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채상병 사건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임성근 혐의 사실 4쪽에 걸쳐 상세 기재
사단장 등 6명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판단
일주일 뒤 대대장 2명만 이첩…외압 의심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13일 오전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14일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재검토한 첫 보고서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사실을 4쪽에 걸쳐 빼곡하게 기재하며 범죄 정황이 있다고 명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이 “가슴 장화를 신어라” 등 구체적 수색 방법을 지시해 채 상병을 위험하게 했다고 판단했지만, 일주일 뒤 임 전 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고 대대장 2명만 혐의를 적시해 경찰에 이첩해 이사이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한겨레는 4일 국방부 조사본부의 ‘고 채○○ 상병 사망사고 관계자별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의 단서가 되는 정황판단’ 보고서를 입수했다. 13쪽짜리 문서엔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작성한 첫 재검토 결과가 담겼다.

조사본부는 보고서 4개 쪽에 걸쳐 임 전 사단장이 “안전대책 수립 및 안전장비 준비 등을 할 수 없게 했”으며 “수색 현장의 안전업무를 훼방했다”고 적었다. 특히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이 7월15일 경상북도 재난상황실로부터 실종자 수색작업 지원 요청을 받고도 이를 부하 직원들에게 전하지 않고 있다가 17일 갑자기 수색 출동을 지시해 안전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임 전 사단장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움직인 7월17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폭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 현장을 찾은 날이었다.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하면, 채 상병의 순직은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아야 한다. (물가에 들어가는) 그런 방법으로.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임성근 당시 사단장의 지시가 여단장과 대대장을 거쳐 “허리까지 들어가라”는 지시로 확대된 탓으로 보인다.

조사본부는 첫 보고서에서 임 전 사단장 등 6명에게 범죄정황이 있다고 명시했고, 하급 간부 2명에 대해서는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일주일 뒤인 8월21일 임 전 사단장과 7여단장 등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의 혐의만 적시해 경찰에 이첩했다. 혐의가 적시된 2명은 포11대대장과 7대대장으로, 조사본부 보고서는 이들이 “현장에서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안전장구 마련 조치를 상급 부대에 건의하지 않았다”고 봤다. 최초 지휘자의 혐의는 빠지고 현장 책임자들의 혐의만 적시돼 넘겨진 셈이다.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최근 당시 조사본부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8553 한자와 중국 음악[서우석의 문화 프리즘] 랭크뉴스 2024.06.22
28552 채상병특검법, 재발의 22일만에 법사위 초고속 통과…野단독의결(종합) 랭크뉴스 2024.06.22
28551 바이든 '남부 국경 빗장'에 불법 입국 시도 25% 감소 랭크뉴스 2024.06.22
28550 [정여울의 언어정담]‘수퍼카’라는 슬픈 대체물 랭크뉴스 2024.06.22
28549 말레이·태국도 브릭스 가입 추진…中·러 영향력 넓히나 랭크뉴스 2024.06.22
28548 고속도로서 SUV 도로시설물 들이받고 넘어져…1명 사망 랭크뉴스 2024.06.22
28547 깜짝 공개된 북러 조약에 무기 지원 신경전…살얼음판 걷는 한국과 러시아 랭크뉴스 2024.06.22
28546 채 상병 수사기록 이첩날…유재은 “임기훈이 경북청에서 전화 올 거라 했다” 랭크뉴스 2024.06.22
28545 책임 회피 급급한 증인들, 채 상병 특검 명분만 키워 랭크뉴스 2024.06.22
28544 엔비디아 주가 이틀 연속 3%대 하락…차익실현·경계감 커져 랭크뉴스 2024.06.22
28543 美전문가 "韓日 핵보유가 美가 북핵의 인질되는 것보다 덜 나빠" 랭크뉴스 2024.06.22
28542 버스 몰던 기사 갑자기 고개 '툭'…힘 모아 생명 구한 시민 영웅들 '훈훈' 랭크뉴스 2024.06.22
28541 '이것' 든 밀주 마시고 사망한 사람들 50명 육박 '충격' 랭크뉴스 2024.06.22
28540 佛극우 르펜 "마크롱, 정치적 위기 벗어날 길은 사임뿐" 랭크뉴스 2024.06.22
28539 김정은, 푸틴에게도 풍산개 선물했다…이름은 언제 짓나? 랭크뉴스 2024.06.22
28538 걸그룹에 "AV 데뷔해라"...'노빠꾸'측, 탁재훈에게 사과했다 왜 랭크뉴스 2024.06.22
28537 英최고 부호, 가사도우미 착취 혐의 1심서 징역 4년 랭크뉴스 2024.06.22
28536 돈쭐로 대박 난 치킨집 비밀…매일 SNS에 올린 사진 뭐길래 랭크뉴스 2024.06.22
28535 하와이, 기후 소송 제기한 어린이들과 합의…“2045년까지 탄소 배출 0” 랭크뉴스 2024.06.22
28534 뉴욕증시, 하락세 출발… 엔비디아 2% 이상 급락 랭크뉴스 202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