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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퍼포먼스 예술가 즉각 연행
기독 주간지 ‘백지 1면’으로 항의
中, SNS 프로필 사진 교체 막아
EU “행사 축소·토론 검열 우려”
홍콩의 행위 예술가 산무 첸씨가 3일 밤 빅토리아파크 거리에서 손가락으로 ‘8964’를 그리고 있다. 이 퍼포먼스 직후 첸씨는 경찰에 연행됐다. AP연합뉴스

천안문 민주화 시위 35주년인 4일 중국과 홍콩에서 경계가 삼엄한 가운데 일부 산발적인 저항이 일어났다. 홍콩 번화가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파크에서 한 예술가가 천안문 시위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고, 영국 런던에서는 6월 4일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연극 ‘5월 35일’이 상연됐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천안문 희생자를 추모했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의 행위 예술가 산무 첸씨가 3일 밤 빅토리아파크 거리에서 허공에 대고 손가락으로 ‘8964’를 그리자마자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8964는 중국 당국이 천안문 시위를 유혈 진압한 1989년 6월 4일을 뜻한다. 홍콩 경찰 대변인은 “한 남성이 소란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았다. 남성을 경찰로 옮겨 조사했고, 조건 없이 석방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파크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마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듬해인 2021년부터는 빅토리아파크에서 천안문 사건 관련 대규모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AP통신은 “4일 홍콩 곳곳에 경찰력이 대거 배치돼 경계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 행정회의 레지나 입 의장은 “불만을 조장하고 선동 의도를 가진 행동은 체제에 대한 증오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천안문 사건 관련 행사를 불법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하지만 민간의 저항을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 홍콩 기독교 주간지 ‘크리스천타임스’는 지난 1일자에 기사·광고를 싣지 않은 ‘백지 1면’을 발행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최근 수년간 홍콩은 극적으로 변했고 더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역사적 기억(천안문 사건)에 대한 기도조차 우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희생자 유족 모임인 ‘천안문 어머니회’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35년 전 잔인한 총탄에 목숨을 잃고 전차에 짓밟힌 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경계가 삼엄했다. 천안문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성루 입장권 예약 사이트에는 이날 하루 성루를 폐쇄한다는 공지가 떴다. 로이터는 “붉은 완장을 두른 ‘안정 유지 자원봉사자’들이 지난주부터 베이징에서 시민들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이날 위챗과 더우인 등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프로필 사진을 교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촛불 등 6·4 관련 이미지를 프로필에 올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중국의 통제권 밖인 해외에선 천안문 희생자 추모 행사가 공개적으로 열렸다. 영국으로 망명한 홍콩인이 천안문 시위를 극화한 ‘5월 35일’은 지난주 런던의 한 극장에서 공연됐다. 5월 35일은 6·4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우회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라이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6·4의 기억은 역사의 격류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은 “홍콩 및 다른 지역에서 기념 행사를 축소하거나 천안문광장에 관한 토론을 검열하려는 (중국의) 최근 조처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내에서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사건을 인정하고 책임 규명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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