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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진료공백 최소화 위한 정책 변경 불가피” 설명
교수협 “너무 늦었다”…전공의들은 ‘단일대오’ 호소
정부가 4일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을 철회한 것은 3개월 넘게 의료현장을 이탈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고심해 내놓은 ‘유화책’이다. 정부는 ‘사직서 수리’와 ‘이탈 기간으로 인한 불이익 없는 복귀’라는 선택지를 제시하며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반응이 여전히 냉랭하고, 복귀하더라도 필수의료 영역을 기피하는 추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날 전공의와 소속 수련병원에 내린 진료유지 명령, 업무개시 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명령을 철회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행정명령 철회는 정부가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을 허용하는 안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직서 수리에 대한) 정책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현장에 있는 교수님, 전공의, 전문의, 간호사 등 의료진이 계속 당직을 서 가면서 공백을 메꾸고 있어서 힘들어져 가고 있다”며 “중증 질환자, 암 환자들이 제때 수술이나 치료를 못 받는 고통이 있어 전공의 복귀를 위한 정책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사직이 아닌 복귀를 선택하면 이탈 기간으로 인한 피해 없이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걸 돕겠다고 했다. 내년 1월 실시될 전문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 레지던트 3·4년차들은 이탈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며 내년도 전문의 취득을 위한 수련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전 실장은 “1월에 시험을 치르고 추가 수련 기간을 다 채우면 그때 전문의 면허를 발급하거나, 아니면 (수련을 마치고) 추가로 전문의 시험을 한 번 더 칠 수 있도록 해서 제때에 전공의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전문의 시험을 앞두지 않아 복귀 유인이 약한 인턴의 경우에는 “규정을 바꿔서라도 기간 내에 복귀하면 (내년에) 레지던트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3일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집단행동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라는 구상권 청구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향후에도 미복귀를 선택하는 전공의들만을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 등 행정처분을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출구 없다’ 냉랭한 의료계 정부가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과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내렸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을 모두 철회한 4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는 정부와 달리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증원안 철회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공의 복귀만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범석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공보담당은 “정부의 가장 큰 목적은 전공의 사이에 내분이 생기게 하고 그걸 이용해 전공의들의 단일대오를 무너뜨리려는 ‘갈라치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부회장(한림의대 교수)은 사직서 수리에 대해 “너무 늦었다”며 “이미 사태가 정상화되긴 틀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들이 많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과·외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일수록 더 안 돌아올 것 같다”며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이 (의·정 갈등) 사태를 겪으면서 어려운 일, 중요한 일들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발표 이후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단일대오 유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복귀하더라도 빨리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개원을 노리는 피부과, 안과 등 인기과 전공의들 일부에게만 정부의 발표가 복귀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전공의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에서 사직을 독려했다. 그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라진 건 없다. 응급실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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