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문·지인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 벌인 피의자 박모(40)씨가 검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 주범이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며 딥페이크(허위 합성물) 제작물 유포 등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는 4일 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40)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박씨는 카키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 내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답변 과정에서 덜덜 떨기도 했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말할 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거나 고개를 푹 숙였다.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울먹이며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불법 합성물 유포 관련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혐의와 관련해 제작물 유포만으로 ‘소지’ 혐의까지 적용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별건으로 수사받는 사건이 있는데 (검사에게) 이번 주 기소할 거란 얘기를 들었다”며 재판 병합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박씨에게 피해자와의 관계를 묻자 변호인은 “직접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이후 박씨 귓속말을 들은 뒤 “일부는 알고 있다”고 번복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피해자 다수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별로 박씨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졸업생인 박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딥페이크로 만든 불법영상을 공유받아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대학 동문 등 여성의 졸업사진 또는 SNS 사진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포된 음란물은 1700여건이다. 확인된 피해자는 서울대 동문 12명 등 61명에 달하며 미성년자도 있다.

국민일보

양한주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