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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민당 1당 지위 유지 전망되지만
극우 정당 약진 예상...좌우 양극화 우려 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유럽의회 선거 운동 때 이 정당 프랑스 하원 원내대표인 마린 르펜(가운데)이 손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6일부터 유럽연합(EU)의 북단 핀란드부터 남단 키프로스, 동서의 양끝 불가리아와 아일랜드를 아우르는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유권자 3억7300만명이 참여하는 유럽의회 선거가 열린다. 9일까지 나흘 간 열리는 이 대형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 약진이 예상돼 유럽의회 “급격한 우향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럽연합 의회 역할

유럽의회는 예산 및 조약 그리고 법률안 심의권이 있다. 개별국가 의회처럼 법률안 발의권은 없지만,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발의한 법안을 심의하며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올해 1894억유로(약 283조) 규모에 달하는 유럽연합 예산도 심의한다. 다만, 안보 및 국방 분야는 개별 회원국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유럽의회에서 결의안을 내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유럽 의회의 또다른 주요 권한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선출권이다.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후보를 추천한 뒤 최종 선출은 유럽의회 인준 투표로 확정된다. 현재 유럽의회 1당인 유럽국민당(EPP) 소속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연임 도전을 선언해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확정됐다.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나

유럽의회 의원은 27개 회원국 유권자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데 선거 방식은 회원국마다 조금씩 다르다. 총 의석 수는 720석인데 회원국 의석 수는 각국의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다. 국가별 의석수는 독일이 96석으로 가장 많고, 프랑스(81석), 이탈리아(76석)가 그 뒤를 따른다. 키프로스와 룩셈부르크, 몰타가 각각 6석으로 배정 의석 수가 가장 적다.

선출된 의원들은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당처럼 기능하는 정치그룹을 꾸려 활동한다. 회원국의 4분의1 이상인 7개국 출신 의원 25명 이상은 되어야 정치그룹으로 인정받는다. 현재 176석으로 유럽의회 1당인 유럽국민당그룹은 중도우파 계열로 독일 기독교민주당과 프랑스 공화당 같은 전통 우파 정당 중심이다. 중도좌파 계열로는 사회민주진보동맹(S&D·139석)과 자유주의 성향 리뉴(RE·102석) 등이 있다. 극우 성향으로는 보수개혁연합(ECR·69석) 및 정체성과민주주의(ID·49석)가 꼽힌다. 유럽 의회 선거는 유럽연합의 정치적 방향을 그릴 가늠자 역할과 더불어 유권자가 회원국 정부를 평가하는 성격도 있다.

전혜원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의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의 비슷한 점은 정권 심판론적 투표를 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라며 “유럽의회 선거는 국내 정치에 대한 의견 표출의 장으로도 이용된다”고 했다.


‘우향우’ 기류 강해질 유럽의회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의 영향력 확대가 주목된다. 반이민과 그린딜(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유럽연합 정책) 반대를 내세우며 선거 운동에 한창인 유럽연합 극우 정당들은 5년 전과 비교해 그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 31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해보니, 극우 세력들이 얻게 될 의석 수를 합치면 1당인 유럽국민당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유럽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70석을 획득해 6석 정도 줄어들지만, 제1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은 지난번보다 3석 늘어난 142석 획득이 예상돼 2당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체성과민주주의의 예상 획득 의석 수는 69석으로 현 의석보다 무려 20석 늘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이탈리아 극우 정당 ‘이탈리아의 형제들’이 속한 보수개혁연합도 75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치그룹의 의석 수를 합치면 144석 가량으로 사회민주진보동맹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 의원의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정체성과민주주의 그룹에서 퇴출됐다. 다만, 무소속 그룹에 속해 16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극우 정당들의 의석수까지 합치면 극우는 180석에 이를 수 있다. 반면, 5년 전 선거에선 돌풍을 일으켜 현재 72석을 쥔 녹색당 그룹은 이번 선거에서 42석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외교협회는 지난 1월 보고서를 내어 “급격한 우향우”로 규정하며 “1979년 유럽의회가 첫 선거를 치른 이래 급진적인 우파 진영 포퓰리스트들의 목소리가 가장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의회 선거 운동에서 독일 집권 연정을 이끄는 사회민주당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손을 흔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몸값 높아지는 극우? 양극화 심해진 의회 연정 어떻게

유럽의회에서 중도우파·중도좌파 진영 중심의 기존 대연정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의회 1·2당인 유럽국민당과 사회민주진보동맹 연정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유럽외교협회는 중도우파와 극우 진영의 연정 가능성도 커졌다고 본다. 협회는 보고서에서 “이민자 문제, 법치주의 실현, 환경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포퓰리스트 우파 연정이 좌파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유럽의회가 (좌우로) 분절되면서 정책 결정 과정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특히 그린딜 정책은 농민들의 반발도 큰 상황에서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좌우 양극화 우려도 크다. 선거 뒤 좌우의 간극이 더 벌어질 유럽의회에서 1당이 될 유럽국민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어떤 방향으로 의회와 집행위를 이끌어갈지가 주목된다. 연임을 바라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손을 뻗으며 극우 세력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집행위원장 재선을 위해서는 유럽의회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안정적이기 때문에, 멜로니 총리가 속한 유럽의회 정당 보수개혁연합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의원장은 지난달 23일 “친 유럽연합, 친 우크라이나, 법에 의한 지배”라는 세 조건에 찬성하는 이들과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멜로니 총리와 손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바로 다음날인 같은달 24일 포르투갈 루이스 몬테네그로 총리와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집행위원회는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지지에 기반해 구성되어선 안 된다”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경고 목소리를 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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