13
38648 尹, 순방 동행 기자단 격려…임신한 기자 안부 묻기도 랭크뉴스 2024.06.13
38647 김관영 전북지사 "지진 당일, 피해 예측가능 상황이라 보고받아" 랭크뉴스 2024.06.13
38646 ‘윤, 디올백 신고 의무 없다’는 권익위에 “대통령 기록물인데” 비판 랭크뉴스 2024.06.13
38645 일본이 파묘한 대가야 ‘황금 용머리’ 왕릉…1500년 만에 제대로 빛 본다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